인도, 코로나 하루 확진자 35만…터키, 대규모 체포영장 발부 

인도에서 연일 30만 명 넘는 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수도 뉴델리에 있는 화장장에서 대규모 화장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하루 30만 명씩 쏟아지며 갈수록 상황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일부 국가는 긴급 지원에 나서기로 했는데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터키가 5년 전 있었던 쿠데타 시도와 관련해 500명 넘는 인사들에 대한 체포 명령을 내렸습니다. 러시아가 독자적으로 우주정거장 건설을 추진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인도의 상황이 심상치 않군요?

기자) 네. 인도에서 연일 하루 30만 명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며 5일째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인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26일 신규 확진자 수가 약 35만3천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사망자도 폭증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4시간 사이 목숨을 잃은 사람만도 2천800명이 넘습니다. 인도의 인구는 약 13억 명인데요. 인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1천730만 명이 감염됐고, 19만5천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감염자나 확진자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높을 거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하루에 30만 명 넘는 환자가 나오고 사망자가 3천 명에 달한다고 했는데, 병원이나 의료 장비 사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인도 주요 도시의 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입니다. 환자들이 밀려들면서 병상은 물론 인공호흡기 같은 필수 의료 장비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요. 일부 병원에서는 산소 공급이 끊어지면서 한꺼번에 수십 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전국의 화장터가 과부하가 걸리자 대규모 임시 시설을 만들어 화장을 진행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인도가 왜 이렇게까지 상황이 심각해진 걸까요?

기자) 인도는 일단 전 세계에서 중국에 이은 인구 대국이기 때문에 늘 위태로운 상황이긴 했는데요. 중국이나 미국과 달리 인도 정부는 적극적인 방역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이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힌두교 축제 ‘쿰브멜라’와 지방선거 등 대규모 인원이 운집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일부 국가가 인도 긴급 지원에 나섰다고요?

기자) 네. 미국은 인도에 백신 원료와 개인보호장비(PPE), 인공호흡기 등을 즉각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 사태 초기 미국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인도가 도와줬던 것처럼 미국도 인도가 도움이 필요한 때 도와주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관련 성명을 통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날 통화하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들도 도움을 주겠다고 나섰죠?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도 26일, 앞으로 며칠 안에 인도에 산소발전기와 의료장비 등을 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전날(25일) 인도가 겪고 있는 참담한 현실에 위로를 표하며, 코로나 사태는 함께 싸워나가야 할 모두의 싸움이라면서 인도에 대한 연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연합(EU)도 EU 차원의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고요. EU에서 탈퇴한 영국도 긴급 의료장비를 1차로 보냈으며, 이번 주 후반 추가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인도와 국경 갈등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역시 지원 행렬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인도에 대한 지원과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인도 당국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중국 관영 언론은 국경 분쟁으로 인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인도에 보내는 선의의 제안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도 산소발전기 등 의료 장비를 인도에 지원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조만간 미국인들의 역내 여행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소식도 있네요?

기자) 네. 이르면 이번 여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맞은 미국인들은 유럽 여행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5일,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현재 EU가 승인한 백신을 맞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이 맞고 있는 백신이 어떤 종류죠?

기자) 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이 개발한 3종인데요. 이 가운데 얀센 백신은 혈전 문제로 접종이 중단됐다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에 따라 이번 주부터 다시 풀립니다. 현재 EU 내 의약품과 백신의 승인을 관장하고 있는 유럽의약품청(EMA)은 이 3종의 긴급 사용을 모두 승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EU는 그동안 역내 여행을 규제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EU는 그동안 대부분의 나라에 대해 필수적이지 않은 여행자의 입국을 금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관광산업의 비중이 큰 나라들의 문호 개방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고요. 특히 일부 국가는 자체적으로 완화 조처에 나서면서, 가장 큰 시장의 하나인 미국인들에 대한 입국 허용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터키 앙카라 법원에서 2016년 쿠데타 시도와 관련된 군 관계자들의 재판이 열렸다. 폭동 진압 경찰들이 법원 입구를 지키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터키 정부가 대규모 체포 명령을 내렸다고요?

기자) 네. 터키 정부가 26일, 지난 2016년 쿠데타 시도에 연루된 혐의로 약 530명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들 중 460명 정도가 현역 군인들입니다.

진행자) 2016년 쿠데타 시도라는 게 어떤 사건인지 잠깐 짚어주시죠?

기자) 네. 터키에서는 지난 2016년 7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 반대하는 쿠데타가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쿠데타 시도는 불발로 돌아갔고요. 당시 250명 넘게 목숨을 잃었는데요. 터키 정부는 이 쿠데타 시도의 배후에 미국에 있는 성직자 펫훌라흐 귈렌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터키 정부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관련 인사들을 검거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터키 검찰 당국은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쿠데타와 관련됐다며 체포 영장을 발부해왔고요. 현재도 8만 명 넘는 사람들이 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시 사건과 관련해 약 15만 명의 공무원과 군인 등이 해고되거나 정직됐습니다.

진행자) 터키 정부는 이번에 또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터키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이스탄불과 이즈미르 검찰의 지휘 아래 62개 주에서 수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이 귈렌이 이끄는 네트워크와 연계돼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는데요. 체포 영장이 발부된 인물 가운데는 대령 4명, 중령 1명, 소령 9명 등 장성급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과 터키 관계도 좀 껄끄럽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4일,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1차 세계대전 당시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튀르크 제국이 자행한 아르메니아인 학살 사건을 ‘집단학살(Genocide)’이라고 공식 인정했는데요. 이에 터키 정부가 역사 왜곡이자 정치적 의도라며 즉각 반발하면서 불편한 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한 배경이 있나요?

기자) 네. 지난 24일은 106회 아르메니아 학살 추모의 날이었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처음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아르메니아인들은 지난 1차 세계대전 당시, 이슬람교를 믿는 오스만튀르크족에 의해 약 100만 명에서 150만 명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전임 미국 대통령들도 이날 대개 추모 성명을 내긴 했지만, 터키와의 관계 때문에 집단학살이라는 표현은 꺼려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터키는 나토 동맹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터키는 러시아와 밀착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우려와 반발을 사고 있는데요. 특히 미국은 터키가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시스템을 도입하자 최첨단 전투기 F-35 판매 중단을 선언하며 터키를 압박해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통화도 했다고요?

기자) 네. ‘집단학살’ 성명 발표 하루 전인 23일 바이든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 간에 통화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통화는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었는데요. 백악관은 두 정상이 양국 관계의 건설적 방향을 논의했으며, 오는 6월 나토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로이터 등 주요 매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 통화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아르메니아 사건을 ‘집단학살’로 규정할 것이라고 사전 통지했다고 전했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ISS).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러시아가 독자적으로 ‘우주정거장’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요?

기자) 네, 오는 2030년까지 독자적인 우주 정거장을 건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러시아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밝혔습니다. 드미트리 로고진 로스코스모스 사장은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재가만 떨어지면 곧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이 사업에 6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러시아는 미국 등 여러 나라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운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2025년부터는 ISS 프로젝트에서 탈퇴한다는 방침입니다. 유리 보리소프 부총리는 최근 러시아 TV 방송에 출연해 협력국들에 탈퇴 통지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ISS 프로젝트에서 빠지겠다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ISS의 노후화를 들고 있습니다. ISS의 첫 모듈은 1998년에 설치됐는데요. 그런데 최근 정거장 본체에서 공기가 새는 등 여러 기술적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ISS의 운용 시한이 언제까지죠?

기자) 2024년으로 운용 시한은 종료되는데요. 하지만 이를 더 연장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탈퇴를 선언하고 독자적으로 우주정거장을 건설할 계획이 있다고 천명한 건데요.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한 것도 요인의 하나로 꼽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우주정거장은 그간 우주 협력의 상징처럼 여겨졌죠?

기자) 맞습니다. 1990년대 탈 냉전 시대가 시작되면서 미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캐나다와 일본 등 16개국이 ISS 건설에 함께 참여한 국제적인 우주 협력 사업입니다. 특히 러시아는 지난 2011년 미국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하면서 보급선 발사 등 ISS 운용에 주요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도 우주정거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내년에 지구 상공에 우주정거장을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요. 이달 안에 첫 번째 모듈을 발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일 중국이 건설에 성공하고, ISS가 2024년으로 운용을 중단하면, 중국은 한동안 세계에서 유일한 우주정거장 보유국이 됩니다.

진행자) 우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이룩한 성과를 중국이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여기에 최근 중국과 러시아는 달에 우주정거장을 함께 건설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미국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우주개발 계획은 현재 어느 단계에 있습니까?

기자) 미국도 ‘아르테미스프로그램’을 통해 2024년까지는 달에 우주인을 보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고요. 영국, 캐나다 등 7개국과 함께 달 우주정거장 건설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 화성에도 탐사선을 잇따라 쏘아 올리며 화성 탐사 경쟁에 돌입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 민간 우주개발회사 스페이스 X가 사상처음 재활용으로 개발한 우주선이 24일, ISS와의 도킹에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