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적기,  UAE 첫 직항 비행…중국, 첨단기술 수출 규제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 고위 대표를 태은 이스라엘 국적 항공기가 31일 오전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출발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공항에 도착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이스라엘 고위 대표단을 태운 이스라엘 국적기가 아랍에미리트(UAE)까지 사상 첫 직항 비행을 했습니다. 중국이 첨단기술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틱톡 매각 협상이 차질을 빚을 전망입니다. 세계 아동의 3분의 1이 원격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유엔아동기금(UNICEF)’ 발표 내용 이어서 살펴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이 중재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관계 정상화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고위 정부 대표단이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를 잇달아 방문하고 최근 나온 양국 관계 정상화 후속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13일, 이스라엘과 UAE 관계 정상화 소식을 전격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국적기도 사상 처음으로 UAE로 직항 노선을 운항했군요?

기자) 네.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 고위 대표를 실은 이스라엘 국적 항공기가 31일 오전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출발해 UAE에 도착했습니다. 앞서 양국 정상화 발표 이후, 이스라엘 민간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약품 등을 싣고 양국을 오간 적은 있는데요. 하지만 이스라엘 국적기가 UAE로 직항 비행한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진행자) 아랍에미리트는 걸프만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거라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은 현재 이집트, 요르단과만 수교를 맺고 있는데요. 걸프만 7개 국가 가운데서는 최초로 아랍에미리트가 이번 달,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는 요르단, 이집트와는 달리 이스라엘과 전쟁한 전력이 없기 때문에 이 두 나라보다 훨씬 더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될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랍에미리트가 이스라엘과의 경제 교류 금지법도 폐지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셰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나흐한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이 지난 29일,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과의 경제 교류를 금지했던 법을 폐지하는 칙령을 내렸습니다. 일부 이스라엘 기업은 이미 아랍에미리트 기업과 사업 체결에 들어갔는데요. 이들은 31일 회담 이후 항공·금융 등의 분야로 사업 문호가 더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 대표단의 이스라엘 방문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좀 짚어볼까요?

기자) 네. 쿠슈너 고문과 오브라이언 보좌관, 브라이언 훅 국무부 이란 특사 등 미국 대표단은 30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이스라엘 정부 지도자들과 비공개 회담을 했고요. 이어 쿠슈너 고문과 네타냐후 총리가 공동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두 사람은 이스라엘과 UAE의 관계 정상화 합의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습니다.

진행자) 쿠슈너 고문,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양국의 관계 정상화 합의는 많은 불가능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이 기회를 반드시 잡아 역내 평화와 발전을 달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쿠슈너 고문은 또 이제 중동 평화를 위한 무대는 만들어졌다며, 다른 중동 국가들과 이스라엘 간의 평화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나라 이름은 거명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도 들어볼까요?

기자) 네타냐후 총리도 이스라엘과 UAE의 관계 정상화가 다른 아랍 국가들과 관계를 확대하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또 UAE와의 합의로 인한 경제적 이익도 강조했는데요. “얼마나 높게 날지 보게 될 것”이라며, 엄청난 무역과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이 관계를 정상화하면서 앞으로 중동의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다른 중동권 국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걸프 7개국의 중심축이자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대부분의 아랍 국가들은 비교적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 엘알 항공기가 자국 영공을 통과하도록 묵인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스라엘 비행기가 사우디 영공을 통과하는 것 역시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앞으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맺는 나라들이 더 나올 거라는 관측도 있다고요?

기자) 네. 바레인, 수단, 오만이 현재 집중적으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주 이들 나라를 방문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은 중동 국가들의 이런 움직임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팔레스타인은 UAE가 배신했다며 반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을 기다리는 건 끝없는 일이 될 것이라며, 더 많은 아랍 국가가 중동 평화 과정의 중심에 들어오면 팔레스타인도 결국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될 거라며 팔레스타인을 더 압박했습니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중국 베이징 본사.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 정부가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틱톡 매각 협상이 차질을 빚을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인터넷 사회연결방 (SNS)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ByteDance)’가 30일 중국 정부의 기술 수출 규제 정책을 엄격히 준수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놨습니다. 이와 관련해 CNN,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틱톡 매각 협상 과정이 앞으로 복잡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바이트댄스가 말한 중국 정부의 수출 규제 정책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네. 지난 28일, 중국 상무부는 수출을 제한하는 첨단기술 목록을 갱신, 발표했는데요. 여기에 수출 제한 목록에 음성, 문자 인식 처리 기술, 빅데이터 수집, 등 인공지능(AI) 기술 분야가 대거 포함돼 있습니다. 이는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틱톡의 핵심 기술이기도 한데요. 앞으로 관련 기술 수출은 중국 당국의 엄격한 심사와 제한을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지금 틱톡은 미국 기업들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 오라클 등이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대형 소매업체인 월마트까지 뛰어들었습니다. 월마트는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손잡고 인수 협상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매각 마감 시한을 제시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5일까지 매각 협상을 마무리 지을 것을 통보한 상태입니다. 만일 이때까지 협상이 안 되면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할 거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틱톡은 전 세계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미국 내 사용자만도 1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왜 미국 내 틱톡 사용을 금지하려는 거죠?

기자) 미국 정부는 틱톡과 위챗 등 중국의 대표적인 사회연결망서비스(SNS)가 중국 공산당과 연계돼 있고, 이용자의 정보가 중국 정부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미국 내 틱톡 사용 금지를 발표했다가 이를 철회하고, 미국 기업의 틱톡 미국 사업권 인수를 허용했는데요. 하지만 9월 15일까지 협상이 마감되지 않으면 미국 내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틱톡은 미국 정부의 방침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미국 기업들과 매각 협상을 벌이는 한편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미국의 수정헌법 5조를 어겼다는 건데요. 미국의 수정헌법 5조는 적법한 절차 없이 생명이나 자유, 재산이 박탈돼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24일 멕시코시티에서 초등학생이 인터넷 재택 수업을 받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학교들이 문을 많이 닫으면서 원격수업이 도입됐는데, 전 세계에서 많은 아이가 원격수업을 받지 못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세계아동기금’, ‘유니세프(UNICEF)’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나온 내용인데요. 전 세계 취학 연령 아이들 가운데 적어도 3분의 1이 원격수업을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원격수업이라면 인터넷 수업을 말하는 거죠?

기자) 네. 인터넷뿐만 아니라 TV나 라디오를 이용한 수업도 포함됩니다.

진행자) 취학 연령 아이 가운데 3분의 1이라면 구체적으로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네. 약 4억 6천 300만 명에 달합니다. 보고서는 학교 폐쇄로 전 세계에서 아동 약 15억 명이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번 보고서는 100개 나라 자료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진행자) 대면수업이든 원격수업이든 수업을 받지 못하면 아이들에게 큰 손해죠?

기자) 물론입니다. 보고서는 아이들이 장기간 수업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국제적 비상사태로서 경제와 사회에 수십 년 동안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집에서 원격수업에 접근할 수 있는 아이들도 제대로 수업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건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네.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허드렛일이나 노동을 강제하는 등 수업에 집중하는 걸 방해하는 환경, 그리고 인터넷이나 방송 매체를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 등입니다.

진행자) 원격수업이 지역별로는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네. 아프리카 동부와 남부 지역 상황이 제일 나쁩니다. 이들 지역에서 원격수업에 접근하지 못하는 취학 연령 아이들 비율이 49%, 숫자로는 6천700만 명에 달합니다. 다음 서부와 중부 아프리카가 48%로 2위, 그리고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이 40%로 3위였습니다.

진행자) 역시 가난한 나라가 많은 아프리카 쪽 상황이 좋지 않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반면에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은 9%, 그리고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은 20%로 상황이 비교적 나았습니다.

진행자) 한 나라 안에서도 특히 가난한 계층 아이들이 더 영향을 받겠죠?

기자) 맞습니다. 가난한 집이나 시골에서 사는 아이들이 원격수업을 받지 못하는 비율이 더 높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원격수업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가운데 72%가 그 나라에서 가장 가난한 집 아이들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렇다면 보고서는 어떤 대책을 권고했습니까?

기자) 네. 역시 안전하게 학교를 다시 여는 것을 우선하도록 권고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게 불가능하면 특히 취약 계층 아이들이 원격수업을 포함해 수업을 받을 방안을 강구하라고 보고서는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