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터키 갈등 아랍-유럽으로 확대...미, 알카에다 고위인물 사망 확인

최근 이슬람교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프랑스 역사 교사 참수 사건으로 촉발된 프랑스와 터키 갈등이 아랍권 국가들과 유럽 국가 간의 갈등으로 점점 더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테러 조직 알카에다 고위 지도자 사살 소식을 확인했습니다.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대규모 연합훈련이 시작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프랑스와 터키의 갈등이 점점 더 심화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아랍권 동맹국들에 프랑스산 제품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등 터키와 프랑스의 갈등이 점점 더 격화하고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대한 독설도 서슴지 않으며 프랑스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와 터키가 무슨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거죠?

기자)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 10월 16일 프랑스 파리 근교 거리 한 복판에서 역사 교사 사뮈엘 파티 씨가 참수, 살해된 사건입니다. 당시 파티 씨를 살해한 범인은 18살 체첸계 남성이었습니다. 하지만 터키와 프랑스는 최근 동지중해 가스전 탐사 문제로도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범행을 저지른 이유가 이슬람교와 관련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파티 씨는 사건이 나기 전 수업 시간에,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샤를리 에브도’ 잡지사의 만화를 학생들에게 보여줬는데요. 프랑스 내 이슬람 사회에서는 이슬람교를 모욕한 거라는 반발이 일어났고요. 결국 참수 사건으로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터키가 이 사건에 나서고 있는 거죠?

기자) 마크롱 대통령은 파티 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는 프랑스 내 소수 종교인 이슬람교와 이를 믿는 무슬림을 탄압하는 행동이라는 겁니다. 터키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과 함께 아랍권 국가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랍권 국가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방글라데시, 터키, 카타르, 팔레스타인 등 아랍 곳곳에서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과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위자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평화를 깨는 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외교적 조처도 있습니까?

기자) 네. 이란 외무부는 전날(26일) 자국 주재 프랑스 외교관을 소환해 이슬람 풍자만화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이란 언론이 전했습니다. 파키스탄 의회도 프랑스 주재 자국 대표 소환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터키 대통령이 아랍국들에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도 촉구하고 있다고 했는데,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는 상인단체의 결정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랑스산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어떤 매장 진열대에서는 이미 프랑스 제품이 치워졌습니다. 반면 사우디에 진출한 프랑스 소매체인점의 경우, 아직은 평소와 다름없이 분주했는데요. 하지만 점점 반프랑스 정서가 확대되면서 더 많은 아랍권 국가들이 불매 운동에 동참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프랑스와 아랍권 국가들의 교역이 활발한가요?

기자) 네. 프랑스는 북아프리카 국가들에 특히 곡물을 많이 수출하고 있습니다.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주로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들입니다. 또 자동차나 다른 소매 분야 수출도 활발히 이뤄져 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프랑스 경제에 어느 정도 타격이 있겠네요?

기자) 그럴 수도 있는데요. 프랑스 재무부는 아랍국가들의 불매운동으로 인한 파급을 수치로 파악하기에는 아직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타격을 받더라도 제한적이고 주로 프랑스 농산물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 정부는 아랍권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프랑스의 내정에 개입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한 프랑스 외무부, 내무부 등 정부 당국자들은 연일 기자회견과 언론 브리핑을 통해, 프랑스 정부의 조처는 이슬람 종교를 억압하기 위한 게 아니라, 프랑스 사회의 단합을 해치는 이슬람 극단주의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의 이슬람 지도자들과도 만났다고요?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이 27일 프랑스 내 무슬림 대표들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는데요. 프랑스 정부는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회담에 참석했던 한 무슬림 대표는 대표단이 아랍권에서 일고 있는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대표단은 또한 동시에, 프랑스 정부의 이슬람에 대한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여러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프랑스를 지지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한 발언은 국제적 결례라며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의 이슬람 정책을 비판하면서, 정신과 검진이 필요하다고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알카에다 고위 인물인 아부 무흐신 알마스리의 미 연방수사국(FBI) 수배전단.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고위 인물이 사살됐군요?

기자) 네. 알카에다의 고위 인물 가운데 1명인 아부 무흐신 알마스리가 최근 아프간 군사작전에서 사살됐다고 미국 정부가 공식 확인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26일 트위터에 마스리 제거 소식을 환영하며, 아프가니스탄에 테러 분자들을 위한 은신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정부가 마스리 사망 소식을 먼저 공개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간 국가안보국(NDS)은 지난 24일 트위터에, 인도 아대륙에 있는 알카에다 조직의 이인자 마스리가 아프간 가즈니 지역에서 아프간 특수부대 요원에 의해 사살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크리스 밀러 미 국가 대테러국장은 같은 날(24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마스리의 죽음은 알카에다의 활동에 중대한 방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좀 다른 이야기도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미국과 국제 테러 전문가들은 마스리라는 이름을 쓰는 사람이 두 명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가즈니에서 사살된 아부 무흐신 알마스리는 알카에다 은신처 확보 활동을 주로 해온 인물이고요. 알카에다 전체 조직의 이인자는 압둘라 아흐메드 압둘라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아부 무하마드 알마스리라는 인물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번에 사살된 인물은 알카에다 내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덜 하다는 지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간 정보당국은 가즈니에서 사살된 마스리가 알카에다 내 이인자로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최측근이라고 밝혔는데요. 테러 전문가들은 동명이인이어서 생긴 혼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마스리의 사살은 분명 중대한 사건이긴 하지만 일부에서 묘사하고 있는 그런 치명타는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사살된 마스리도 미국 정부의 지명수배 명단에 오른 인물이긴 하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마스리를 외국 테러 단체에 무기 등 물자 지원과 미국민 살해 공모 혐의로 지명 수배 중이었습니다. 아프간 특수요원에 사살된 마스리는 이집트 국적자입니다.

진행자) 아프간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아프간 국방부와 보안당국이 중대한 성과를 거뒀다고 환영했습니다. 가니 대통령은 그러나 알카에다 조직이 아프간 내 테러 세력인 ‘탈레반’과 아직도 연계돼 있다며 이번 사건은 테러 분자들이 여전히 아프간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또다시 교착 국면에 빠지는 양상입니다. 양측 대표단은 지난달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다시 평화협상을 재개했는데요. 정부 측 대표단 일부가 철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며칠 전 수도 카불에서 폭탄 공격이 발생하는 등 폭력적 공격이 계속되면서,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26일 미-일 '킨소드'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된 가운데 미 해병대 MV-22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가 일본 해상자위대 가가 헬리콥터구축함에서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과 일본이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했군요?

기자) 네. 주일미군과 일본자위대의 합동 군사연습인 ‘킨 소드(Keen Sword)’가 26일부터 시작됐습니다. 킨 소드는 격년으로 진행되는데요. 올해 훈련은 다음 달 5일까지 실시됩니다.

진행자) 올해 킨 소드는 어떤 규모로 진행됩니까?

기자) 네. 육해공에서 군함 수십 척, 군용기 수백 대, 그리고 병력 약 4만6천 명이 참가합니다. 특히 올해 킨 소드 훈련에서는 처음으로 전자전과 사이버전 훈련도 진행됩니다. 주일 미군 사령관인 케빈 슈나이더 중장은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일 동맹은 흔들리지 않았으며, 전투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체제 아래서는 처음 치러지는 연합훈련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가 총리가 지난달에 총리가 됐는데요. 이후 자위대가 처음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연합훈련입니다. 스가 총리는 동중국해에서 커지는 중국의 위협에 맞서 계속 군사력을 증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야마자키 고지 자위대 통합막료장은 26일 해상자위대 소속 헬기호위함 ‘가가’를 시찰하고 “일본을 둘러싼 안보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이번 훈련이 미-일 동맹의 힘을 보여줄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위대 통합막료장은 미군으로 치면 합참의장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일본이 동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죠?

기자) 네. 두 나라가 동중국해 센카쿠제도를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곳을 댜오위다오라고 부르면서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데요. 역시 일본과의 분쟁을 대비해서 해군력을 확충하고 해당 해역에서 활동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일본도 중국과의 분쟁에 대비해서 군사력을 대폭 확충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여러 군사 부문에서 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26일 야마자키 막료장이 시찰한 헬기호위함 ‘가가’도 이런 노력의 하나로 대폭 개수되는데요. 내년 초에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수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전투기를 탑재한다면 가가함이 항공모함이 된다는 말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주변 나라 반발을 생각해서 항모란 이름을 쓰지 않는데요. 하지만, 가가함이 대폭 개수를 통해 실질적으로 항모가 되는 셈입니다.

진행자) 일본과 연합훈련을 하는 미국이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점점 영향력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커지는 중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국이 동분서주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미국과 호주, 일본, 그리고 인도 외교 수장들이 모여서 관련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 네 나라 모임을 ‘쿼드’라고 부르죠?

기자) 맞습니다. 특히 미국은 이 쿼드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군사동맹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