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해외 여객기 강제착륙시켜 야권 인사 체포"

23일 벨라루스 당국에 의해 민스크공항에 비상착륙했던 아일랜드 국적 라이언에어 여객기가 리투아니아 빌뉴스 공항에 도착했다.

동유럽 벨라루스가 야권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전투기를 동원해 해외 여객기를 자국 공항에 강제착륙시켜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당국은 어제(23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아일랜드 국적 라이언에어 여객기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를 받았다며 전투기를 출격시켜 벨라루스 민스크공항에 비상착륙 시켰습니다.

이후 벨라루스 보안당국은 여객기에 탑승했던 반정부 성향의 언론인 라만 프라타세비치 씨를 공항에서 긴급체포 했습니다.

20대인 프라타세비치 씨는 지난해 벨라루스의 부정선거 항의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테러활동 가담자’ 명단에 오른 뒤 폴란드에서 도피생활 중이었습니다.

라이언에어 측은 벨라루스 관제당국의 강제착륙 지시에 따라 착륙했으며 여객기에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언론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여객기 강제착륙을 직접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약 30년간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부정선거 의혹을 받으며 시위대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여객기 “강제착륙”과 언론인 라만 프라타세비치의 체포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루카센코 정권에 의해 자행된 이 충격적 행위는 미국 시민을 포함해 승객 120여 명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벨라루스 정권의 충격적이고 불법적인 행위에는 결과가 따를 것”이라며 체포된 언론인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EU는 오늘(24일) 임시 정상회의에서 벨라루스 정권에 대한 제재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