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로나백신 '부스터' 추진…남부국경 방위군 논란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뉴욕에서 '화이자(Pfize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들을 대상으로 3차 접종을 실시하는 계획을 ‘화이자’ 측이 추진 중입니다. 아울러, 최근 빠르게 확산하는 ‘델타’ 변이에 대항할 백신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이주자가 급증하고 있는 남부 국경에 일부 주 정부들이 방위군을 파견할 계획입니다. 이어서, 영유아 사이에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이 퍼지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3차 접종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요?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이미 완료한 사람들이 한 번 더 백신을 맞을 가능성이 공론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접종한 ‘화이자(Pfizer)’ 백신의 경우, 두 차례 접종으로 모든 절차를 마치는데요. 일정 시간 뒤에 한 차례 더 놓는, 이른바 ‘부스터 샷(booster shot)’의 효율이 입증됐다며, 당국에 접종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화이자 측이 8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화이자 측의 발표 내용,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2차 접종 6개월 뒤에 세 번째 접종을 실시하면, 항체가 다섯 배에서 열 배까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항체가 줄어드는데, 이걸 다시 끌어올려 준다는 이야기인데요. 기존 바이러스는 물론이고, ‘베타(Beta)’와 ‘델타(Delta)’를 비롯한 변이에도 효율이 입증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안전까지 확인했다고 화이자 측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3차 접종을 실시하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합니까?

기자)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조만간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화이자 측은 밝혔는데요. 다음 달 중에 관련 절차를 밟는다고 이 회사 최고과학책임자(CSO)인 마이클 돌스튼 박사가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그리고 국립보건원(NIH)이 이날(8일) 공동 담화를 발표했는데요. 우선, 현재로선 3차 접종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앞으로 “부스터가 필요할지, 필요하다면 언제 접종하는 게 좋은지, 과학을 바탕으로 집중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업체 측의 발표만 믿을 게 아니라, 추가 접종의 필요성을 당국이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화이자 측이 제출하는 자료만으로 쉽사리 승인을 내줄 수는 없다고 당국은 밝혔는데요. 3차 접종 승인을 위한 검토 과정은 “특정 제약사(화이자)의 자료도 포함하겠지만, 거기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밖에 다양한 경로로 확립한 “실험 자료와 임상 자료, 집단 시험 자료” 등을 기반으로 진행된다고 당국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까 변이 바이러스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떤 건지 살펴보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다양한 변종이 출현하고, 일부는 주종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베타’, 그리고 인도에서 나온 ‘델타’가 대표적인데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델타’의 경우 세계 각국에서 새로운 위험 요소로 떠오른 상태인데요. 미국에서는 최근 신규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현재 1ㆍ2차 접종을 마친 사람들도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위험에 노출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우리(화이자) 백신은 델타 변이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화이자 측이 언론에 밝혔는데요. 안심해도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항체가 줄어들면서”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부스터 샷이 필요하다는 말인데요. 일단 항체가 형성된 상태에서는 ‘베타’ 변이에도 작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런 내용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건가요?

기자) 네. 관련 사항을 입증하는 갖가지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화이자’ 제품을 비롯해, 두 번 접종하는 코로나 백신을 맞으면 변이 바이러스를 막는 효과가 95%에 달한 것으로, 최근 유력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프랑스 연구진 논문에 명시됐는데요. 이런 효과는 미국 연구진이 의학 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실은 논문에서도 확인됐습니다. 한편, 화이자 측은 ‘델타’ 변이를 직접 겨냥한 백신 개발을 별도로 진행 중이라고 8일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15일 미국 텍사스주 델리오의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국경수비대원이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오는 입국자들을 지켜보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주 정부들이 남부 국경에 방위군을 파견할 계획이라고요?

기자) 네. 멕시코와 접한 남쪽 국경에 방위군과 경찰 병력 파견을 추진하는 주 정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남미 출신 불법 이주자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연방 정부가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접경 지역의 공화당 출신 주지사들이 비판하는 가운데, 다른 지역 공화당 주 지사들이 호응하고 있는 흐름입니다.

진행자) 남부 접경 지역에 있는 주들이 어떤 곳들입니까?

기자) 총 네 개 주입니다.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뉴멕시코, 텍사스, 이렇게 네 곳이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요. 이 중에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 주지사는 집권당인 민주당 소속, 애리조나와 텍사스 주지사는 야당인 공화당 소속입니다. 애리조나의 더그 두시 지사, 텍사스의 그레그 애벗 지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정책이 실패하고 있다며 대안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애리조나와 텍사스주 지사의 입장,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두시 지사와 애벗 지사가 최근 공동 성명을 냈는데요. “국경 일대 지역 사회에 범죄가 급증할” 위험을 주장하면서, “국가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들을 관리할 “추가 인력을 애리조나와 텍사스에 보내달라”고 다른 지역 주 정부들에 촉구했는데요. 특히 애벗 텍사스주 지사의 경우, 얼마 전 현지 국경지대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관련 사안을 브리핑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 곳에 방위군과 경찰력을 보내겠다는 주들은 어디인가요?

기자) 아칸소, 플로리다,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오하이오, 사우스다코다, 그리고 위스콘신 등입니다. 최근 몇 주 사이 잇따라 병력 파견 계획을 공개했는데요. 하지만, 모두 남부 국경과는 거리가 먼 곳들입니다. 오히려, 오하이오주의 경우, 북쪽의 캐나다와 접한 지역입니다.

진행자) 남부 국경과 먼 곳에서 왜 병력 파견 계획을 추진하는 겁니까?

기자) 텍사스, 애리조나주 당국과 정치적 공조를 진행하는 것으로 주요 언론이 풀이하고 있습니다. 병력 파견 계획을 밝힌 곳 모두 공화당 주지사가 재임 중인 공통점이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이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째서 실효성이 없다고 하나요?

기자) 주 정부 차원에서 관련 조치를 실행할 권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국경 관리와 이민 관련 법규를 집행하는 업무는 “거의 독점적인” 연방 정부 권한이라고 법률 전문가들이 VOA에 설명했는데요. 더욱이 군 병력이 관여할 사안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 들어 남부 국경에 이주자가 몰리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새 정부가 제시한 ‘포용적 이민 정책’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보입니다. 특히 불법체류자들에게 궁극적으로 시민권 획득 기회를 주는 경로까지 구상한 내용이 알려졌는데요. 해당 조치의 혜택을 받으려고 갑자기 이주자들이 국경에 몰려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미 미국에 들어와 있는 사람’으로 대상을 한정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건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얼마 전 텍사스 국경지대 방문 현장에서 “바이든(대통령)이 이 나라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7일 미국 일리노이주 마툰의 한 병원에서 6주된 아기가 호흡기 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걱정이 많은데요. 미국에서는 또 다른 바이러스성 질환이 확산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가 영유아 사이에 확산하고 있습니다. 영어 약자로 ‘RSV’라고 부르는 이 바이러스는 추운 가을이나 겨울에 주로 확산하는데요. 올해는 이례적으로 여름에 RSV 바이러스 감염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미 전역의 의료기관에 RSV 확산에 주의하라는 경고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RSV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어떤가요?

기자) 감기와 비슷합니다. 열, 두통, 피로감, 코막힘과 인두염 등이 주 증상인데요. 대부분의 성인은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할 정도로 경미하게 지나갑니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아나 유아 그리고 고령자에게는 호흡곤란과 폐렴을 일으키기도 하고요.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진행자) 매년 미국에서 RSV에 감염되는 환자가 많나요?

기자) RSV는 1살 이하의 아기들 사이에서는 가장 흔한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RSV에 감염돼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CDC 자료에 따르면, 매년 5살 미만의 어린이 5만8천 명이 RSV 감염으로 입원해 100명~500명 정도 사망하고요. 또 65살 이상 노인들도 매년 약 18만 명이 입원해 1만 4천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원래는 감염 환자들이 겨울에 많이 나온다는 거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가을에서 이른 봄까지 시기에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양상이 좀 달랐는데요. 작년 4월에 RSV 감염환자가 급감하기 시작해, 작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예년과 비교해 감염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DC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방역 조처로 사람들의 활동이 제한되고 집에만 있다 보니 감염률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는데요. 하지만 올해 3월 말부터는 RSV 감염 환자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CDC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RSV 확산이 코로나 팬데믹과 연관이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CDC는 지난 약 15개월간 코로나 방역 조처로 인해 영유아들이 예년 수준의 RSV에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감염되면 심각한 질병을 얻을 위험성이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RSV 감염이 특히 많은 지역이 있다고 합니까?

기자) CDC는 앨라배마주와 플로리다, 조지아 등 남부 지역에서 감염자들이 큰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RSV 유행 철이 아니다 보니 검사에 한계가 있고 또 일부 지역 자료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전형적인 확산 양상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는데요. 또 현재로선 RSV가 계속 확산할지, 언제 정점에 이를지, 얼마 동안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지 등을 확실히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만 이런 현상이 보이는 겁니까?

기자) RSV가 계절을 이탈해 유행하는 현상은 다른 나라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CDC는 남반구인 호주에서는 지난해 말 여름철인데도 RSV가 확산했고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올해 초에 RSV가 널리 퍼졌습니다.

진행자) RSV에 감염됐을 경우, 치료법은 뭡니까?

진행자) 바이러스 질환이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 방법은 없고요. 일반 감기처럼 증세를 완화하는 조처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RSV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하나요?

기자) CDC는 급성 호흡기질환을 보이는 환자들은 코로나 감염증(COVID -19)을 일으키는 ‘사스-코브-2(SARS-Cov-2)’ 바이러스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고 하더라도, RSV 검사를 꼭 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 의료 관계자나 어린이집 교사, 장기 요양 시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역시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호흡기 질환 증상이 있으면, 출근하지 말고 집에 머물 것을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