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총격 10명 사망…한인사회, 애틀랜타 초동수사 반발 

22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 식료품점 주변에 무장경찰관들이 출동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콜로라도주 볼더의 식료품점에서 총기 난사로 열 명이 숨졌습니다. 희생자 중에 경찰관 한 명도 있는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지난주 발생한 애틀랜타 총격 사건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 씨에게 ‘악의적 살인’ 등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고 당국이 밝혔습니다. 한인 사회는 ‘혐오 범죄’ 기소를 촉구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항공 여행객이 증가하는 이야기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콜로라도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군요?

기자) 네. 22일 콜로라도주 볼더시에 있는 대형 식료품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관 한 명을 포함한 열 명이 사망했다고 볼더 경찰국 측이 이날 밤 현장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는데요. 오후 2시 30분께 최초 신고를 받은 뒤 현장에 출동한 에릭 탈리 경관이 “영웅적인 임무 수행” 도중 희생됐다고 메리스 해럴드 경찰국장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인 피해자는 없습니까?

기자)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사건 발생지에서 멀지 않은 덴버 시내에 ‘H 마트’를 비롯한 한인 식료품점들이 있는데요. 한인 상점들과 거주지들도 주변에 모여있습니다. 현지 한인회 관계자는 23일 새벽 저희 VOA와의 통화에서 “(총격 사건) 뉴스를 보고 깜짝 놀라서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한인 피해 상황 등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직 사망자들의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겁니까?

기자) 현지 경찰이 23일 오전 사망자 10명의 신원을 공개했는데요. 20살부터 65살까지, 다양한 연령의 시민이 희생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용의자는 붙잡혔나요?

기자) 네. 사건 발생 직후, 상의를 벗고 있는 듯한 남성을 경찰이 수갑 채워 연행하는 모습이 현지 ABC 계열 방송사 취재 헬기에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헤럴드 경찰국장은 23일, 용의자는 21살 남성인 아흐마드 알 알리위 알리사 씨라고 발표했습니다. 헤럴드 국장은 또 알리사 씨에게 10건의 1급 살인 혐의를 적용해 수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는 뭐라고 합니까?

기자) 해럴드 국장은 현재 초동 수사 단계로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말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경찰은 이번 사건을 알리사 씨의 단독 범행으로 파악하고 있는데요. 한편,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23일 오후 오하이오 순방을 떠나기에 앞서 볼더시에서 발생한 비극과 관련해 연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경찰이 닷새 동안 수사하겠다고 했다는데, 기소를 담당할 검찰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끔찍하고 비극적인 총기 난사”로 이번 사건을 규정했습니다. 마이클 도허티 볼더 카운티 지방검찰청장이 이날(22일) 언론에 밝힌 입장인데요. “(식료품점에서) 먹을거리를 고르면서 일상을 영위하던 사람들이 갑작스럽고 비극적인 총격”을 당했다며, 용의자를 비난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희생자들과 콜로라도 주민들에게 약속한다”고 도허티 청장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연쇄 총격 사건이 일어나,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키는 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6일 애틀랜타 일대 스파(휴양시설)와 안마업소 세 곳에서 연쇄 총격으로 여덟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이 중에 한인 네 명을 포함한 여섯 명이 아시아계 여성이라, 주목받았습니다. 이 사건 이후 사회적인 쟁점으로 떠오른 사안이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아시아계 주민들에 대한 ‘혐오 범죄’ 급증 문제, 또 하나는 ‘총기 규제’ 현안입니다.

진행자) ‘혐오 범죄’ 문제는 잠시 후 짚어보기로 하고요, ‘총기 규제’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23일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총기 규제 입법을 위한 청문회를 엽니다. 그동안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민주당은 강력한 총기 규제를 촉구했는데요. ‘무장할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2조를 근거로 공화당 측이 반대해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청문회는 올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한 민주당 주도로 진행되는데요. ‘총기 폭력을 줄이기 위한 상식적이면서도 헌법적인 접근’이 주제입니다.

연쇄 총격 사건이 발생했던 미국 애틀랜타주의 마사지숍 앞에서 22일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 수사 진전 상황 짚어보죠.

기자) 네.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이 22일 초동 수사 진행 상황을 일부 공개했습니다.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 씨에게 ‘악의적 살인(malice murder)’과 ‘가중 폭행(aggravated assault)’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는 내용인데요. ‘살인’ 혐의 여덟 건을 적용한다고 앞서 애틀랜타 경찰국과 함께 발표한 내용 이후, 진전된 상황을 소개한 겁니다.

진행자) 그럼 용의자 롱 씨가 ‘악의적 살인’을 벌인 것으로 범행 동기가 확정된 겁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여전히 수사를 진행 중이고, 관련 정보와 증거를 모으고 있다고 프랭크 레이놀즈 보안관이 이날(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는데요. 이 사건이 “나라(미국) 전체와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을 잘 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더 이상 언급할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네 명의 희생자가 나온 한인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크게 실망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인 사회에서 기대했던 ‘혐오 범죄’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미국 각 지역 한인 사회 지도자들은 당국이 용의자 롱 씨에 ‘혐오 범죄’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여론을 환기하는 운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혐오 범죄’ 혐의가 적용되면, 일반적인 살인 혐의와 어떤 게 달라집니까?

기자) 기본 형량의 최소 3분의 1에서 최대 전량 추가 구형이 가능하다고 형법 전문 한인 법률가인 제임스 백 변호사가 22일 VOA에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살인죄 한 건에 15년을 구형한다고 할 때 5년을 추가해 20년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용의자 롱 씨가 기본적으로 받은 살인 혐의가 여덟 건이기 때문에 형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한인 사회 기대대로 ‘혐오 범죄’ 적용이 가능할까요?

기자) 앞서 수사당국 관계자는 부정적인 견해를 VOA에 밝힌 바 있습니다. 용의자 롱 씨의 범행에서,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했다는 ‘인종적 동기’를 규명할 증거가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는데요.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이번 사건이 “인종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최근 방송된 NPR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인 사회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저희 VOA가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 동안, 형법ㆍ민권ㆍ인종 관계 전문 한인 변호사 다섯 명에게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물었는데요. 네 명은 ‘혐오 범죄’ 기소가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나머지 한 명도 완전히 부정하는 의견은 아니었고요. “구체적인 범행 과정과 배경이 완전히 공개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판단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혐오 범죄’ 기소가 가능하다는 한인 법률가들의 입장,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로스앤젤레스(LA) 폭동 이후 인종 간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그레이스 유 변호사는 이번 애틀랜타 총격이 “전형적인 인종 갈등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사전에 계획하고 치밀하게 진행한 일임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용의자 롱 씨가 아시아계 업소만 골라서 범행한 동선, 그리고 총기가 보이지 않도록 옷매무새를 다듬고 업소에 들어간 폐쇄회로 화면 등, 두 가지만으로도 '혐오 범죄' 혐의 적용에 충분한 증거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한인사회 대다수의 입장도 법률가들의 판단과 같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혐오 범죄’ 적용이 되지 않으면, 이번 사건의 정의는 구현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요. 태미 김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부시장은 이날(22일) 체로키 카운티 당국의 초동 수사 상황 공개에 크게 실망했다고 VOA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혐오 범죄' 기소 없이 “그(용의자 롱씨)의 성행위 중독 같은 개인적 문제점을 배경으로 판단하는 것은, 어쩌면 범행을 정당화시켜주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혐오 범죄’ 혐의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이야기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김 부시장은 ‘혐오 범죄’ 기소가 관철되도록 미국 곳곳의 한인사회와 아시아계 커뮤니티가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지아와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 애리조나, 워싱턴주 등 곳곳의 한인 사회가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미네소타주의 한인 사회활동가인 캐라 칼라힐 ‘맥나이트 재단’ 부회장도 지역사회 여론 형성에 노력하는 중이라고 VOA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각 지역 당국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각 지역 정부 책임자들은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가 맞는다는 입장을 잇따라 밝혔습니다. 키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경찰 당국의 관점에서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는 말할 수 없지만, 나한테는 혐오 범죄로 보인다”고 최근 MSNBC 인터뷰에서 말했는데요.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관내 아시아계 업소들에 대한 방범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22일 발표했는데요. 이날 한국계인 부인 유미 여사와 함께 한인 업소들을 현장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애틀랜타 총격 사건 희생자 유족들의 움직임은 어떤가요?

기자) 희생된 한인 네 명의 유족들이 각각 변호사 선임을 마치고, 앞으로 진행될 공판과 민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온라인 후원금 모금을 진행했는데요. 현정 그랜트 씨 아들 랜디 박 씨가 연 계좌에는 23일 오전 현재 280만 달러가 넘는 돈이 모였습니다.

진행자) 연쇄 총격 발생 이후, 애틀랜타 지역 한인들이 불안해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래서 22일 지역 한인사회의 요청으로 경찰 합동 간담회가 열렸는데요. 귀넷 카운티 경찰국장과 보안관, 디캡 카운티 경찰국장, 캅카운티 보안관 등 한인 밀집 거주지역 치안 책임자들이 일제히 참석했습니다. 브렛 웨스트 귀넷 경찰국장은 “아시아계 업소에 순찰을 강화하고 여러 통로로 소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신고자의 이민 신분을 묻지 않을 테니 모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의 여행객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항공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고요?

기자) 네. 주말인 21일,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사람이 150만 명이 넘었다고 미국 교통안전국(TSA)이 22일 밝혔습니다. 앞서 항공 여행객 수가 열흘 연속으로 하루 100만 명을 넘긴 데 이어 21일에는 154만 명을 기록한 건데요. TSA는 미국에서 작년 3월 13일 이후, 이후 항공 여행객이 150만 명대를 기록한 건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그간 항공 여행이 많이 줄지 않았습니까 ?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항공기 이용객은 전년도와 비교해 60% 정도 줄었는데요. 21일 수치도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30% 정도 감소한 수준입니다. 특히 해외여행과 출장 같은 사업차 여행은 회복이 더 더딘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미국항공운송협회(A4A)는 지난주 항공 여행 수요는 팬데믹 이전보다 47% 감소한 수준이고, 국제 여행 수요는 68% 감소한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더디긴 해도 수치를 보면 항공업계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것 같군요 ?

기자) 네.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항공 산업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항공업계 대표들은 국내 여행이 되살아 나는 뚜렷한 신호들이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산업이 항공업계인데, 이제 경영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특히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최근 몇 주간은 항공기 예매율도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메리칸항공(American Airlines)’의 더그 파커 최고경영자(CEO)는 22일,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기 예약 상황이 2019년 수준에 매우 근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여행객 증가에 항공업계는 반색하고 있는데, 보건 당국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할 수 있는 신호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수백만 명이 코로나 백신을 맞았지만, 여전히 여행을 자제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로셸 월런스키 CDC 국장은 앞서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작년 7월 4일 독립기념일이나 노동절, 크리스마스 연휴 등에 사람들이 이동하기 시작하면 확진자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지적했는데요. 월런스키 국장은 90%의 미국인이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며, CDC에서 추가 방침이 내놓을 때까지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방역 당국은 이렇게 우려하고 있지만, 미국의 봄방학 철이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유명 휴양지는 이미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고요?

기자) 네. 미 남동부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비치에는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습니다. 마이애미비치 시 당국은 앞서 지난 20일부터 사흘 동안, 오후 8시부터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렸는데요. 이튿날 이 조치를 최소한 4월 12일까지 3주 연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통행 금지가 되면 어떤 제약이 있는 겁니까 ?

기자) 우선, 교통이 통제되고요. 사람들이 몰리는 사우스비치 지역의 음식점과 상점 등은 심야 영업이 제한됩니다. 사시사철 따뜻한 플로리다 해변은 미국인들의 인기 휴양지로, 특히 최근 봄방학을 맞아 많은 대학생이 많이 찾고 있는데요. 마이애미비치 당국은 앞서 "여행객들이 책임 있게 휴가를 즐기지 않으면 체포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체포되는 일도 있었습니까 ?

기자) 네. 마이애미비치 경찰은 21일 통행 금지를 위반한 12명을 체포했는데요. 경찰이 무질서한 군중을 해산하기 위해 후추 스프레이까지 사용했다고 지역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플로리다주는 미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로 누적 확진자 수는 약 200만 명에 달하는데요. 지난주 일일 평균 확진자 수는 약 4천300명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