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두번째 탄핵'…캠벨 인도-태평양 조정관 내정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1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 결의안 표결을 주재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하원에서 가결됐습니다. 임기 중 하원에서 두 번째 탄핵당한 최초 사례인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커트 캠벨 전 국무부 차관보가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 백악관의 아시아 정책 총괄 직책에 내정됐습니다. 이어서, 몇 년 전 미시간주에서 발생한 수돗물 오염 사태에 관해, 당시 주지사 등이 기소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에서 가결됐군요?

기자) 네. 13일 하원 본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찬성 232표, 반대 197표로 과반 기준을 크게 넘겼는데요. 민주당 의원 222명이 전원 찬성 투표한 외에, 공화당 의원 10명도 찬성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는 지난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추문’ 관련 사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대통령 임기 중 두 차례 탄핵 소추를 당한 경우는 미국 건국 245년 역사상 처음입니다.

진행자) 탄핵 사유는 뭡니까?

기자) ‘내란 선동(incitement of insurrection)’ 혐의입니다. 지난 6일 발생한 연방 의사당 습격 사건의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묻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선동한 군중”이 “2020년 대선 결과를 인증하는 (상ㆍ하원) 합동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의사당에 불법 침입했다”고 탄핵안에 명시했습니다. 아울러 이 사태로 경찰관이 목숨을 잃은 사실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날(13일) 저녁에 영상 메시지를 발표했는데요. 탄핵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나는 지난주 발생한 (연방 의사당) 폭력 사태를 분명하게 비난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언제나 법과 규칙을 보호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주 취임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반응도 살펴보죠.

기자) 앞으로 상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13일) 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하원의 탄핵안 채택 소식을 언급한 뒤 “상원에서 절차가 계속된다”고 적었는데요. 상원이 “헌법적 책무(탄핵 심판)와 이 나라의 다른 긴급 현안들을 동시에 잘 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상원에서 어떤 절차가 진행됩니까?

기자) 하원의 탄핵 소추 결의안을 받아, ‘탄핵 심판’을 진행합니다. 법정에서 열리는 형사 재판과 비슷한 절차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유ㆍ무죄를 따지는 겁니다. 상원 의원 100명이 배심원 역할을 하는데요. 심판 과정을 모두 지켜본 뒤, 탄핵 소추를 인용할지 기각할지 찬ㆍ반 투표를 하게 됩니다.

진행자) 결론이 언제쯤 나올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에는 나오지 않을 전망입니다. 임기가 이제 일주일도 채 안 남았기 때문에, 그 안에 의사 일정을 짜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공화당의 입장인데요. 현재 상원 다수당 대표를 맡고 있는 미치 매코넬 공화당 대표는 “다음 주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탄핵 심판이) 공정하고 진지하게 마무리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다만, 조만간 시작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새 정부 출범 후 다수당 대표가 될 척 슈머 민주당 대표는 “이번 주나 다음 주 중에 (탄핵 심판) 절차를 개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새 정부 출범 이후에 탄핵 심판의 결론이 나올 텐데요. 인용될까요, 기각될까요?

기자) 인용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탄핵 심판 의결 정족수는 상원의원 전체 100명 가운데 3분의 2인데요. 그러니까, 67명이 찬성해야 인용되는 겁니다. 그런데,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석수가 50대 50입니다. 따라서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찬성하더라도, 공화당에서 17명 이상 합류해야 하는 건데요. 그렇게 많은 ‘반란표’가 나올 수 없을 거라는 예상이 컸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류 변화가 감지되는 중입니다

진행자) 기류 변화라면, 공화당 상원의원 중에 찬성하는 사람이 많이 나올 수 있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에서 공화당 내 영향력이 가장 큰 매코넬 대표가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언론에서 이런저런 추측을 하지만, (찬ㆍ반 중에) 어느 쪽에 투표할지 아직 결심하지 않았다”고 소속 의원들에게 배포한 서한에서 밝혔습니다. 이어서, 탄핵 심판 과정에서 진행될 “법리 다툼을 지켜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매코넬 대표가 어떤 입장을 정하느냐에 따라,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여론이 바뀔 수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만일 매코넬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 여기에 따르는 공화당 의원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해설했는데요. 하지만 그렇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은 “미치 매코넬(대표)이 투표하는 대로 따라갈 겁쟁이들(wimps)이 상원에 몇 명이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CNBC 방송에 밝혔습니다.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다음 주 출범할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직 인사가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네. 새 정부 백악관에서 아시아 정책을 총괄할 인물로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내정됐습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속 ‘인도-태평양 조정관’을 맡게 된다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계자가 주요 언론에 밝혔는데요. 차기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아시아 일대에 더 비중을 두는 신호라고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가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캠벨 내정자가 어떤 인물이길래, 그런 평가가 나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 정책을 설계하고 주도했던 인물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소개했습니다. 미국의 외교력 투입하는 여러 대상 지역 가운데, 아시아에 중점을 두는 전략이었는데요. 국무부 차관보로 재직하면서 관련 업무를 실행하고 힐러리 클린턴 당시 장관을 보좌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새 정부가 아시아 정책에 더 무게를 두려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중국의 군사ㆍ경제적 확대에 대응하는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전략으로 미국이 갖가지 국제적 관여에서 이탈한 뒤,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을 ‘포린 폴리시’는 강조했는데요. 이 지역에서 미국의 지도력을 회복할 중요한 책무를 캠벨 내정자가 맡게 됐다고 주요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차기 행정부 새로운 인사 내용 살펴보죠.

기자) 미 국제개발처(USAID) 처장으로 서맨사 파워 전 유엔 대사가 지명됐습니다.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양심과 도덕적 투명성”을 가진 인물이라고 바이든 당선인이 관련 성명에서 평가했는데요. 이와 함께, USAID 처장 직위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구성원으로 격상시킨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USAID가 어떤 기관입니까?

기자) 비군사 분야의 국제 원조와 개발 사업을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연간 예산이 200억 달러가 넘는데요. 최근에는 미개발 국가 등 취약 지역의 코로나 사태 대응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USAID 책임자를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가시키는 것은 그만큼 미국 새 정부가 다른 나라를 돕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려는 것이라고 AP통신이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파워 지명자가 유엔 대사 출신인데, 국제 원조 관련 경험이 있나요?

기자) 네. 원래 언론인이자 저술가였는데요. 보스니아, 코소보, 르완다를 비롯한 분쟁 지역에서 취재 활동을 한 경력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권 문제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릭 스나이더 전 미시간 주지사(왼쪽)이 14일 미시간주 플린트의 제너시 카운티 법원을 나서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시간 전 주지사와 고위 관리들이 기소됐다고요?

기자) 네. 몇 년 전 미시간주 플린트시에서 발생한 수돗물 납 오염 사태와 관련해 미시간주 검찰이 당시 주지사와 고위 관리들을 기소했습니다. 플린트 수돗물 오염 사태를 재수사한 미시간주 검찰은 13일, 릭 스나이더 전 주지사와 하워드 크로프트 플린트시 공익사업 국장을 직무태만 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직무태만은 경범죄에 해당하는데요. 최고 징역 1년, 벌금 1천 달러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전 주지사 측은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기자) 앞서 기소될 예정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주지사 변호인이 “형사 기소는 충격적”이라며 반발하는 성명을 냈는데요. “주 검찰이 기소 내용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특별검사가 사실 확인을 위한 증거를 쫓기 보다는 정치적 목적으로 스나이더 전 주지사를 표적 수사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플린트시의 수돗물이 왜 납에 오염됐건 겁니까?

기자) 원래 플린트시는 5대호 가운데 하나인 ‘휴런’호에서 물을 끌어다 썼는데요. 플린트시가 재정 위기를 겪게 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 2014년, 식수원을 휴런호에서 플린트 강물로 바꾼겁니다. 그런데 플린트 강물은 부식성이 강해서 수도관에 녹이 생기는 걸 막는 처리를 해줘야 하는데, 미시간주 정부가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요. 결국 낡은 수도관이 부식하면서 납 성분이 스며 들어가게 된 겁니다. 결국 10만 명 가까이 되는 주민들이 납 수돗물을 마시게 됐고요. 해당 사건은 미 역사상 최악의 공중 보건 위기 사태로 불리게 됐습니다.

진행자) 당시 시나 주 정부는 어떻게 대처했습니까?

기자) 미시간주와 플린트시 관계자들은 아무 문제 없다는 입장을 보이다가 2016년 1월에야 상황을 인정하고 스나이더 당시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서 납중독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요. 납은 특히 태아와 어린이게 해롭고 학습 장애와 이상 행동, 지적 장애 등을 유발해 아이의 평생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수돗물 오염으로 다른 질병도 발생했다고요?

기자) 네. 플린트시에서 레지오넬라 감염증 발병률이 치솟았는데요. 재향군인병이라고도 부르는 이 병은 공기로 전염되는 악성 폐 질환으로, 납 수돗물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레지오넬라의 발병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지역 보건당국은 제네시 카운티에서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된 사람이 약 90명으로 이 중 1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플린트시 수돗물 오염사태로 전국적인 시위사태까지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해당 사건이 사회적 불평등에서 기인했다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입니다. 플린트시는 주민의 대부분이 흑인이고 주민 가운데 약 40%가 빈곤층에 속하는 지역인데요. 따라서 해당 사건은 환경적 불평등과 인종차별 문제로까지 번졌습니다.

진행자) 당시에 책임자들이 처벌받지는 않았습니까?

기자) 지난 2018년 특별 검사는 리용 미시간주 보건장관이 레지오넬라증 발발 사실을 주민들에게 제때 알리지 못했다며 과실 치사 혐의로 기소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9년 6월, 미시간주 검찰은 수사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사건를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며 수돗물 납 오염 사태 책임자 8명에 대한 공소를 취하했는데요. 검찰의 재수사 끝에 스나이더 전 주지사도 이번에 기소된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