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핵심 증인 진술 허용...대법원, '불법 이민자 체포' 텍사스주 이민법 시행 허용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사진) 전 미국 대통령과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성인영화 배우 출신 스토미 대니얼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 재판을 맡은 판사가 사건의 핵심 증인인 마이클 코언 트럼프 전 대통령 전 개인 변호사와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의 재판 진술을 허용했습니다. 미 연방대법원이 불법 입국자들을 주 차원에서 직권으로 체포하고 구금할 수 있도록 한 텍사스주의 이민법 시행을 잠정 허용했습니다. 미국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의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 관련한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기자) 네,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혐의 등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과 관련해 재판부가 이 사건과 관련한 핵심 증인의 법원 진술을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핵심 증인이라고 하면 누구를 이야기하는 건가요?

기자) 마이클 코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그리고 성인영화 배우 출신 스토미 대니얼스 씨입니다. 대니얼스 씨는 지난 2016년 대선 직전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대니얼스 씨의 폭로를 막기 위해 13만 달러의 합의금을 건넸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합의금은 직접 전달하지 않고 코언 씨를 통해서 전달했습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그룹'이 코언 씨에게 이 돈을 변제해 줬고요. 이 과정에서 이 돈을 ‘법률 자문’으로 기록하며 회사 회계장부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뉴욕 맨해튼 대배심은 지난해 3월, 맨해튼 지검의 수사 내용을 토대로 총 34개 혐의를 적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이들 핵심 관계자가 재판에서 진술할 수 있도록 된 것은 어떻게 해서 나온 결정인가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사건을 맡고 있는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에게 앞으로 있을 재판에서 이들이 진술하지 못하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요. 법원이 18일, 이를 거절한다고 밝힌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왜 이들이 재판에 진술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거죠?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언 씨에 대해서 이미 그가 거짓말을 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또다시 거짓말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진술을 막아 달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대니얼스 씨에 대해선 그녀가 이번 재판을 돈벌이로 활용할 것이라면서 진술을 못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머천 판사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낸 거죠?

기자) 머천 판사는 코언 씨에 대해서 "증인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증인의 진술을 제외해야 한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논리 근거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대니얼스 씨에 대해서는 "그녀의 진술은 회사의 회계장부 위조를 촉발한 사건에 대한 설명을 완성할 뿐 아니라 피고의 의도를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머천 판사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 재판은 원래 예정된 일정에서 연기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 이 재판은 오는 25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는 검토해야 할 사건 자료의 양이 방대하다면서 최소 90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고, 검찰 측은 30일 연기에만 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 15일 기준으로 재판을 30일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결정에 따르면 재판은 최소 4월 중순 이후에 열리게 되는데요. 아직 재판부가 확실한 재판 날짜를 발표하진 않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다른 재판 소식도 보겠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기소된 것 외에도 조지아주에서는 '대선 결과 뒤집기 압박' 등의 혐의로도 기소됐는데요. 이 재판 관련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항소한 내용이 있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패니 윌리스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사장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최근 윌리스 검사장이 계속해서 이 사건을 담당해도 좋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 이에 항소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윌리스 검사장의 적격 문제와 관련한 논란이 왜 나온 것이죠?

기자) 윌리스 검사장이 이 사건을 조사한 특검팀의 네이선 웨이드 특별검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윌리스 검사장과 웨이드 특검의 내연 관계가 드러났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윌리스 검사장을 재판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풀턴카운티 고등법원의 스콧 맥아피 판사는 지난 15일 내연 관계를 맺은 것은 "나쁜 선택"이었다고 지적하면서도 윌리스 검사장이 계속해서 사건을 맡아도 된다고 결정했습니다. 단, 윌리스 검사장이 공소 유지에 참여하기 위해선 그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웨이드 특검을 팀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조건을 걸었습니다.

진행자) 이에 따라 웨이드 특검이 빠지기로 했는데, 그런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이 사건에 기소된 다른 피고들은 윌리스 검사장의 부적격 문제가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주장하면서 윌리스 검사장이 사건에서 손을 떼게 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윌리스 검사장의 배제를 요구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분석도 있더군요?

기자) '로이터' 통신은 이런 요구가 재판 일정을 연기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11월에 있을 대선을 앞두고 4번 형사 기소된 상황인데, 어떻게든 재판을 연기하는 것이 대선 운동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통신은 만약 항소 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 일정 중단을 요청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 기소 재판에 대한 내용 알아봤고요. 민사 재판 소식도 같이 보겠습니다.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산 부풀리기' 사기 혐의에 관해 현재 민사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이 사건 1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약 3억5천500만 달러의 벌금을 내라고 판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항소하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에 어려움이 있다고 법원에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항소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거액의 공탁금 문제가 있는 겁니다. 공탁금은 채무자가 책임을 면제받기 위해서 채무금 혹은 물품 등을 맡겨서 채무를 면제하는 데 사용되는 건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항소를 진행하기 위해선 법원에 4억5천400만 달러의 공탁금을 내야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18일 공탁금 마련을 위해서 보증회사 30곳 등과 접촉했지만, 이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공탁금 규모가 너무 큰 만큼 벌금형 집행을 연기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만약, 공탁금 마련에 실패하면 어떻게 되죠?

기자) 1심에 항소하기 위한 공탁금 납부 기한은 오는 25일까지인데요. 만약 이때까지 내지 못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동산 자산 등이 압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 멕시코 접경에 장애물이 설치돼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불법 입국자들을 체포하려는 텍사스주의 이민법 시행을 허용했군요.

기자) 네, 연방 대법원은 19일 텍사스주의 이민법 시행을 현재로는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18일, 대법원은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 명의로 발표된 한 장 분량의 결정문에서 텍사스주의 이민법 시행 잠정 중단을 계속 연장한다고 했는데요. 이 결정이 언제까지 유효한지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지 않았는데, 바로 다음 날(19일) 임시로 시행을 허용한다는 결정이 나온 겁니다.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은 이번 결정에 반대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텍사스주의 이민법이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텍사스주의 이민법은 'SB4'라는 법입니다. 이 법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이주민을 주 사법당국이 체포하고 구금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요. 당국에 체포된 불법 이주민은 텍사스 치안판사의 명령이 나올 때까지 구금 시설에 갇히게 됩니다. 이 법은 당초 3월부터 실행에 들어갈 예정이었습니다.

진행자) 이에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법무부는 지난 1월, 해당 법은 연방 정부의 이민 관련 권한을 주가 침해한 것으로 이것은 위헌이라면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법 시행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1심과 2심에서 각각 엇갈린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2월, 1심은 이 법이 위헌이라며 법무부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줬는데, 항소심은 다시 텍사스주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는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된 겁니다.

진행자) 연방 대법원에서 일단 이 법이 시행되지 못하게 막았던 것이죠?

기자) 맞습니다. 대법원이 이 법의 시행을 두 차례 막았습니다. 앞선 결정에서 시행 정지 기한은 3월 18일 오후 5시까지였습니다. 그리고 18일 마감 시한이 몇 분 지난 뒤에 대법원에서 연장 결정이 나왔는데, 19일에 이를 뒤집는 결정이 나온 겁니다. 이번 결정에 반대한 소냐 소토마이어 대법관은 “대법원이 연방과 주 간의 권력 균형을 오랜 권력 균형을 뒤집고 혼란을 가져오는 법에 청신호를 줬다”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텍사스주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아직 허용 결정에 대한 반응은 나오지 않았는데요. 앞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시행 정지 명령이 연장되자, "기존에 주에 있는 불법 입국이나 다른 범법 행위에 대한 주 당국의 체포 권한을 중단한 것은 아니"라며 "텍사스주는 바이든이 만든 국경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과 전략을 계속해서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국경을 넘다가 붙잡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되죠?

기자) 지난해 12월, 국경을 넘다 붙잡힌 불법 이주민 수는 24만9천7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는데요. 이후 지난 1월에는 그 수가 12만4천200명으로 절반 정도로 줄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은 불법 이주민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죠?

기자) 지난달, 여론조사 전문업체 '갤럽'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현재 미국이 마주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보는 사안이 바로 '국경 위기', 즉 이민 문제라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이민 문제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은 응답률은 28%를 기록해 모든 사안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1월 같은 조사에서는 이민 문제를 꼽은 응답률이 20%로 2위에 머물렀는데, 한 달 사이 8%P나 오른 겁니다.

미국의 석면 제거 업체 직원들이 미시간주 하월에서 석면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석면이 미국에서 전면 사용 금지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환경보호청(EPA)이 18일 석면에 대한 포괄적인 금지 조처를 발표했습니다. 석면은 매년 수만 명의 미국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발암물질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염소 표백제나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 등 일부 제품에 백석면이 사용되고 있는데요. 이제 모든 형태의 석면 사용이 전면 금지되는 겁니다.

진행자) 석면이라는 게 뭡니까?

기자) 석면은 가늘고 바늘 같은 섬유로 구성된 규산 화합물입니다. 석면은 강한 내구성과 불에 타지 않는 불연성, 내열성, 전기 절연성 등의 성질이 있고요. 가격도 저렴해 건설 자재나 가정용품 등에 널리 사용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요즘엔 석면에 관해 별로 들어보지 못한 것 같거든요?

기자) 네, 석면 사용이 많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석면 가루를 사람이 마시게 되면 잠복기를 거쳐 폐암이나 중피종, 그 외 다른 암을 유발하게 된다는 사실이 확인됐고요. 1987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석면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습니다. 이후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석면 사용이 전면 금지됐는데요. 미국에서도 석면 사용이 감소해 왔지만, 현재 유일하게 사용되고 있는 백석면의 경우 브라질과 러시아에서 계속 수입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제 백석면까지 미국에서 사라지게 된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새로운 금지 조처는 백석면 수입을 금지하는 한편, 5년에 걸쳐 표백제 생산에 사용되는 염소 알칼리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요. 석면 패킹 등에 대한 금지 조치는 2년 후부터 시행됩니다. 마이클 리건 EPA 청장은 성명에서 “오늘의 금지 조처로 EPA는 마침내 너무나 위험해 이미 50여 개 나라에서 금지된 화학 물질의 문을 닫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석면 사용이 금지되는 조처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요?

기자) 네, EPA는 지난 1989년 석면을 금지하는 조처를 발표했습니다. 석면을 포함한 유해 물질을 규제하는 1976년 ‘독성물질통제법’에 따라 EPA가 금지 조처를 내린 거였습니다. 하지만 1991년 항소법원이 EPA의 권환을 약화시키는 결정을 내리면서 전면 규제에 실패했습니다. 그러다가 2016년 연방 의회가 40년 동안 유지되어 온 독성물질통제법에 새로운 규제 물질을 포함하고 규정을 업그레이드한 ‘화학안전법’을 통과시키면서 석면 규제가 다시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진행자) 석면 가루를 마셔서 목숨을 잃은 미국인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미국에서 매년 4만 명 이상이 석면 관련으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건 청장은 석면 사용을 중단하는 것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암퇴치 노력인 ‘암 문샷(cancer moonshot)’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리건 청장은 “석면은 공중 보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발암 물질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조처는 우리가 모든 미국 가정과 노동자들, 지역 사회를 독성 화학 물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