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은 22일 베이징에서 열린 두 나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가장 긴요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3일 “양측은 한반도 정세와 북 핵 문제와 관련한 협의를 가졌다”며 “김 위원장 사망 이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가장 긴요하다는 데 완전한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회담에는 한국 측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특별대표가 참석했습니다.
양측은 이와 함께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되도록 잠정 중단된 협상을 활성화시키는 데 공동 노력하자고 합의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당초 예상대로라면 이번 주에 베이징에서 3차 미-북 회담이 진행됐어야 했는데 김 위원장 사망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또 김 위원장 사망에 대해 북한 주민들을 위로한다는 담화문 을 발표하고 고 김대중 대통령과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유족들의 조문 방북을 허용한 한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우다웨이 특별대표가 높이 평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23일 국회에 출석해 한반도 안정을 강조한 최근 중국 양제츠 외교부장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오히려 제가 중국 측에 대해서 우리 한국에서는 북한을 자극하거나 할 의사가 없다, 하는 점을 제가 이야기 했습니다.”
두 나라는 6자 수석대표 회담에 이어 오는 27일 서울에서 고위급 전략대화를 갖는다고 한국 외교통상부가 밝혔습니다.
전략대화에는 한국 측에서 박석환 외교통상부 1차관, 그리고 중국은 장즈쥔 외교부 상무부부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합니다.
지난 2008년 이후 해마다 열렸던 전략대화는 특정 현안보다는 한-중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발전 방안과 한반도 관련 협력 방안 등을 포괄적으로 협의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 위원장 사후 첫 전략대화인 만큼 한반도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6자회담 재개를 비롯한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두 나라간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대화에서 한반도 정세 운용과 북한에 대한 대응 문제를 놓고 양측이 어떻게 조율할 지 관심입니다.
한편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이 북 핵 회담을 유지하고싶어한다는 미 언론매체의 보도 내용을 상세히 전하면서 미국과의 양자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의 백악관이 김정은이 공식 후계자로 지명돼 있다고 말했다며, 미국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의 후계구도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23일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소리’ 방송을 인용해 후속 미-북 회담 문제를 계속 다뤄나가기를 원한다는 미 국무부 대변인의 브리핑 답변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또 미 국무부가 대북 영양 지원 문제도 다루길 희망한다는 내용도 전했습니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해 북한이 김정은 체제에서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대규모 지원을 얻어내려고 하고 있고 향후 미-북 대화에도 적극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