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북대표 "미-북대화 다소진전"

24일 베이징에서 미-북 고위급 회담이 이틀째 열린 가운데, 기자들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글린 데이비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과 북한의 3차 고위급 회담이 이틀간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미국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 핵과 대북 영양 지원 문제 등에서 다소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4일 회담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측과 비핵화와 비확산, 인도주의, 인권 문제 등에 대해 진지하고 유용한 대화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I think we made...”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를 포함한 핵심 현안들에서 다소 진전이 있었던 만큼,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 밝힌 내용을 평가하고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과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하는 일이 남아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데이비스 대표는 ‘진전’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정치적 변화 이후 비교적 이른 시일 안에 북한이 미국과 회담을 갖고 모든 의제를 어느 정도 깊이 있게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며 일정한 진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새 지도부가 출범한 뒤 처음 열리는 회담이었지만 북측이 입장을 제시하는 형식과 실질적인 내용 면에서 큰 차이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스 대표는 특히 미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핵화 문제에 대한 입장을 북한 측에 상기시켰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회담은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했다고 데이비스 대표는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의 돌파구가 마련됐냐는 질문에는 그건 너무 나아간 것 같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녹취: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For diplomacy to succeed...”

외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극적인 진전보다는 한발한발 나아가는 모습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겁니다.

데이비스 대표는 후속 회담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다며 북한과 뉴욕채널을 통해 계속 연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과 북한 대표들은 회담이 끝난 뒤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잇따라 만났습니다.

데이비스 대표는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우다웨이 대표와 오찬을 함께 하면서 회담 결과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도 세인트레지스호텔 (국제구락부)에서 우다웨이 대표와 만찬 회동을 갖고 회담 결과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우다웨이 대표는 앞서 23일 베이징을 방문한 일본의 스기야마 신스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만나 6자회담이 이른 시일 내에 재개되기 위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25일 한국을 방문해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는 데 이어 26일에는 일본을 방문해 회담 결과를 설명할 계획입니다.

미국의 소리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