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철-서방 문화에 빠진 북한 고위층'

최근 싱가포르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둘째 아들 김정철의 행적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서방 유명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싱가포르에 온 김정철은 상당히 자유분방한 모습이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둘째 아들이죠, 김정철이 최근 싱가포르에 나타나 관심을 끌었는데요, 평양으로 돌아갔나요?

답)네, 김정철의 모습이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한국과 일본 언론의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됐는데요. 김정철은 이날 싱가포르의 한 공연장에서 세계적인 가수인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관람하고 쇼핑을 한 뒤 다음 날인 15일 평양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김정철은 북한 정권의 후계자인 김정은의 형이 아닙니까. 그가 어떤 모습으로 싱가포르에 나타났는지 궁금합니다.

답)네, 싱가포르에 나타난 김정철은 상당히 자유분방한 모습이었습니다. 올해 30살인 김정철은 검은색 티셔츠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고, 귀에는 피어싱을 하고 있었습니다. 김정철이 구입한 공연 입장권은 3백 달러짜리로 알려졌는데요, 옆자리에 앉은 여성과 함께 환호하는 등 공연을 매우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문)김정철이 귀에 피어싱을 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피어싱이 뭔지 설명해주시죠.

답) 피어싱이란 요즘 한국과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인데요. 쉽게 말해 귀에 구멍을 뚫고 귀걸이를 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아사히-TV’가 촬영한 화면에는 김정철이 바로 이 피어싱을 한 것이 분명히 보였습니다.

문) 앞서 김정철이 여성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고 하는데요, 그 여성이 누구인지 파악됐습니까?

답)김정철과 동행한 여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일본 언론들은 볼이 통통한 이 여성이 김정철의 부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 언론은 이 여성이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을 그대로 빼 닮았다며, 김여정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문)그렇군요. 김정철이 언제 싱가포르에 왔는지 알 수 있을까요?

답)김정철은 지난 주에 싱가포르에 도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아사히-TV는 지난 13일 김정철이 싱가포르의 호텔을 드나드는 모습과 수족관을 관람하는 모습을 공개했는데요. 따라서 김정철은 13일 이전에 싱가포르에 도착해 쇼핑과 관광을 즐기고 14일 공연을 본 것으로 보입니다.

문)김정철이 공연을 보러 올 정도로 싱가포르를 드나드는 이유가 있나요?

답)싱가포르는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데다, 공항에서 입국사증을 바로 발급해준다고 합니다. 따라서 다른 나라 보다는 입국 절차가 쉽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과거 북한의 대외보험총국에서 근무하다 싱가포르를 거쳐 한국으로 망명한 김광진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현지 비자를 줍니다. 비행장에 도착하면 관광비자로 최소 3개월 정도 줍니다.”

문)말이 나온 김에, 김정철의 가족 관계를 좀 소개해주시죠.

답)네, 잘 알려진 대로 김정일 위원장은 아들이 셋이 있는데요, 첫째 김정남은 성혜림과의 사이에서 태어났고요, 김정철은 북송 한인으로 만수대예술단 무용수였던 고영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2남 1녀 중 첫째입니다. 김정철의 친동생이 바로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이고요, 여동생이 김여정 입니다. 그러니까 김정철은 김정은에게는 친형, 그리고 김정남에게는 이복동생이 됩니다.

문) 지난 2001년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큰 아들인 김정남이 일본 도쿄의 디즈니랜드에 가려다 공항에서 적발됐었는데요. 이번에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보기 위해 김정철이 싱가포르까지 간 것을 보면 북한 고위층은 서방의 문화를 상당히 좋아하는 모양이죠?

답)그런 것 같습니다. 우선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자신이 미국 영화를 상당히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김정철은 에릭 클랩튼을 비롯한 서방의 음악과 문화를 상당히 좋아해서, 지난 2006년에도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보기 위해 독일에 간 적이 있습니다.

문)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서방의 문화를 ‘반동적이고 퇴폐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김정철을 비롯한 고위층이 이렇게 서방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답)탈북자들은 그 같은 질문에 대해 한마디로 ‘답답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김광진 씨의 말을 다시 들어보시죠.

“북한에서 답답하죠. 자유도 별로 없고,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비밀 보장도 돼야 하니까, 또 북한에 즐길 문화가 없죠. 대중문화 90%가 김 부자 찬양인데, 좋아할 리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