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북-중 식당, 수입은 북한 몫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중국에서 운영하는 식당의 중국 측 합작 파트너가 수입의 대부분 (80%)을 대북 원조의 일환으로 북한 측에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 북한 식당들이 최근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베이징의 온기홍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중국 측 합작 투자자가 수입 대부분을 북한 측에 보내고 있다는 소식인데, 어느 정도를 보내는가요?

답) 중국 최대 경제 도시인 상하이에 있는 북한 식당인 평양 청류관의 경우 북한과 중국 내 조선족이 운영하는 요식업체가 공동 운영하고 있는데요, 중국 측은 대북 원조의 일환으로 매출의 80%를 북한 측에 보내 주고 있다고 중국 내 유명 인터넷 매체인 `허쉰망’ 사이트가 어제 밝혔습니다. 허쉰망은 중국 측 책임자인 지린성(길림성) 출신 조선족 여성을 인용해, 평양 청류관은 조선족이 대표로 있는 한 요식업체가 전액 투자했고, 중국과 북한 양측이 각각 책임자와 종업원들을 투입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들이 모두 상하이의 평양 청류관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고, 각기 다른 형식으로 투자와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문) 중국 내 북한 식당들은 지난 해 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때 문을 닫았었는데, 현재는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공식 애도기간이 끝난 지난 12월29일부터 중국 내 북한 식당들은 다시 문을 열었는데요, 한 동안 저녁공연을 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선양, 단동 등에 있는 북한 식당들 모두 완전히 정상화 됐습니다. 이를 두고 북한 측이 외화벌이 확대 차원에서 실리 위주의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주재 한국대사관은 지난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한국 국민들에게 북한 식당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었습니다.

문) 중국 내 북한 식당들이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변신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요, 어떻게 바뀌고 있나요?

답) 중국 내 북한 식당들은 몇 해 전 한 차례 정리단계를 거친 뒤 현재 남아 있는 식당들은 적극적인 외화벌이를 위해 건물을 개조할 뿐아니라 직원들의 봉사 방식도 세련되게 바꾸는 등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랴오닝성 선양에 있는 북한 식당인 평양관의 경우 지난 해 외부 리모델링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였습니다. 그러면서 홍보도 강화했습니다. 또 연말연시에는 중국의 분위기에 맞춰 식당 내부장식도 화려하게 꾸미기도 합니다.
종업원들의 태도도 전보다 세련돼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북한 식당만의 특색이기도 한 공연 때도 손님들을 고려해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노래를 줄이는 대신 중국 가요들을 점차 늘리고 있습니다.

문) 얼마 전에는 중국에 초대형 북한 식당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도 있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내 최대 북-중 교역도시인 단동에서 지난 2월16일 평양고려관이 개업식을 갖고 영업에 들어 갔는데요, 평양고려관은 북한의 대표적 호텔인 고려호텔과 중국의 무역회사인 텐다회사가 합작해 설립했는데요, 단동 개발구 압록강변 문화광장에 눈에 잘 띄는 5층짜리 건물을 모두 식당으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평양고려관은 여성 종업원 수만 120 여명이고, 주방 요리사와 관리자 등을 합치면 직원은 모두 200 여명에 달해, 중국 뿐아니라 해외에 있는 북한 식당 가운데 가장 큰 규모입니다. 이들 직원은 모두 북한 인력입니다. 지금까지 중국 내 북한 식당 가운데 가장 큰 곳은 베이징에 있는 평양 옥류관으로 5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습니다.

문)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경우, 외부 활동은 여전히 제한을 받고 있죠?

답) 네. 북한 식당에 근무하는 북한 여성 종업원들은 알려진 대로 집단생활을 하는데요,식당 근처에 있는 숙소에는 TV와 컴퓨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동전화기도 휴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성 종업원들은 1주일에 돌아가면서 하루 쉴 수 있고, 매달 두 차례 책임자를 따라 시내 상점에 가서 물건을 구매합니다. 쉬는 때는 숙소에서 중국어를 공부하거나 책을 본다고 합니다. 베이징 지역에 있는 북한 식당의 여성 종업원들의 경우 1년에 한 두 차례 책임자 인솔 아래 교외 지역에 나가 야유회를 갖기도 합니다. 북한 여성 종업원들은 중국에 나와 통상 3년 정도 근무하는데요, 이 기간에는 북한을 다녀 오지 못합니다.

문) 북한 식당 종업원들 가운데 관광이나 어학 전공자들도 있겠군요?

답) 네.상하이에 있는 북한 식당인 평양청류관의 경우 10명의 북한 여성 종업원이 있는데,이들은 모두 평양대학에서 관광을 전공했다고 중국 인터넷매체 허쉰망이 전했습니다. 평양대학에서 관광을 전공하는 학생은 한 해 300명 가량이고, 3학년 때 중국과 캄보디아, 베트남, 러시아 현지의 북한식당에 파견된다고 합니다. 이들은 북한 식당에서 3년 정도 일한 뒤 귀국해 나머지 1년 과정의 학업을 마칩니다. 이들의 중국어 실력은 처음에는 대부분 간단한 대화만 가능한 초보 수준이었지만 꾸준히 공부해 최근에는 중국인들과 의사 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 상당히 유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