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집권여당 대표 “남-북-러 11월쯤 가스관 사업 협상”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한국의 집권여당 대표가 오는 11월쯤 남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 가스관 사업에 대한 3자간 실무협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 등으로 이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한국과 북한 러시아 3자가 가스관 연결 사업에 대해 11월쯤 협상을 하게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 대표는 30일 한나라당 인천 포럼 등 당 행사 특강을 통해 “가스관 사업이 한국과 러시아 사이에 합의됐고 북한과 러시아 간에도 합의돼 이제 3자 실무자들이 모여 합의하면 남북가스관 사업은 이뤄진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실무협상에 나설 한국측 실무자에 대해선 “한국가스공사나 정부 당국자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가스관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초기부터 은밀하게 추진해 왔고 얼어붙은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대통령께서 건설회사 최고 경영자를 할 때부터 꿈꾸던 사업이 이제 완성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남북관계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수 있습니다”

홍 대표의 이날 발언은 지난 28일 이 대통령과의 조찬회동을 가진 뒤 나온 것으로, 가스관 사업과 관련한 당사국간 물밑접촉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홍 대표의 ‘11월 3자 협상’ 언급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면서도 정부는 가스관 사업에 대해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들은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급적 조기에 이러한 추진에 진전이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원칙적 공감이 있다고 해도 세부사항에 대해선 아직까지 협의가 돼야 할 부분이 많고 그래서 전망을 갖고 확실하게 얘기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천안함 연평도 사태로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풀고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깁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29일 국회 남북관계발전특위에서의 발언입니다.

“이것이 제대로 되려면 남북한의 신뢰가 필요하고 그런 신뢰구축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씀에 동의하구요, 가스관 사업이라는 게 매우 장기적이고 전략적이면서도 미래로 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모든 점들이 고려돼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기간 김 위원장을 수행했던 빅토르 이사예프 러시아 극동 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는 지난 26일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러시아 가스관이 북한 영토를 통과해도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