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북한 기대수명 72.6세"…한국보다 11년 짧아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북한 주민의 기대수명이 한국보다 11년, 미국보다는 6년 정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핵 발병률은 한국보다 9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4개 나라의 보건 의료 상태 등을 조사해 21일 발표한 ‘2021 세계보건통계(World Health Statistics 2021)에서 2019년 기준 북한 주민의 평균 기대수명이 72.6세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WHO가 2016년을 기준으로 추정한 71.9세보다 약간 늘어난 것이며, 83.3세의 한국과 78.5세의 미국과 비교해 각각 11년, 6년 정도 짧은 것입니다.

성별로는 북한 남성의 기대수명이 69.3세, 여성은 75.7세로 추정됐습니다.

전 세계 평균 기대수명은 73.3세로, 2000년의 66.8세보다 6.5년 늘었습니다.

보고서는 저소득 국가들의 아동 사망률과 전염병 감염 건수가 감소한 것이라고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건강수명도 조사됐습니다. 북한은 평균 65세, 한국은 73.1세, 미국은 66.1세로 나타났습니다.

또 북한의 5세 미만 유아 사망자는 1만 7천 명, 2019년 기준 신생아 사망자는 1만 명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북한의 각종 질병의 발병률과 사망률은 한국과 미국 보다 크게 높았습니다.

결핵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513명으로, 한국의 59명 보다 약 9배, 미국의 3명과 비교하면 170배나 높았습니다.

30세에서 70세 사이 북한 주민들 가운데 심혈관 질환이나 만성호흡기 질환, 암과 당뇨는 전체 사망 원인의 23.9%로, 7.3%의 한국, 13.6%의 미국과 비교해 각각 3배와 2배 정도 많았습니다.

소외열대질환 보호가 필요한 북한 주민은 541만 8천 928명으로 추산됐습니다.

한국은 4명, 미국은 1천 158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외열대질환은 주로 열대지방에 만연하는 17개 질병들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의 여러 나라에서 발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9.4명으로, 28.6명의 한국과 16.1명의 미국보다 낮았습니다.

15세 이상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북한이 4.2리터, 한국이 8.5리터, 미국 10리터로 나타났고, 북한의 15세 이상 흡연율은 18.8%로 추정됐습니다.

또 북한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 당 24.2명으로, 8.6명의 한국과 12.7명의 미국보다 각각 2.5배와 2배 정도 높았습니다.

북한의 백신 접종률은 상당히 높았습니다.

생후 12개월의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 접종률이 97%, 홍역은 98%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 기준 북한의 5세 미만 아동의 영양실조 비율은 18.2%로, 2.2%인 한국과 7배 정도 차이를 보였습니다. 또한 5세 미만 비만율은 1.9%로 한국 8.8% 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이밖에 15세에서 29세의 가임기 여성의 빈혈율은 33.9%로 13.5%의 한국보다 2.5배 정도 높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005년부터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에 대한 목표 달성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해마다 회원국들의 기대수명과 질병, 질환에 따른 사망률, 의료 보건 상황 통계를 발표해 오고 있습니다.

올해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 인구 건강과 복지에 큰 위협을 가했다며,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달성 진전에 장애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