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원들, 야스쿠니 참배 잇따라

일본의 보수우익 성향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잇달아 참배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이 합사돼 있는 일본 보수우익의 상징입니다. 자세한 소식을 도쿄를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문)최근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참배가 이어지고 있다고요?

답)네 그렇습니다. 지난 20일 일본 여야 국회의원 81명이 대거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한 데 이어 어제(23일)는 제1 야당인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 총재와 오시마 다다모리 부총재 등 지도부가 일제히 야스쿠니를 참배했습니다.

이번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이들은 일본의 초당파 의원 모임인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인데요, 하타 유이치로 참의원 국회대책위원장 등 집권 민주당 소속 정치인도 상당수 포함돼 있습니다. 일본 보수우익 성향의 의원들은 매년 봄에 춘계대제라는 명목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데요, 이번이 역대 의원의 집단참배 가운데 참석 규모가 가장 컸습니다.

문)야스쿠니 신사는 2차 세계대전 전범의 위패가 함께 합사된 곳 아닙니까?

답)네 지적하신대로 야스쿠니 신사는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 14명의 위패가 합사돼 있는 곳입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도쿄 한복판에 있는 일본 왕궁 근처에 있는 신사인데요, 일본에서 규모가 가장 큽니다. 일본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일본 보수우익들은 해마다 정기적으로 이곳을 찾아 참배를 하고 있어 일본 보수우익의 심장으로도 여겨지고 있습니다.

문)김 기자, 그런데 한국 중국 등 주변국들은 총리나 정치인 등 공인들의 야스쿠니 참배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네 지적하신대로 국가 공인들의 야스쿠니 참배는 주변국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1985년에 나카소네 총리가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공식 참배한 이후, 2000년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 2001년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등 비중 있는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고이즈미 총리 시절에는 한국과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한 때 일본과의 외교관계가 험악한 지경으로 치닫기도 했습니다.

2009년 민주당으로 정권교체된 이후에는 총리가 공식 참배를 하지 않고 있는데요, 올해 춘계대제 때는 일부 각료를 포함해 어느 때보다 많은 의원들이 야스쿠니를 다녀갔습니다.

문)일본 정치인들이 주변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굳이 참배를 강행하는 의도가 뭡니까?

답)네 일본 우익성향의 정치인들은 지금도 제2차 세계대전은 일본이 아시아 국가를 서구 제국주의로부터 방어하고, 일본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도조 히데키 등 전쟁을 일으킨 자들이 군사재판에서 전범 판결을 받았지만 이는 승전국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패전국을 단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말 시대착오적인 역사인식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데요. 문제는 최근 들어 이같은 퇴행적 역사 인식에 공감하는 우익의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 내에서는 오랜 경기침체로 인해 일본의 국제적 위상이 많이 실추된 데다 지난 해 동일본 대지진 이후 상황이 더 악화되면서 이같은 보수우익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게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