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원유유출로 미국 남부 해양 유물도 피해

  • 최원기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해양 오염은 물론이고 바다 속 유물과 미국 남부 플로리다 주의 경제적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멕시코만 원유 유출 여파를 최원기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가 두 달 보름째 계속되고 있는데요, 현재 상황부터 전해 주시죠.

답)네,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가 75일 이상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를 낸 BP사는 사태 수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사태가 계속되면서 해양 오염은 물론 해양 유물과 인근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바다에 원유가 쏟아지고 있으니 오염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해양 유물이 파괴된다는 것은 무슨 얘기인가요?

답)네, 사고가 난 멕시코만은 과거 해적은 물론이고 전쟁과 태풍으로 인해 선박들이 많이 가라앉아 있는 곳입니다. 일종의 해양 고고학 박물관으로 볼 수도 있는 그런 곳인데요. 이번에 엄청난 원유가 유출되면서 그런 귀중한 해양 유물이 원유에 뒤덮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멕시코만 일대에 어떤 해양 유물이 있는지요.

답)가장 구체적인 사례는 ‘미카 랙’과 ‘마르디 그라스 랙’이라는 선박 유물을 꼽을 수 있습니다. 미카 랙은 1850년대 침몰한 선박 유물인데요, 수심 2천5백 피트 바다 속에 가라 앉아 있습니다. 또 ‘마르디 그라스 랙’은 2002년에 발견된 목조 선박 유물인데요, 현재 수심 4천 피트 바다 속에 가라 앉아 있습니다. 이밖에 이 곳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 잠수함, 그리고 미국의 항공모함 등이 가라 앉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잠수부들이 바다 속에 들어가 이런 해양 유물이 어느 정도 피해를 입었는지, 파악하면 되지 않을까요?

답)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금 말씀 하신 대로 잠수부들이 바다 속에 들어가 해양 유물을 살펴봐야 하는데요. 문제는 이런 해양 유물이 원유 유출 사태가 발생한 지점으로부터 20마일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 당국은 안전을 우려해 이 지역에 대한 잠수 활동을 금지하고 있어, 피해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당히 딱한 상황이군요. 그런데 사고를 낸BP사가 원유로 오염된 바다에 ‘기름 먹는 고래’를 투입하기로 했다면서요?

답)네, 실제 고래는 아니고 별명이 ‘기름 먹는 고래’인데요. 해양 오염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 지면서 BP사는 세계 최대의 기름 제거 선박인 ‘어 웨일(A WHALE)’호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너비는 축구장 3배, 높이는 10 층 건물 규모의 이 대형 선박은 하루 50만 배럴의 해양 오염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루빨리 이 ‘기름 먹는 고래’가 투입돼 기름으로 오염된 바다를 깨끗이 청소했으면 좋겠군요. 그런데 이번 사고로 플로리다 주민들의 피해도 갈수록 커가고 있다지요?

답)그렇습니다. 원래 플로리다 주는 미국 남부 지역 최고의 여름 휴양지입니다. 통계를 보면 매년 약 8천만 명의 미국인들이 플로리다 주 백사장을 찾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원유 유출 사태가 터지면서 관광 예약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2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20억 달러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한 관광업계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 관계자는 최근 언론에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가 집중 보도되면서 호텔 예약이 20분만에 25%가 취소됐다고 말했습니다.”

)관광업계 뿐아니라 해산물 등 어업 피해도 만만치 않다면서요?

답)네, 멕시코만은 원래 새우, 게, 굴 등 해산물이 많이 잡히는 어업 중심지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고로 새우 가격은 40% 이상 올랐고, 게와 바다 가재의 가격도 적잖이 올랐다고 합니다.

)사고를 낸BP사는 보상금을 대느라 고심하고 있다지요?

답)네, 이번 사고의 피해 규모가 수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면서, 사고를 낸BP사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고 수습 비용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습니다. 현재BP사는 바다에 퍼지는 기름띠를 막는 데만 하루 6백만 달러를 쓰고 있는데요. 여기에 미국 정부와 피해 주민들에 대한 손해배상 등을 합치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가 일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요?

답)네, BP사는 최근 일본의 미쓰이 물산에 1억 달러를 내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미쓰이 물산이 사고가 난 해저 유전 사업의 지분 10%를 갖고 있기 때문에, 주주로써 책임을 지라는 얘기입니다.

지금까지 000기자와 함께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 여파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는 소식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