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S 보고서, '북한, 제2의 연평도 도발 가능성'

북한 포격 당시 연평도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재래식 제한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병력과 무기 수 등 양적인 면에서는 한국에 앞서도 질적으로는 뒤지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한국에 대해 연평도 포격과 같은 ‘재래식 제한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주장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한국의 군사력 균형’이란 제목의 이 보고서에서, 북한이 전면전 보다는 한국 내 특정한 목표를 겨냥한 제한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미 국방부에서 정보 업무를 담당했던 앤서니 코즈먼 연구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북한이 서해의 섬이나 비무장지대(DMZ) 일대를 점령하려 할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이 서울 인근에 대규모 포격을 가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이 권력 세습이나 주민들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도발을 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도발에 맞서 한국이 반격할 경우 자칫 사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도 뜻하지 않게 휘말려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이미 영변 핵 시설에서 원자폭탄 4개에서 13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두 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데 이어 지난 해 말에는 2천 여 개의 원심분리기 등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밖에 북한이 6백에서 8백 기의 단거리 미사일을 휴전선 인근과 후방에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정거리 1천 킬로미터인 노동미사일의 경우 아직 개발 단계여서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러시아 미사일을 모방한 ‘무수단’ 대륙간 탄도탄을 갖고 있지만 지금까지 단거리 시험만 실시했을 뿐 아직 실전 배치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과 관련, 북한 군은 한국 군에 비해 양적으로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뒤진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은 3천7백 대의 탱크를 갖고 있지만 한국은 2천4백대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보고서는 한국의 탱크가 북한 탱크보다 화력과 기동성 면에서 우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군력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북한은 모두 6백20대의 전투기를 갖고 있지만 이 중 현대적인 전투기는 미그-29기 35대에 불과합니다. 반면 한국은 최신예 F-15K 전투가 59대와 1백64대의 F-16 전투기를 확보하고 있고, 60대의 공격용 헬리콥터도 갖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현대전에서는 정보와 통신, 지휘체계가 핵심’ 이라며 북한은 병력과 무기의 숫자는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한국에 뒤진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