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대북지원, 모니터링 먼저 구축"

29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과 합의한 대북 영양 지원과 관련, 지원에 앞서 분배감시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의 고위 관리는 대북 영양 지원은 어린이와 임산부에 초점을 맞춰 1년 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9일 미국은 북한과 합의한 24만t 영양 지원에 앞서 북한과 분배감시 체제에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대북 지원과 관련해 북한 당국의 전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의원들의 질문에 이 같이 밝혔습니다.

[녹취: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We have to reach an agreement on…

대북 지원이 이뤄지기에 앞서 미국은 지원 식량이 의도한 수혜계층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북한과 분배감시 체제에 대한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것입니다.

클린턴 장관은 미국은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해 여러 차례 평가 조사를 실시했다며, 북한 내 여성과 어린이 등 가장 취약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24만t의 영양 지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그러면서 미국의 지원이 올바로 사용되도록 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미국의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의 고위 관리는 29일 앞으로 12개월 동안 매달 2만 t의 영양 지원 제공 방안을 북한 측에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리는 5~6살 미만 어린이와 임산부 등 만성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 취약계층이 주요 지원대상이라며, 옥수수 콩 혼합물과 식물성 기름, 영양강화식품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 국무부는 29일 발표한 성명에서 24만t 규모의 대북 영양 지원 계획에 관한 세부 행정사항들을 확정하기 위해 북한과 빠른 시일 안에 만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추가 지원에 관해서는 북한의 식량 수요를 토대로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이날 3차 미-북 고위급 회담의 합의사항을 동시에 발표하면서 비핵화 사전조치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요구대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영변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미-북 고위급 회담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결실있는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미국은 기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6자회담이 재개되면 대북 제재 해제와 경수로 제공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국무부 고위 관리는 6자회담 재개까지는 여러 걸림돌이 있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관리는 이번 미-북간 합의는 6자회담 재개로 가는 문을 연 것에 불과하다며, 북한이 합의사항들을 제대로 지키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북 제재와 관련해 미국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겨냥한 게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은 북한과 문화, 교육, 체육 분야에서 인적교류를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연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