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월부터 대규모 대북 원조'

중국 단둥에서 지원식량을 싣고 북한으로 향하는 트럭 (자료사진)

중국이 2월 하순부터 북한에 대한 대규모 무상원조를 시작했다고, 한국 코트라가 밝혔습니다. 미화 9천5백만 달러 이상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대규모 무상원조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의 무역투자진흥기관인 코트라는 29일 현지 언론 보도들과 관계자 면담 등을 종합해 작성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2월 하순부터 북한에 대한 대규모 무상원조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원조물품에는 식량과 건축자재 등이 포함됐으며, 전체 규모는 중국 돈 약 6억 위안, 미화 9천5백만 달러 이상인 것으로 코트라는 추정했습니다.

코트라는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최소 20만t 의 식량 지원을 희망했다며, 중국 돈 6억 위안은 약 15만t의 쌀이나 26만5천t의 옥수수를 살 수 있는 금액이라고 밝혔습니다.

코트라는 중국의 대북 식량 원조는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자체 원조와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 WFP 과 같은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 두 가지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원조는 WFP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

계속해서 이연철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중국은 북한에 대한 최대 원조국이지만 실제 지원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지난 2월에 대규모 대북 지원이 시작됐다는 것은 어떻게 파악된 건가요?

답) 네, 앞서 전해드린 대로 한국 정부의 무역투자진흥기관인 코트라의 중국 광저우무역관이 중국 현지 언론 보도와 관계자 면담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파악된 내용입니다.

이보다 앞서 한국의 ‘KBS 방송’은 지난 3월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최근 북-중 국경을 통과하는 육로와 철로를 통해 쌀과 옥수수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매년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대북 지원과는 별도로 김정일 사후 북한체제 안정을 위한 특별지원 성격인 것으로 안다며, 중국 쪽이 정확한 지원 규모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대략 20만t 정도의 쌀과 옥수수 등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습니다.

문) 중국은 지난 해 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 북한에 대규모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이번 원조와 관련이 있는 것인가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의 관련 결정이 실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1월 말 일본 `도쿄신문’이 중국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 직후 북한에 식량 50만t과 원유 25만t 등 대규모 지원을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북한 측과 식량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고 공개리에 밝히기도 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2월 말 중국 외교부는 고위 관리가 북한을 방문해 식량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고 발표했는데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중국 외교부 홍레이 대변인의 발표를 들어보시죠.

[녹취: 홍레이 대변인]

홍레이 대변인은 북한이 일시적인 곤란을 극복하는데 중국의 지원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관련국들과 국제사회가 북한에 도움을 주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이어 3월 중순에는 류웨이민 외교부 대변인이 대북 식량 원조에 대한 언론 보도들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는데요, 이는 식량 지원이 진행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코트라는 풀이했습니다.

문) 하지만,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줄어든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답) 그렇습니다. 당초 중국은 식량 50만t과 원유 25만t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코트라에 따르면, 원유는 제외됐고요, 식량의 경우 쌀로 환산하면 약 15만 t, 그리고 가격이 가장 싼 옥수수로 하더라도 26만5천t 밖에 안 돼 당초 알려진 규모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문) 하지만 코트라는 실제 대북 원조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지요. 무슨 얘기인가요?

답) 네, 일반 중국시장에서 판매되는 식량에 비해 단둥을 비롯한 북-중 접경도시의 식량은 품질이 훨씬 떨어지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실제로 북한에 제공되는 식량은 그 보다 더 많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코트라는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단둥에서 신의주로 수출되는 쌀 도매가를 기준으로 하면, 중국 돈 6억 위안으로 17만1천t의 쌀을 살 수 있기 때문에, 2만t 이상 대북 원조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식량을 지원할 경우 그렇게 된다는 말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단둥에는 중국 각 지역으로부터 오래된 쌀과 밀가루 등이 모여드는데요, 이런 오래된 식량들은 중국 내 시장으로 가지 않고 매우 낮은 가격에 북한에 팔리고 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단둥의 한 무역관계자는 오래된 쌀과 밀가루 등 식량 거래가 북한에는 환영할 일이라며, 북한 주민들은 먹는 것을 가리지 않고 배만 부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코트라는 중국의 대북 식량 원조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것은 밀가루라며, 밀가루 가격이 쌀 보다 훨씬 싼 데다 먹는 방법도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중국의 대북 지원 식량이 어떻게 북한으로 운반되는지도 궁금한데요?

답) 네, 코트라는 대북 지원 식량이 주로 육상과 해상으로 운송된다고 밝혔습니다. 육상 운송의 경우 보통 화물차를 이용하거나 화물기차를 이용해 단둥역에서 북한으로 식량이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해상 운송의 경우 대체로 다롄에서 북한 남포항으로 운송된다고 합니다.

문) 끝으로, 코트라는 최근 중국의 대북 식량 원조 방법에 변화가 있다고 밝혔다고요, 무슨 얘기입니까?

답) 네, 이번 중국의 대북 지원은 예외지만, 최근들어 중국의 대북 원조는 자체 원조 보다는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 WFP 같은 국제기구에 위탁하는 추세라는 것입니다. 코트라는 또 중국이 여전히 대북 식량 원조 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대부분 저가 판매와 민간교류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완전한 무상원조의 비중은 크지 않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