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수로 사업을 위한 주요 원자로 부품들이 미 북동부 뉴햄프셔 주 피즈 국제무역항의 한 창고에서 지난 6월부터 몇 주에 걸쳐 폐기됐다고 이 지역에서 발행되는 ‘포츠머스 헤럴드’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미 원자로 공급업체인 웨스팅하우스의 스콧 쇼 대변인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쇼 대변인은 이번에 폐기된 부품들은 한국전력공사 소유로 그 동안 전혀 사용되지 않은 채 보관돼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부품들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를 통해 북한 경수로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었다고 쇼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경수로 건설 특별 기술고문을 맡았던 재미 과학자 최한권 박사는 18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네바 합의 직후 경수로 사업 초기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96년 당시 한전이 주 계약자로서 주요 부품에 대한 해외발주가 있었구요. 그 때 당시에 두산중공업이 주요 부품 제작의 중심이 되고 일본의 미쓰비시라든지 히타치, 도시바, 그리고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같은 데서 부품들에 대한 발주에 참여했었구요.”
당시 웨스팅하우스가 제작한 부품은 원자로 냉각펌프와 원자로 내부구조물 등이었습니다.
웨스팅하우스의 쇼 대변인은 이 두 종류의 부품 모두 이번에 폐기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원전 부품 해체 작업은 철 폐기 전문업체 ‘솔로몬 메탈스’가 맡았습니다. 솔로먼 메탈스 측은 5명의 인부가 거대한 스테인리스 강을 잘게 절단하는 데 한 달이 걸렸다며, 해체된 부품들은 녹여서 재활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의 경수로 사업은 1994년 미-북간 제네바 합의에 따라 1백만 kw급 경수로 2기를 북한에 제공하기로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1997년 착공됐지만 2002년 제2차 북 핵 위기가 불거지면서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2006년 12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로부터 원전 기자재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았지만 처분을 하지 못해 매년 막대한 보관료를 지출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