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과 AI 2

AI를 사용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일러스트레이션

진행자) 미국인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미국, 미국 속으로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알아볼까요?

기자) 이번 시간에는 미국인들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인공지능(AI)에 고민을 털어놓거나 감정적으로 의지하는 미국인들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미국인들이 AI에게 개인적인 고민을 이야기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퓨리서치센터가 2026년 2월 미국 성인 5천119명을 조사한 결과, 10%가 AI 챗봇을 정서적 지원이나 조언을 얻는 데 사용한다고 답했습니다. AI를 말벗이나 동반자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응답도 4%였습니다. 아직 소수이지만 AI가 정보 제공을 넘어 개인적인 대화 상대가 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진행자) 왜 사람 대신 AI에게 고민을 털어놓을까요?

기자) 네. AI는 시간과 관계없이 바로 대답하고 예약도 필요 없습니다. 사람에게 말하기 민망한 고민도 비교적 부담 없이 적을 수 있습니다. 미국심리학회(APA)는 비용과 접근성,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는 부담 등이 사람들이 AI를 찾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언제든 답한다’는 것과 ‘정확하고 안전한 답을 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진행자) 실제 심리 상담 현장에서도 이런 변화가 보입니까?

기자) 네. APA가 올해 미국의 면허를 가진 심리학자 1천200여 명을 조사했는데, 4분의 3 이상이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AI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일부는 AI에게 정서적 도움을 받거나 자신의 상태와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고 하는데요. 상담실 밖에서 AI와 나눈 대화가 다시 상담실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셈입니다.

진행자) AI가 내 말을 잘 이해하고 공감해 준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럴 수 있습니다. AI는 사용자의 말에 즉시 반응하고 공감하는 듯한 문장을 만들며 대화를 계속 이어갑니다. 하지만 AI가 실제로 감정을 느끼거나 사용자의 삶을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APA는 AI가 언어 패턴을 바탕으로 답을 생성하는 것이지 정신 건강 전문가처럼 개인의 전체 상황을 임상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진행자) 오히려 사용자의 말에 지나치게 맞장구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겠죠?

기자) 맞습니다. 사용자의 생각이 잘못됐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도 AI가 계속 동조하면 그 생각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APA 조사에서 심리학자의 97%는 챗봇이 부정적인 행동이나 왜곡된 믿음을 의도치 않게 강화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기분을 좋게 해주는 답과 실제로 도움이 되는 답은 같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진행자) 특히 청소년에게는 AI 친구 문제가 더 민감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커먼센스미디어가 2025년 미국 13세에서 17세 청소년을 조사한 결과, 약 4명 중 3명이 AI 동반자를 이용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여기서 AI 동반자는 단순한 숙제 도우미가 아니라 친구나 캐릭터처럼 지속적으로 대화하도록 만들어진 서비스인데요. 절반가량은 최소한 한 달에 몇 차례 이용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AI를 실제 사람보다 더 편하게 느끼는 청소년도 있나요?

기자) 네, AI 동반자를 이용한 청소년 가운데 3분의 1은 진지한 대화를 할 때 사람 대신 AI를 선택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약 4분의 1은 개인정보를 AI에게 공유했다고 답했습니다. 물론 많은 청소년은 AI를 오락이나 호기심의 대상으로 이용합니다. 하지만 일부에게 AI가 매우 개인적인 대화 상대가 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진행자) AI 친구와 사람 친구는 어떤 점에서 다를까요?

기자)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고 상대의 감정을 살피며 때로는 불편한 대화도 견뎌야 합니다. 반면 AI는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입력에 반응하는 서비스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답을 다시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AI와 대화하면서 친밀감을 느낄 수는 있어도 그것을 실제 인간관계와 같은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진행자)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면 개인정보 문제도 생길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가족 갈등, 직장 문제, 건강 상태, 돈 문제처럼 다른 사람에게 쉽게 말하지 않을 내용을 AI에게 입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가 친구처럼 느껴지더라도 실제로는 기업이 운영하는 디지털 서비스입니다. 서비스마다 데이터 보관과 이용 정책도 다릅니다. 따라서 주민번호나 계좌 정보는 물론이고 건강·직장·가족과 관련된 민감한 정보도 입력하기 전에 신중해야 합니다.

진행자) 또 AI가 틀린 말을 해도 상당히 자신 있게 대답한다는 문제가 있죠?

기자) 맞습니다. 생성형 AI는 존재하지 않는 자료나 잘못된 사실을 실제처럼 제시할 수 있습니다. 특히 건강, 법률, 돈처럼 잘못된 정보의 피해가 큰 분야에서는 AI 답변을 최종 판단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답이 자연스럽고 구체적이라고 해서 정확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AI를 일상에서 어떻게 이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기자) AI를 ‘대신 판단해 주는 존재’보다 ‘생각을 돕는 도구’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거나 전문가에게 물어볼 질문을 준비하고, 여러 선택지를 비교하는 데는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건강이나 정신 건강, 법률, 재정처럼 중요한 결정에서는 AI를 보조도구로만 사용하고 사람인 전문가의 판단을 함께 구해야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AI에 고민을 털어놓거나 의지하는 미국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