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금]  막을 내린 대선후보 공개토론회, 여론 반응과 전문가 진단 - 2004-10-14

미국내 시사 동향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그 동안 많은 미국인들을 텔레비젼 앞으로 끌어모았던 대선 후보들의 공개 토론회가 13일 3차 토론을 끝으로 모두 막을 내렸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이날 토론 결과에 대한 여론의 반응과 전문가들의 견해를 진단해 보겠습니다.

문: 3차 토론은 주로 국내 정책에 촛점이 맞춰졌는데요. 주로 어떤 현안들이 거론됐습니까?

답: 이미 예견됐듯이 일자리와 세제 정책, 의료 복지에서부터 동성연애자 결혼 금지 논란, 낙태, 종교적 신념등 사회적 이슈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쟁점들을 놓고 서로 공방을 벌였습니다. 케리 후보는 부시 행정부의 증가하는 적자문제와 의료보험 가입자 감소 등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통계와 자료들을 근거로 자주 공격을 가했고, 부시 대통령은 케리 후보의 과거 일관성 없는 상원 투표기록들을 근거로 언행일치 부재와 세금을 인상시키는 진보주의자로 묘사하며 맞공세를 펼쳤습니다.

문: 이날 토론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각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가 약간 더 우세했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난 1차 토론회때와 같이 현격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고, 무승부였다는 응답도 많았고 일부 전문가들은 부시의 손을 들어주기도했습니다 .

토론 직후 CNN과 USA Today 가 유권자들을 상대로 공동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케리 후보가 잘했다는 응답은 53 퍼센트, 부시 대통령은 39퍼센트를 얻었습니다. CBS 방송 조사에서는 케리 39 퍼센트, 부시 25 퍼센트, 무승부 36 퍼센트, ABC 방송의 경우는 케리 42퍼센트, 부시 41 퍼센트로 백중세를 보였습니다.

문: 정치 평론가들은 어떤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까?

답: 무승부였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부시 대통령의 경우는 지난 1차 토론회의 불안한 모습에서 탈피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질문에 답변했다는 평가를 얻었고 케리 후보 역시 세 차례의 토론에서 모두 안정되고 일관된 자세를 보여줬기 때문에 아쉬울 것이 없는 한 판이었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정책에 대한 공약과 이에 대한 예산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상대공격과 자신의 포부에 시간을 할애해 논쟁다운 논쟁을 펼치지 못했다는 혹평도 받았습니다.

NBC 일요 시사 방송 ‘언론과의 만남’의 진행자인 팀 러서트는 토론 초반 테러와 안보이슈에 관한 질문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기선을 제압하며 선전을 펼쳤지만 이후 국내 정책으로 이슈가 전환되면서 케리후보의 공격이 시작됐고 부시 대통령은 방어적 자세에 급급해 자신의 집권 2기에 대한 큰 그림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양측의 선거진영은 이날 토론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답: 부시 선거본부의 수석 참모인 카렌 휴즈는 케리후보가 정책 계획이 없음이 명백히 드러난 한 판이었다며 케리는 상대에 대한 불평만 늘어놓았다고 폄하했습니다. 반면 케리 선거본부의 참모장인 메리 메스 카힐은 부시에게 괴로운 밤이었을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제시한 자료와 통계에 대해 상대는 인정하지 않고 앞으로 국가를 어떻게 이끌것이란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문: 선거일이 이제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시와 케리 양측이 백중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앞으로 두 후보가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입니까?

답: 양측 모두 10 여곳의 ‘Swing State’ 즉 접전지역에서 마지막 총공세를 펼칠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선거인단 배정수가 높은 지역, 예를들어 21명의 펠실베니아, 20명의 오하이오, 그리고 27명을 보유한 플로리다주에 집중적인 TV 광고와 유세전이 펼쳐질것으로 보입니다.

미 언론들은 유권자들의 성향을 비율로 나눴을 때 보통 2대 1정도로 보수층이 우세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동안 케리후보의 우유부단함을 적극 공략해 지지율 상승에 성공했던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는 3차 토론회에서도 거론했듯이, 자신을 미 정치계의 주류로 주장하며 케리후보를 위험한 진보주의자로 각인시키는 켐페인을 펼칠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민주당은 대선 후보 토론회를 통해 그동안 케리 후보에게 부정적이었던 이미지가 사라지고 지지율 상승에 성공했다고 보고, 앞으로는 중산층과 여성표 확보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민주당은 특히 남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현재 부시 대통령이 케리후보 보다 10 퍼센트 앞서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여성 유권자의 지지확보가 관건이라고 보고, 혀재 안보 문제 때문에 지지를 주저하고 있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 즉 30대에서 50대의 기혼 여성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공략을 펼칠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