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 남북 경추위 5차 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관한 입장 처음 밝혀 - 2003-05-20

북한은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제5차 남북 경제협력 추진 위원회 첫날 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만일 남한이 북한과 계속 대치한다면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측은 그와 동시에 남북간 경제 협력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했습니다.

북한은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 경제협력 추진위원회 5차 회의에서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처음으로 드러냈습니다.

박창련 북한측 단장은 기조발언에서 “남측이 핵 문제에 추가적인 조치라면서 대결 방향으로 간다면 북남 관계는 영(零)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남쪽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박창련 단장은 “남측이 한미공동성명에서 쌍방간의 경제협조도 핵 문제의 해결 정도에 따라 조절하고, 공동성명 발표 후 이제 북이 하자는 대로만 따라가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은 6.15공동선언의 근본정신에 배치 되는 신의 없는 태도"라면서 “이런 남측의 처사는 미국의 군사.경제적 압살 정책에 적극 편승한 온당치 못한 행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미국의 조지 부쉬 대통령은 지난 주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의하고, 북핵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할 것이지만,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비난하면서도 남북간 경제협력은 계속 이어가야만 한다는 의지를 강력히 밝혔습니다.

박창련 북측 단장은 "현실은 6.15공동선언 이행에 대한 입장부터 다시금 명백히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 쌍방은 그 누가 뭐라고 하든, 주변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우리 민족끼리 공조하여 화해와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박 단장은 "쌍방이 경제협력사업에서 신의를 지켜 나가는 것은 서로의 오해와 불신을 가시고 신뢰를 두터이 하는 데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면서 "경제 협력 사업에서 신의를 지키는 것은 민족공동의 이익과 번영을 위한 근본입장과 태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북핵문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식량분배의 투명성이 확보될 경우 쌀 지원을 포함한 경협 현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입장을 북한측에 전달했습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은 20일 평양 양각도 국제호텔에서 열린 제5차 남북경제 협력추진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남북간 경제협력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북한 핵 문제가 악화되지 않아야 한다"며 핵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20일 북핵 문제는 평등.공정성의 원칙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미국이 대북 ‘핵압박’을 강화할 경우 한반도에서 전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국제적 압박소동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는 대신 국제적 압박 소동에 매달리는 것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할 뿐”이라며 “미국이 우리에게 핵 압박과 군사적 공갈을 계속 강화한다면 전쟁은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의 평양방송도 “미국이 이제라도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대화자세를 가진다면 핵문제를 비롯한 조미 현안 문제들이 풀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핵 위기 해소를 위해서는 먼저 미국이 대 북한 적대시 정책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