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평양을 방문하는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방북에 앞서 7일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미•북 양자대화의 의제와 앞으로의 대응 방향 등을 최종 점검했습니다. 미-한 양측은 예상되는 북한의 대응을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규환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지난 6일 서울에 도착한 보즈워스 대북 특사는 7일 외교통상부를 방문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한 데 이어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미-북 대화 의제와 논의 방향에 대해 집중 협의했습니다.
보즈워스 특사는 이어 청와대를 방문해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을 만나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즈워스 특사와 위성락 본부장은 이번 미-북 대화에서 북한에 6자회담 복귀와 9•19 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협정 논의에 대해서는 미-북 사이에 논의할 사항이 아니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즈워스 특사가 방북 전 한국에 들른 것은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위성락 본부장은 “보즈워스 특사의 이번 일정이 한국을 거치는 것은 한-미가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한국민들과 다른 관계국들에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보즈워스 특사도 “한국에 온 것이 우연이 아니다”라고 동의를 표시하며 한-미 간 북 핵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음을 재확인했습니다.
보즈워스 특사와 성 김 6자회담 수석대표 등 미국 대표단 5명은 8일 오전 10시께 2박3일 일정으로 오산 공군기지에서 전용기 편으로 방북길에 오를 예정입니다. 북한 측 대화 상대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예방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관측통들은 6자회담 재개와 9.19 공동성명 이행과 관련한 미-북 간 입장차가 커 보즈워스 특사의 이번 방북에서 돌파구가 마련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의 문태영 대변인은 미-북 양측이 서로 보따리를 풀어놓고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협상이 없다고 얘기를 했을지 모르겠지만 가서 하여튼 북한 얘기를 들어보고 자기네들이 가지고 간 보따리를 풀어놓고 서로 보따리를 풀어놓고 얘기를 하는 거겠죠.”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양자대화에서 미-북 양측의 관계정상화 문제가 논의될지 여부에 대해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겠다고 하면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 논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자체로서 제안되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연락사무소 설치는 관계정상화와 관계된 사안인 만큼 협상 목표를 먼저 얘기하고 진전이 있을 경우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즈워스 특사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가는지 여부도 관심거리입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보즈워스 특사의 친서 소지 여부에 대해 미 행정부 내에서 최근까지 깊이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친서 소지 여부는 현재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업무를 지원하는 전문가 그룹이 9일부터 11일까지 서울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 입니다.
“그것을 이 자리에서 얘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방한할 예정입니다. 그 정도만 컨폼 해드리겠습니다.”
안보리 제재위 전문가 그룹의 한국 방문은 지난 10월 한국 정부가 북한과 관련된 컨테이너 4개를 압수한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