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 위한 국제 대안학교 개교

탈북 청소년을 위한 국제 대안학교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한국 내 민간단체가 미국 기독교단체와 손잡고 설립한 이 학교는 한국 정부로부터 교육을 받지 못한 20살 이상 탈북자들을 가르치는 한편, 영어와 제2 외국어 등 국제화 교육 프로그램을 무료로 지원할 계획인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두리하나 국제학교'가 지난 11일 서울 두리하나교회에서 개교식을 가졌습니다.

탈북자 구출활동을 벌여온 기독교 민간단체인 두리하나가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기독교학교들의 모임인 ACSI(Association of Christian Schools International)와 손잡고 설립한 이 학교는 탈북 청소년을 위한 국내 최초의 국제 대안학교입니다.

두리하나 천기원 목사는 "한국 정부의 탈북 청소년 교육지원은 만 19살 이하 아이들에게만 해당돼 20살 이상의 3천5백 명의 탈북자들이 사실상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이들을 포함해 탈북 청소년에게 올바른 정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천 목사는 이어 "ACSI와 미국이나 캐나다 등지에 있는 협력교회들과 연계해 탈북 청소년들을 미래의 통일 지도자로 양성할 수 있도록 국제화 교육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대안학교들도 여럿 있지만 통일을 대비한 지도자를 키우기 위해 국제학교를 만들었구요. 미국의 ACSI와 연대해서, 이 과정을 졸업하게 되면 대학까지 학력을 인정하므로 앞으로 국제감각을 가진 리더로 키우기 위해 개학을 하게 됐습니다. "

두리하나 국제학교에선 15살에서 26살 학생 20명이 전임교사 5명과 자원봉사 교사 6명의 지도를 받게 되며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됩니다.

학교 측은 중국 등 제 3국에서 부모 없이 떠도는 탈북 고아와 청소년들을 최대 2백 명까지 수용할 예정입니다.

교육 과정은 1주일에 49시간씩 진행되며 영어, 수학 등 정규 교과 과정과 자본주의와 문화 체험 학습 등 사회 적응 교육으로 나눠 운영됩니다.

또 1주일에 20시간씩 원어민 교사 2명을 비롯해 전문 강사진으로부터 기보부터 단계별로 영어를 배우는 한편, 중국어 등 제2외국어도 배우게 됩니다. 두리하나 국제학교 윤동주 교무실장입니다.

"기초 회화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 유학한 선생님들이 기초 수업을 해주고, 원어민 선생님들은 따로 배정이 돼 있구요. 북한에서 온 친구들의 경우 전혀 기초가 안돼 있어, 기초회화, 문법, 원어민 영어까지 다 수준별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배울 때 중요하니깐요."

국제화 교육의 일환으로 ACSI에 가입한 전세계 1백60여 국, 5천5백여 개 학교와 교환학생 협정을 맺고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제공됩니다.

이밖에 남북한 언어 차이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위해 한국말을 가르치는 한편, 심리치료와 특기 적성교육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개교식에는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과 김동성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과 민간단체 관계자 등 1백50 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