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법원 신설…사법권과 입법권 분리 의미

상원의원이 대법관을 겸직해온 영국의 오랜 전통이 막을 내렸습니다. 신설 대법원이 미국 대법원의 경우처럼 위헌 판결 권한을 갖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사법부가 입법부와 완전히 분리됐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찬성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영국 사법체계가 어떤 변화를 겪는지 들여다 보겠습니다.

영국 대법관 11명이 새로 마련된 대법원 청사에 입주하는 의식을 개최했습니다.

"I now invite your Lordship to take…"

영국의 새 대법원 청사는 수도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성당 인근 의회광장에 들어섰습니다. 광장 맞은편에는 그 동안 대법원을 겸직하던 법률 귀족 법원이 소속된 상원 건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휴 탐린슨 변호사는 새로운 대법원 시대가 열린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Many people were confused in the old days…"

탐린슨 변호사는 그 동안 상원이 사법기관인지 입법기관인지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번 개혁으로 그 같은 의문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법권의 독립을 강화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는 설명입니다.

영국 국민은 이제 사상 처음으로 텔레비전을 통해 대법원 판결을 지켜볼 수 있게 됐습니다. 탐린슨 변호사는 이 역시 긍정적인 변화로 해석했습니다.

"Televising proceedings is a very good idea…"

탐린슨 변호사는 텔레비전을 통해 대법원 판결이 공개되면 일반인들이 심의 과정의 심각성을 직접 목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변호인과 판사가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보다 명확한 판결을 내리게 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신설되는 대법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상원의 법률 귀족 출신인 누버거 경은 대법원 신설 이후 영국 헌법이 자의적으로 해석되는 예기치 않은 결과를 빚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댄 텐치 변호사도 이 같은 의견에 동조합니다.

"What people are particularly looking for is …"

대법원의 권한이 지나치게 강화돼 입법부나 행정부의 결정에 관여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는 미국 대법원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지만 텐치 변호사는 영국 대법원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I think that is very unlikely…"

영국은 오랜 전통의 관습법을 준수한다는 점에서 미국식과는 여러모로 다르다는 지적입니다. 텐치 의원은 또 새 대법원의 판결이 각국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The decisions from the highest court in the United Kingdom…"

텐치 의원은 영국 대법관들의 판결은 전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영국과 미국의 최고 사법기관은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라고 설명했습니다.

영국 대법원에 올라온 첫 번째 사건은 인권과 테러 관련 소송으로 의회의 투표 절차 없이 정부가 관련 법규를 제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시비를 가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