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활동가들 기리는 세계 인도주의의 날 

19일은 첫 세계인도주의의 날입니다. 전세계 각국에서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활동하고 있는 구호활동가들 을 기리는 날인데요, 세계인도주의의 날이 언제, 왜 제정됐고, 또 어떤 의미가 있는 지 등을 이진희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올해 유엔의 세계 인도주의의 날은 올해 사상 처음 지켜지는 것으로 아는데요, 세계 인도주의의 날이 언제 제정된 것입니까?

답) 지난해 12월 11일 유엔 총회에서 제정됐습니다. 당시 유엔 총회는, 8월 19일을 모든 인도주의 지원 활동가들과 구호 활동 중 사망한 유엔과 관련 기구 직원들, 인도주의의 증진을 위해 노력한 사람, 모두를 기리는 날로 지정하는 '유엔의 긴급 인도주의 지원 조정 강화' (Omnibus Resolution on "Strengthening of the Coordination of Emergency Humanitarian Assistance of the UN)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유엔 총회 결정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세계 인도주의의 날이 지켜지는 것입니다. 현지시간으로 오늘 오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 인도주의의 날 첫 기념식이 거행되고 또 음악회와 전시회가 열립니다. 다른 나라들에서도 각종 기념식이 열립니다.

) 그런데 유엔 인도주의날이 어째서 8월 19일로 정헤졌는지 궁금한데요.

답) 그러니까, 20여명 인도주의 운동가들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2003년 8월 19일 이라크에서 발생한 테러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취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당시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있는 유엔건물에 대한 차량 폭탄 테러로, 유엔 특사였던 세르지오 비에이라 드 멜로를 비롯해 22명의 국제기구와 비정부 직원들이 사망했습니다. 비에이라 드 멜로 씨의 친구들과 가족들은, '세르지오 비에이라 드 멜로' 재단을 설립하고, 인도주의 활동가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날을 제정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특히 부인인 애니 비에이라 드 멜로 씨는 2004년, 유엔 주요 관계자들과 정부 인사들을 만나 8월 19일을 세계 인도주의의 날로 정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는데요, 4년 만에 그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된 것이죠.

) 고 세르지오 비에이라 드 멜로 씨는 어떤 인물입니까?

답) 1948년 브라질에서 태어난 비에이라 드 멜로 씨는, 1969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 (UNHCR) 본부의 프랑스어 편집인으로 일하게 되면서 유엔에 몸담게 됩니다. 2003년 8월 사망할 당시에는, 이라크 주재 유엔 특사로 활동중이었습니다. 34년 간 유엔에서 일하면서, 파키스탄과, 수단, 키프러스, 모잠비크, 페루, 캄보디아,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동티모르, 코소보 등 지구촌의 수많은 분쟁지역으로 달려갔습니다. 비에이라 드 멜로 씨의 생전 육성을 잠시 들어보시죠.

비에이라 드 멜로 씨를 기리기 위해 미국 케이블 TV HBO가 제작한 기록영화 '세르지오'중 한 장면인데요, 비에이라 드 멜로 씨는 진정한 과제와 보상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현장에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분쟁지역에서 활동하려면 이에 따르는 위험이 클 텐데요, 최근 들어 자살 폭탄 공격에 희생되거나 납치되는 유엔, 비정부기구 직원들에 관한 보도를 부쩍 많이 접하고 있는데요.

답) 유엔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700명의 인도주의 지원활동가들이 공격이나 납치, 강도, 성폭행 등으로 사망했는데요, 지난해의 경우 260명이 공격, 납치, 강도, 성폭행을 당했고, 이 중 122명이 사망했습니다. 올해도 세계 각국에서 활동중에 여러 명의 인도주의 지원활동가들이 사망했는데요, 유엔은, 특히 파키스탄에서의 활동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 파키스탄은 탈레반 무장 세력에 의한 테러 공격이 끊이지 않는 곳 아닙니까?

) 그렇습니다. 유엔은 파키스탄에서만 올해 4명의 직원을 잃었는데요. 유엔아동기금 UNICEF의 파키스탄 교육 사업 책임자와,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 UNHCR 직원 3명입니다. 파키스탄에서는 최근 반군과 탈레반 무장세력 간의 교전으로 수백 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했는데요, 현재 유엔과 비정부기구 직원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인명 피해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습니다.

) 파키스탄 이 이외에, 위험성이 큰 지역들은 어디입니까?

답) 영국에 본부를 둔 해외개발연구소(ODI: OVERSEAS DEVELOPMENT INSTITUTE)는 4월 보고서에서, 수단의 다르푸르,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를 인도주의 지원 업무와 관련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꼽았습니다. 소말리아의 경우, 세계식량계획 WFP이 올해 2명의 직원을 잃은 곳인데요, 지난 1월 식량배분을 감시하던 세계식량계획 직원 2명이 살해됐습니다. 또, 수단 다르푸르에서는 유엔 인도주의업무 조정국, 양칭 OCHA(오챠) 에 의해 인도주의 지원 활동가들 이 들어갈 수 없는 '접근 불가'(NO GO) 로 분류된 지역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