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사, 대북정보감시태세 워치콘 격상

북한이 한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 전면 참여를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규정하고 군사 대응을 공언한 가운데 한미연합사령부는 28일 대북 정보감시 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시켰습니다. 2차 핵실험에 이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커진 때문인데요,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28일 대북 정보감시 태세인 워치콘 (Watch Condition)을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등급 격상시켰습니다. 원태제 한국 국방부 대변인입니다.

"금일 한미연합사는 07시 15분부로 정보감시 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였습니다. 워치콘을 격상하면 감시자산, 항공정찰 등의 정보 수집 자산, 분석 요원 등을 증가 투입하여 대북 감시태세를 더욱 강화하게 됩니다."

워치콘 2단계는 미-한 양국이 북한의 도발 위협을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대북 감시와 분석 활동을 강화하는 등의 비상태세로 돌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워치콘은 모두 5단계로 평시에는 4단계를 유지하고 상황이 긴박해지면 단계가 올라갑니다.

워치콘 2단계 격상은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 2006년 10월15일 이후 2년 7개월만의 일입니다. 군 당국은 하지만 대북 방어준비 태세인 데프콘은 평시 수준인 4단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미연합사는 북한이 핵실험 이후 수 차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한국의 PSI 전면 참여를 빌미로 서해 5개 섬의 선박 안전항해를 위협하면서 북한 동향에 대한 보다 세밀한 감시의 필요성이 생긴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워치콘 수준을 격상함에 따라 미-한 군 당국은 U-2 고공전략정찰기와 RF-4 정찰기, KH-11 첩보위성 등의 대북정찰 횟수를 늘리고 정보 분석요원을 크게 늘려 북한의 도발 징후 파악과 분석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군 당국은 아직 북한 군의 도발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비무장지대 DMZ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 서해 북방한계선 NLL 지역에서 도발 가능성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습니다.

또 다음 달 1~2일 제주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기간 중 북한이 추가 도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정보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편 유엔군사령부와 한국 정부는 북한이 한국의 PSI 전면 참여로 정전협정이 무효화됐다는 주장을 잇따라 반박했습니다.

문태영 한국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8일 "PSI는 북한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의 선박과 항공기 등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고 남북 간에는 남북해운합의서가 적용된다"며 한국의 PSI 전면 참여를 왜곡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PSI 참여를 협박의 빌미로 삼을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노력에 같이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유엔군사령부도 "정전협정은 북한을 포함한 모든 서명 당사국들에 현재도 유효하며 구속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군사령부는 "정전협정은 지난 55년 간 한반도에서 정전 상태에 대한 법적 근거가 돼 왔으며 지역안정에 크게 이바지했다"며 "유엔사는 정전협정의 모든 조항과 이를 뒷받침하는 제반 절차를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천해성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개성공단 지역의 출입경과 남북 해사당국 간 통신, 그리고 북한 선박의 남한 해역 운항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 한국 국민이 체류 중인 개성, 금강산, 평양 등 지역에서도 별다른 특이동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