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차관보 이라크 대사 임명토론 종결

미 상원은 20일 표결을 통해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이라크 대사 인준동의안에 대한 토론을 종결하고 조만간 인준안을 처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힐 지명자의 북한 인권 대처 방식을 문제 삼아 인준 반대를 주장했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힐 지명자를 시급히 이라크에 파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 상원은 20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이라크 대사 인준 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종결키로 결정했습니다.

상원은 이날 실시된 '토론종결 투표(cloture vote)'에서 찬성 73대 반대 17 로 대다수의 의원들이 관련 논의 중단에 찬성했습니다.

힐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은 지난 달 31일 상원 외교위원회의 구두표결을 통과했으나,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인준 거부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날 이들의 의사진행 방해를 저지하기 위한 표결이 실시됐습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북 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 시절 힐 차관보의 북한 인권 대처 방식과 중동 지역 경험 부족을 문제 삼아 인준을 반대했습니다.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던 공화당의 샘 브라운백 의원은 '토론종결 투표'에 앞선 발언 시간에도 힐 지명자의 북한 인권 대처 방식을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브라운백 의원은 북한에는 현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유대인들을 학살한 아우슈비츠와 섬뜩하게도 비슷한 강제수용소가 존재한다며, 이 같은 현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라운백 의원은 힐 지명자가 북한 인권 문제를 6자회담에서 다루겠다고 자신에게 약속하고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면서, 인권 문제를 중시하지 않는 외교관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외교 직인 이라크 대사에 임명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운백 의원은 특히 핵 문제에서도 미국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미국의 대북 전략은 실패한 것이었으며 따라서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외교 전략을 수립하는 중간에 힐 대사를 임명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존 케리 외교위원장은 브라운백 의원의 지적은 합당하지 못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케리 위원장은 "힐 지명자가 북한 인권 문제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힐 지명자가 당시 상부로부터 매일 구체적인 명령을 하달 받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만일 그들이 당시 미국의 대북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에 불평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리처드 루거 의원도 힐 지명자가 북 핵 협상을 경험 삼아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지역 문제를 잘 해결할 것이라고 두둔했습니다.

루거 의원은 힐 지명자가 가장 어려운 외교적 도전 상대인 북한을 상대로 뛰어난 외교적 능력을 발휘했으며, 이라크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역적 다자간 협의에 특히 경험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힐 지명자에 대한 상원 전체회의의 최종 인준 표결은 21일이나 22일 실시될 예정이며, 통과가 확실시 됩니다.

미국의 소리,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