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전 실종미군 기록 美에 제공

중국 정부가 한국전쟁 참전 실종 미군과 관련한 민감한 군 기록을 최근 미국 정부에 제공했다고 미 국방부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난 해 두 나라 사이에 한국전쟁 실종 미군의 생사 확인을 위한 군 정보 공유협약이 체결된 이래 처음 이뤄진 것입니다.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중국 정부로부터 한국전쟁 참전 미군 전쟁포로와 실종자 관련 자료를 제공받았으며, 조만간 그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가 한국전쟁 중 실종된 미군의 생사 확인을 가능하게 할 민감한 군 관련 정보를 미국에 제공한 것은 지난 해 2월 미-중 간 군 정보 공유협약이 체결된 이래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 실종자 담당국(Defense POW/ MIA Personnal Office)의 래리 그리어 공보실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방부 관계자들이 열흘 전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의 문서학자들을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리어 실장은 미-중 간 군 정보 공유협약이 공식 체결된 이래 그동안 하위급 관리 차원에서 중국 측과 논의가 있었지만 이번 논의에는 고위급 관리가 참여했다며, 중국 정부가 실제로 관련 군 기록을 미국에 제시한 첫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그리어 실장은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는 국방부 관계자들이 중국 측이 전달한 관련 기록을 갖고 귀국하는 대로 검토를 거쳐 앞으로 1~2달 안에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록이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적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그리어 공보실장은 밝혔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기록 내용을 보고받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성격을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과 관련한 중국 군 당국의 기록을 공개하도록 오랫동안 중국 정부에 요청해왔습니다.

한국전쟁 기간 중 많은 북한 내 포로수용소들은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에 의해 운영됐기 때문에, 중국 군이 보유하고 있는 상세한 군 관련 기록은 실종미군의 유해 발굴 작업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발표한 ‘미-중 군사접촉(US-China Military Contacts)’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전쟁 중 미군 전쟁포로들이 중국으로 이송됐다는 정보가 처음 전해진 것은 지난 1992년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992년 4월 당시 동유럽에 주재하던 한 미군 관계자가 딕 체니 국방장관에게 한국전쟁 포로 수십 명이 중국 하얼빈의 수용소로 이송됐으며, 그곳에서 심리, 임상 실험을 받은 뒤 처형됐다고 보고했다는 것입니다.

미 국방부는 이에 따라 그 해 5월 중국에 이 문제가 미국의 국가적 우선사안 가운데 하나임을 분명히 전달했고, 미 상원에는 미군 전쟁포로, 실종자 특별위원회가 구성됐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이 문제와 관련해 당시 미군 전쟁포로, 실종자 특별위원회의 부위원장이던 로버트 스미스 상원의원이 1992년 12월 북한 관리들로부터 수백 명의 한국전쟁 미군포로들이 중국으로 보내졌으며, 북한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