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문가, ‘북한, 절대 핵 포기하지 않을 것’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권좌에 있는 한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러시아 출신 한반도 전문가가 주장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또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는 중국이 진정으로 지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러시아 출신 한반도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Andrei Lankov) 한국 국민대학교 교수는 11일 북한 핵 문제의 해법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란코프 박사는 이날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 (SAIS) 산하 한미연구소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 북한은 “핵 시설 불능화와 플루토늄 계획 일부 포기, 우라늄 농축 활동에 대한 일부 시인, 그리고 미사일과 핵 비확산 보장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보상을 줘도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핵무기는 미국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한 억지력이자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아내기 위한 강력한 수단이며, 북한 주민들에게 과시할 수 있는 자랑거리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란코프 박사는 “현 정권이 계속 권력을 유지하는 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핵 폐기는 일어나지 않을 것” 이라며 핵 협상에 앞으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란코프 박사는 또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에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북 제재는 중국 등 제재를 깨는 국가들 (sanction breakers) 때문에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입니다.

란코프 박사는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원하지 않지만 이 문제 외에도 다른 우려사안들이 있기 때문에 대북 제재를 절대 진지하게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 자금을 동결했던 것과 같은 금융제재가 그나마 효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이 것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란코프 박사는 대북 제재가 효과를 거둬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제재가 효과적이면 북한주민들이 굶어 죽어 1996년 고난의 행군이 재현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란코프 박사는 성공적인 제재는 정부와 관련 없는 수많은 주민들의 죽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란코프 박사는 북한주민들에게 자유가 주어지든 주어지지 않든 국제사회의 과제는 “그들이 적당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란코프 박사는 김일성종합대학에서 한국사를 전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