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국의 수출제한 앞두고 지난해 말 식량 대량수입

올해 초부터 시행된 중국의 식량수출 제한 정책을 앞두고, 북한은 지난 12월 중국산 식량 수입을 크게 늘렸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연초부터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식량 수출이 큰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중국의 식량 수출 제한정책을 앞두고, 북한이 지난 달에 중국으로부터 식량을 대량으로 수입했다지요?

답: 중국이 식량수출 제한정책을 실시하기 직전인 작년 12월 북한의 중국산 식량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의 관세업무를 총괄하는 해관총서가 어제 공개한 지난 12월분 식량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2월 중국으로부터 총 2만1834 톤의 쌀과 9065 톤의 옥수수를 각각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06년 12월과 견주어 수입량이 쌀은 451.6%, 옥수수는 144.4% 각각 늘어났는데요,

한편, 지난해 북한의 중국산 쌀 수입량은 8만1041톤, 옥수수 수입량은 5만3888 톤을 기록해서, 2006년에 견주어 쌀 수입량은 109.9%, 옥수수 수입량은 37.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이처럼 지난 달에 북한의 중국산 식량 수입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뭔가요?

답: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무엇보다 올해 1월 1일부터 중국이 식량수출 제한정책을 실시하고, 이에 맞물려 북한도 이달 1일부터 자체적인 중국산 수입식량에 대한 검역강화 조치를 실시한 것과 관련해, 북한측은 이번 두 조치 시행계획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미리 중국산 식량수입을 크게 늘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쌀과 밀가루, 옥수수, 보리 등 식량수출에 대해 올 한해 동안 수출허가제를 실시하고 있고, 또 이들 곡물에 대해 최고 25%의 수출관세를 부과하는 등 사실상 곡물의 수출을 금지시켰습니다.

문: 최근 전세계적으로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 내 식량 사정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현지 상황은 어떤가요?

답: 물 부족과 농지 감소, 기후온난화 등의 여파로 세계 곡물가격이 장기적인 상승국면에 접어들면서, 인구대국 중국도 비상에 걸렸습니다. 특히 도시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농지 대신 도시지역으로 물 공급을 늘리는 것도 식량난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농업 전문가인 황페이징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는, 중국의 농업생산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올해 곡물 값이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기후변화나 기상이변으로 식량생산량도 줄고 있는데요, 밀과 옥수수 생산기지인 중국 북부지역의 경우 2010년부터 2030년 사이 강수량이 크게 줄어 식량생산이나 가축 사육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초 열린 전국 식량국장 회의에서 식량안보를 확보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국가식량국은 올해 식량 수급과 가격 동향이 훨씬 복잡할 것이라면서 먼저 거시적인 식량 통제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 같은 중국의 움직임을 볼 때,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중국의 식량수출 제한조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이는 중국으로부터 상당량의 식량수입을 의존해온 북한에게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가보죠. 지난 2년 반 동안 중국인 관광객들의 북한 신의주 변경 관광이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했었는데, 이르면 오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이 있군요..

답: 네. 지난 2005년 9월 중국 정부의 해외 원정도박 규제에 따른 통행증 발급중단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북한 신의주 1일 변경관광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었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에서 올해 1월1일부터 변경지역 관광객에 대해서는 여권 없이 통행증만으로 이웃국가로 출국할 수 있는 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중국인들의 신의주 1일관광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전망입니다.

앞서 중국 정부가 2005년 9월 이후 북한 신의주 관광을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정부로부터 사전 출국허가를 받아 여권을 가지고 출국하도록 절차를 강화한 뒤로, 지난해 2007년의 경우 신의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수천 명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문 : 하지만, 중국 정부의 관광용 통행증 발급이 다시 이뤄지면서, 올해 북한 신의주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높겠군요?

답: 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중국 단동의 현지 여행업계는, 올해부터 중국 정부의 관광용 통행증 발급이 재개되면서 북한이 관광객 숫자를 제한하지 않는다면, 올 한해 최대 5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신의주를 방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문: 중국인 관광객의 신의주 1일 관광 재개 움직임에 맞춰, 북한 측도 압록강변에 건물을 신축하고 가로등을 설치하는 등 도시정비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답: 네. 중국 단동 쪽에서는 압록강 건너편의 북한 신의주 땅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데요, 올해 초부터 단동에서는 신의주쪽 압록강변에 화려한 야경을 볼 수 있게 됐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새해 들어 신의주는 해만 밤이 되면 깜깜했던 불과 1년 전의 모습과는 완전 딴판으로 변했는데요, 압록강철교를 기준으로 상류쪽에 자리잡은 신의주 해운사업소 건물과 압록강 하류쪽에 위치한 중국측 순찰정 부두 건너편에 있는 북한측 건물들도 LED(발광다이오드)조명이 설치됐습니다.

또한 압록강철교 끝에 자리 잡은 신의주역 부근은 밝은 조명이 설치됐고, 신의주 역사 주변의 건물과 압록강변 가로등에도 불이 들어와 있는 곳이 많아졌다는 소식입니다.

이처럼 신의주가 새해들어 건물을 짓고 조명도 켜놓으며 변신하고 있는 것은, 중국인들의 신의주 관광에 대비한 것과 함께, 8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응원단 열차가 신의주를 통과하는 것에 대비해 도시 면모를 바꾸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