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지방 정부에 안보위협하는 EU 회원국 시민 추방권한 승인

이탈리아 정부는 지방 정부에게 이탈리아 안에서 공공안녕에 위협이 되는 유럽연합 회원국 시민을 추방할 수 있는 권한을 승인했습니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 인근 지역에서 루마니아 국적의 남자가 이탈리아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진데 따른 반응으로 이탈리아 정부의 이 같은 강경 조치가 나온 것입니다. 그 구체적인 상황을 알아봅니다.

지난 달 30일, 이탈리아 해군 고위 지휘관의 아내가 로마에서 길을 걸어가다가 납치돼 구타와 성폭행을 당한뒤 살해됐다고 이탈리아 경찰당국이 밝혔습니다.

경찰은 사건 현장 목격자와 버스 운전기사의 릴레이 제보로 출동했으나 이미 피해자의 사체가 다리 밑 도랑에 버려져 있었다고 이 경찰관은 밝혔습니다.

이탈리아 경찰은 니콜라에 마일라트라는 이름의 24세된 루마니아인 남자를 용의자로 체포했습니다. 마일라트는 로마 교외의 외국인 판잣집촌 거주자로 알려졌습니다. 로마 교외 여러 곳의 외국인 판잣집촌에는 합법,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몰려 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루마니아인 이민자들에 의한 일련의 강력범죄 사건들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로마노 프로디 총리정부는 해군 지휘관 아내 피살사건후 긴급 각료회의를 열고 지방정부의 외국인 추방권한을 승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는 공공안녕에 대한 위해와 강력범죄 및 흉악범죄 퇴치를 위한 조치로 유럽연합 회원국 시민들을 이탈리아에서 추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브뤼셀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관계자들은 이탈리아 정부의 이번 결정이 유럽연합의 다른 회원국 시민들을 해당국가의 공중보건과 안녕 등에 위협이되는 경우에 추방할 수 있도록 규정한 유럽연합 지침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연합 회원국 시민 추방권한 승인조치가 자국 시민들의 높은 수준의 안전을 유지하는데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취해진 것이지 격분에 따른 반응에서 나온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프로디 총리는 정부가 경계를 계속하면서 그러한 범죄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고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럽연합은 27개 회원국 시민들의 자유로운 역내 이동을 정책의 초석으로 삼고 있습니다. 구 소련 공산권에 속했던 동유럽 국가 루마니아는 금년에 유럽연합에 가입했습니다. 그 이후 루마니아인들이 한 달에 1천 명 꼴로 대거 이탈리아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금년 6월 이래 루마니아인들에 의한 살인사건이 76건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로마의 월터 벨트로니 시장은 금년에 로마에서 발생한 살인, 성폭행, 강도 사건에서 체포된 용의자들 가운데 75 %가 루마니아인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루마니아 정부는 이탈리아의 주요도시들에 루마니아 경찰요원들을 파견했으며 이탈리아와 안보 및 경찰협력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