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차기 UN 총장, '북 핵포기 설득에는 인내 필요'

한국의 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데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을 방문 중인 반기문 차기 총장은 26일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북 핵 문제 해결을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은 내년에 지역분쟁 해결과 유엔개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그 중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1월1일 공식 임기 시작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주에 끝난 북 핵 6자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던 점은 유감스럽지만 6자회담의 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반 차기 총장은 다자 간 틀을 통한 문제해결은 시간이 좀 걸리는 수도 있어 인내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하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협상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협상이 잘 진행되도록 보완적인 역할이 있다면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평양을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반 총장은 유엔에는 여러 가지 풀기 어려운 현안들이 산재해 있다면서, 이렇게 방대한 문제를 앞두고 심적인 부담과 중압감을 느끼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지만, 그동안 한국의 외교부에서 37년 간 쌓은 경험, 그리고 국민의 성원과 격려를 원동력으로 삼아 노력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반 총장은 국제사회 곳곳에서 분쟁 등 여러 사건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수단 다르푸르 지역의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고, 레바논 사태, 이란 핵 문제, 중동지역의 전체적인 문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이 급선무로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 총장은 공식 임기를 시작하는 즉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에 나설 것이며 필요하면 해당국을 방문해 외교활동을 벌이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벌써 출장 일정이 두 군데나 잡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 총장은 또 국제사회의 공동번영을 위한 개발 문제도 상당히 큰 현안이라면서, 유엔의 새 천년 개발목표 이행을 위해 국제사회 전문가들과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반 총장은 그동안 한국이 경험한 것에 대해 회원국들의 기대가 크다면서, 한국의 다이내믹한 변혁 등이 유엔개혁에 상당히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 총장은 또 한국인 사무총장이 활동을 원만히 잘 할 때 한국의 위상과 한국인에 대한 평가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

국민 전체와 사무총장이 같이 일한다고 생각하면 한국인의 사고와 인식, 시야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고 좀 더 희망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중국의 격주간 시사잡지인 ‘환구인물’은 반기문 총장을 '2006년 10대 세계인물' 9위에 선정했습니다.

이 잡지는 반 총장이 많은 지지표를 얻어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된 것은 아프리카와 비동맹 국가들의 아시아에 대한 신뢰와 지지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아시아는 이러한 세계 외교 엘리트를 배출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