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백인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 흑인학생들은 다니지 못했던 인종차별 제도를 종식시킨 흑백학교 통합에 관한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 사건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진지 50년이 지났습니다.
50년전 버지니아주 일부 카운티의 교육당국이 흑백학교 통합에 반대해 취한 폐교조치로 학교에 다니니 못했던 사람들에게 뒤늦게 주정부로부터 대학진학 장학금이 처음으로 지급되고 있습니다.
문: 버지니아주 정부당국이 흑백학교 통합과 관련된 장학금을 지급한다 것은 무슨 얘기인지 그 배경을 설명해 주십시오.
답: 네, 1954년에 연방 대법원이 흑인학생들도 백인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 함께 다닐 헌법상의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흑인 학생들과 백인 학생들이 같은 학교에서 교육을 받도록 해야한다고 판결했는데요, 좀전에 말씀했듯이 버지니아주 교육당국은 이 판결을 받아들이느니 차라리 학교문을 닫아버렸습니다.
그 당시 버니지아주의 전형적인 산간 시골마을인 팜빌이라는 곳의 프린스 에드워드 고등학교도 그런 학교들 가운데 하나였는데 지금은 흑백 학생들이 함께 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당시 교육당국의 폐교 조치로 학교에 다닐 수 없었던 알다 부드씨로부터 당시의 상황을 설명합니다.
알다 부드씨는 당시 4학년이었는데 학교문이 닫히는 바람에 친척집에 보내져 하루 7달러를 받고 담배잎을 수확하는 일을 하다가 나중에 코네티커트주와 오하이오주 등 북쪽의 다른 주의 친절한 백인들이 자원해서 남쪽인 버지니아주에 내려가 흑인 학생들을 가르쳐 주었다고 회상합니다.
문: 그럼 알다 부드씨는 나중에 학교를 졸업했습니까 ?
답: 알다 부드씨는 나중에 학교가 다시 열렸을 때 북쪽에서 온 친절한 백인들로부터 배운 실력으로 두 학년 낮게 다시 다녔기 때문에 20대 초반에야 겨우 졸업할 수 있었지만 대학 진학은 꿈도 꿀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알다 부드씨는 팜빌 마을 인근에 있는 세인트 폴 대학에 이번 가을 학기부터 다니게 됐습니다. 50년전 폐교조치로 학교에 제때 다니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대학장학금을 받아 56세의 나이에 대학 신입생이 된 것입니다.
문: 그 장학금은 어떻게 해서 지급되게 된 것인가요. 대단히 뒤늦은 것인데요, 어떤 배경이 있습니까.
답: 프린스 에드워드 카운디 당국은 폐교조치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처음엔 말로만 사과하면서 명예 졸업장을 주는 것으로 때우려 했습니다.
그때 이 지방의 신문이 팜빌 헤랄드 편집자인 켄 우들리씨가 사과와 함께 실질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들리씨는 말로만 하는 사과와 명예졸업장은 절도를 당한 것과 같은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돌려주는 것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빼앗겼던 교육의 기회를 이제라도 다시 주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대중의 지지를 규합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주당국자들은 그때 학교에 다니지 못했던 사람들의 나이가 50대 60대일텐데 그 나이에 대학공부를 하려는 사람들이 있겠느냐면서 선뜻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우들리씨는 더 적극적인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우들리씨는 50년전에 폐교조치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됐던 50대와 60대 사람들을 다섯 대의 학교버스에 태워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 있는 주의회 건물 계단에 집결시켜 시위를 벌였습니다.
주지사가 이를 알게됐고 주의회 의원들은 2배 여명의 노년 시위자들 사이를 지나 등원하게 되자 뒤늦게라도 대학공부를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장학금을 지급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문: 그럼 버지니아주 정부의 과거사 청산을 위한 장학금이 지급되는 셈인데요 이번이 첫해입니까?
답: 네, 그렇습니다. 금년에 처음 장학금이 지급되는데요, 지금까지 버지니아주 의회 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였던 사람들 가운데 스물 두 명이 장학금 지급을 신청했고 내년 학기에 대학입학을 위해 미리 장학금 지급 신청을 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장학금 지급을 위해 캠페인을 벌였던 관계자들은 다음 학기에 장학금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첫 번째보다 다섯 배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