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해외 작가 200여명 북한에서 민족작가대회 [도성민]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평양과 백두산 묘향산 등지에서 남 북한 해외 작가 200여명이 함께 한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 대회’ 가 열렸습니다. 남한과 북한의 작가가 대규모 모임은 분단 60년 만에 처음입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통신원 연결해 알아봅니다. 한국의 주요 신문에 남북 작가대회에 관한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네요. 그만큼 관심이 높고 또 중요하다는 얘기겠지요?

A : 그렇습니다. 남과 북의 작가들이 모인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대회 관련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사회문화적 영향력이 큰 남 북한 해외 작가들의 만남인 만큼 앞으로의 남북한 문학분야를 전망하는 뉴스가 많았는데요. 대회기간에도 관련 소식을 전하기 위한 평양공동취재단이 구성되어 대회 기간 내내 한국에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해져 왔었습니다.

Q : ‘남북작가대회’ 관련 남한 언론에 소개된 기자회견이나 보도 기사를 보면 단순히 남과 북의 문학가들의 만남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듯 합니다. 자. ‘615공동실천을 위한 민족작가 대회’ 의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A : 이번 대회의 의미는 지난 25일 평양에 도착한 남측대표단의 기자회견 내용을 통해 더 구체적으로 전해졌습니다. 남측대표단의 고은 단장은 남과 북 두개의 문학이 하나의 문학으로 나아가는 첫걸음를 뗐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고, 백낙청 상임위원장은 남북한 작가 모두 서로에 대해 잘 알수 있는 이번 대회를 감각적인 경험이며 이를 통해 남북이 벽을 허무는데 엄청난 기대를 할 것으로 본다고 소감을 밝혔는데요. 김영수 집행위원장은 이성적인 교류가 아닌 먼저 내면적인 교류를 하겠다는 것이 이번 남북작가대회를 추진하게 된 배경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처럼 남북작가대회를 열었다는 것에 남한 사회에서 큰 반응을 보인 이유는 북측에 처음 제안했던 1988년 이후 17년만에 이루어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Q : 이번 남북작가대회가 평양 뿐 아니라 백두산과 묘향산 등에서 펼쳐진 것도 이색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A : 그렇습니다. 북한에서 그리고 작가의 입장에서도 인상적인 지역인 삼지연(백두산)과 묘향산 그리고 평양에서 만남이 계속이어졌었는데요. 남한의 작가들은 캄캄한 새벽에 오른 백두산에서 남북작가대회의 선언문을 낭독한 것이 가장 인상적인 일이었다고 전했습니다

Q : 이번 만남 가운데 북한 작가와 남한작가들 간의 개인적인 만남도 있었죠. 남한의 황석영씨와 북한의 홍석중씨가 호형호제하는 사이라고 소개된 기사도 있었는데요..

A : 북한에 도착한지 사흘째인 22일 오후 백두산 기슭베개봉 호텔에서 이뤄진 두 작가의 만남과 자세한 대화 내용이 소개된 기삽니다. 남한에서 만해 문학상을 탄 ‘황진이’의 작가 홍석중은 누구보다도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을 많이 읽었을 것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했고 이어 남한작가 황석영은 홍석중작가의 조부인 홍명희씨의 황진이가 자신의 소설 ‘장길산’의 모태가 된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이 두 작가는 지난 1989년 황석영씨가 방북해 만남이 시작되면서 16년째 이어진 우정이라고 소개했고, 나이로는 홍석중씨가 두 살 형이지만 등단으로는 황석영씨가 선배라며 호탕한 웃음과 허물없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분단의 상황이지만 결코 서로를 분리시킬 수 없다는 말로 결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회 일정동안 이들과 함께 몇 몇 만남이 있었던 작가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북한 작가들은 아주 조심스러운 분위기여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너무나 아쉬웠다고 말했습니다.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공동행사 남측준비위원회’ 백낙청 위원장은 이번 대회의 의미를 남과 북사이의 ‘비판’에 비유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대회를 통해 남과 북 사이의 벽을 허물었다는 의미도 있지만 분명 더 비판적이 되어 돌아간 사람도 있을것이라며 벅을 넘어보지 못하고 왕래를 하지 못하고 비판하는 것과 한쪽 벽이나마 허물고 내오아하면서 비판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하면서 알면서 정당하게 비판하는 것은 무게가 실린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Q : 남북작가대회 2차 대회 소식도 있지요. 구체적인 시기나 장소에 대한 부분은 정해졌습니까?

A : 아닙니다. 일단 1차 대회를 마무리하면서 2차, 3차 대회를 계속해 나가자.. 그리고 그 장소는 남쪽에서 한다는 것만 합의를 한 상태입니다. 예상하는 시기는 내년 6월 쯤을 보고 있구요. 1차대회와 마찬가지로 서울 제주 광주 등 남쪽의 인상적인 지역을 구상하고 있으며 2차대회는 보다 구체적으로 문학적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대를 논하고 문학을 창조하는 작가답게 이번 대회를 비유하는 표현들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핏줄을 잇는다는 말이 있다. 이제 핏줄은 이었으니 피를 맑게 하는 작업이 진행되어야 하며 이를 해내야 하는 사람이 바로 작가이고, 이번 작가대회의 효과는 예측하지 못할 만큼 깊고 크다’고 비유한 백낙청 위원장 말을 이번 대회의 성과의 의의를 함축한 대표적인 말로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