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 3. 트럼프 행정부 출범 1년...재편되는 미한동맹]

연말 결산 - 트럼프 행정부 1년...재편되는 미한동맹

안보 위기 관리에서 관세·투자·조선·에너지 거래까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한동맹 1년

2025년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며, 미·한 관계가 다시 설계된 해였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시작된 한반도 안보 위기는 연합훈련과 확장억제 틀 안에서 관리됐고, 동시에 관세와 대규모 투자 협상을 거치며 동맹의 중심축은 경제와 산업, 에너지로 확장됐습니다.

2025년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8월과 11월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안보와 통상, 투자, 산업 협력을 포괄하는 미·한 관계 재설계에 합의했고, 이 같은 내용은 백악관과 한국 정부가 각각 공개한 공동 팩트시트에 담겼습니다.


북한 도발과 연합훈련 상시화…확장억제의 출발점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하는 시기와 맞물려 북한은 6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에 나섰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연합 공중·해상훈련과 전략자산 순환 전개를 정례화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연말에 제도적으로 재확인됐습니다.

12월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5차 미한 핵협의그룹(NCG) 회의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것이었습니다.

미 정부는 회의 후 공개한 설명자료에서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전력”을 동원한 확장억제 제공 약속을 재확인했습니다.

또 한국은 재래식 전력 분야에서 보다 큰 역할을 맡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양측은 NCG를 상설 양자 협의체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미한동맹, 군사 협력을 넘어 경제·기술 협력으로

올 한 해 트럼프 행정부는 미한동맹을 군사 협력에 국한하지 않고, 경제안보와 기술 협력을 포괄하는 구조로 재정의했습니다.

2025년 미 국가안보전략(NSS)은 한국을 ‘한반도 최전선 동맹’이자 ‘미국의 공급망·첨단산업 전략에서 핵심 파트너’로 규정했습니다.

이 문서는 방위비 분담과 방위력 증강을 언급하는 동시에, 미국의 안보에서 동맹국의 방위 산업 및 전략적 산업 생산 능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명시했습니다.

이 접근은 정상외교를 통해 구체화됐습니다. 8월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한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대규모 대미 투자와 관세 조정을 연계한 새로운 동맹상을 제시했습니다.

미한동맹을 한반도 방어를 넘어 인도태평양과 글로벌 공급망을 아우르는 핵심축으로 격상시키겠다는 분명한 메시지였습니다.


통상 및 대미 투자

통상과 대미 투자는 2025년 미·한 관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분야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4월 자동차·배터리·철강 등 한국산 주요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관세를 미국 내 투자와 제조 역량 확대를 이끌어내는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워싱턴에 통상·산업 협상팀을 상주시켜 협의를 이어갔고, 11월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를 계기로 양국은 고율 관세 일부 완화와 대규모 대미 투자·에너지 구매를 연계한 통상 프레임에 사실상 합의했습니다.

백악관과 미 무역대표부(USTR)가 공개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이 패키지는 반도체·배터리·전기차·조선·원전 등 제조·에너지 전반에 걸쳐 3,000억~4,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장기 에너지 구매 약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조선 분야는 이 통상·투자 합의에서 대표적인 협력 사례로 부각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조선 기반 약화와 중국 조선업 성장에 대응해 동맹과의 협력을 강조했고, 미 해군과 국방부는 의회 보고서에서 대형 상선과 군수지원선 건조 경험을 갖춘 한국 조선소들을 핵심 파트너로 지목했습니다.

이에 따라 통상·투자 패키지에는 한화 오션 등 한국 조선업체의 미국 조선소 투자와 기술 협력,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참여 가능성이 포함됐고, 미 국방부는 조선 역량을 군사력과 경제력을 동시에 뒷받침하는 기반으로 평가했습니다.

에너지와 원전 협력 역시 통상·투자 확대의 또 다른 축으로 제시됐습니다.

양국은 1월 민수 원전 수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8월에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과 함께 5GW 규모 소형모듈원자로(SMR) 프로젝트 참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를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전략적 협력 사례로 설명했으며, 11월 공개된 공동 팩트시트에는 우라늄 농축과 핵추진 잠수함 관련 협력 가능성도 언급됐습니다.


미한 관계와 미한일 협력

2025년 미한 관계의 굳건함은 미한일 협력 강화의 기틀이 됐습니다.

미한일 3자 협력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공중·해상 연합훈련 강화, 미사일 경보 실시간 공유 체계화, 공급망 협력을 통해 구축됐습니다.

2025년 국가안보전략(NSS)은 아시아·태평양 장에서 한국과 일본을 “동맹 네트워크의 양대 기둥”으로 묶어 규정하며, “한국과 일본 간 안보 협력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축”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이 문서는 한국을 단순한 지역 동맹이 아닌, 일본·호주와 함께 역내 전략 환경과 공급망 재편을 뒷받침하는 글로벌 파트너로 규정하며, 미한일 3자 협력을 “상호 보완적 억지 체계”로 평가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