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일본 유엔사 후방기지’ 언급, 한일 안보협력 필요성 강조한 것”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15일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미한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기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이 한일 간 안보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월러스 그렉슨 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기지를 거론한 건 “한국과 일본의 안보가 불가분하게 연계돼 있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렉슨 전 차관보] “The U.S. cannot sustain conflict in Korea without our bases in Japan. The fact that 7 bases are formally designated as UN Rear bases allows us to directly sustain combat forces in Korea. As you point out the full involvement of the UN is engaged. The other point is to highlight the inextricable linkages of Japan to Korea’s security. Geography makes threats to South Korea threats to Japan. A threat to one is a threat to all. The proximity of Russia, North Korea and China requires efforts from all of us to maintain safety and security.”

그렉슨 전 차관보는 16일 VOA에 “지리적으로 한국에 대한 위협은 일본에 대한 위협”이며 “한 국가에 대한 위협은 모두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하고, 특히 러시아와 북한, 중국이 인접해 있는 만큼 안전과 안보를 함께 유지하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기지 없이는 미국이 한국에서의 전투력을 유지할 수 없다며 기지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기지 7곳을 거론했습니다.

“일본이 유엔군사령부에 제공하는 7곳 후방기지의 역할은 북한의 남침을 차단하는 최대 억제 요인”이며 “북한이 남침을 하는 경우 유엔사의 자동적이고 즉각적인 개입과 응징이 뒤따르게 돼 있다”고 밝힌 겁니다.

유엔사는 한국전쟁 당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참전한 다국적 연합군 사령부로, 한반도 무력 충돌 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별도 결의 없이도 전력을 자동으로 제공합니다.

일본에 있는 유엔사가 관할하는 후방 기지는 모두 7곳으로, 주일 미군기지 가운데 규모가 크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들입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윤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일본과의 안보 협력이 필요한 현실을 강조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We can debate what is the greatest deterrence. One could certainly argue that they very strong capability of the South Korean military forces, as well as the integration with the US combined Forces Command and the Mutual Defense Treaty would be the greatest deterrence. But, the US can not defend Korea without not only the access to the 7 UN command rear bases but also certain Japanese capabilities, such as anti-submarine warfare and ballistic missile defense. So what President Yoon is doing is really acknowledging reality.”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16일 VOA와의 화상인터뷰에서 가장 강력한 대북 억지력으로 한국군의 역량뿐 아니라 한미연합사령부, 상호방위조약 등을 분명하게 꼽을 수 있겠지만 “미국은 유엔사 후방기지에 대한 접근 허용과 대잠초계기, 탄도미사일 방어와 같은 일본의 특정한 역량 없이는 한국을 방어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과거 1천년의 위협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다가오는 1천년의 위협에 집중”하며 그동안 약화한 한일 간 안보협력 관계를 바로잡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South Korea has refused to integrate its Korean air and missile defense system more effective allied system because of historic differences. So right now all the people of South Korea face a greater risk of attack from North Korean missiles and nuclear weapons because of South Korean reluctance to improve its national security because it’s focusing instead on the historic issues.”

역사적 문제 때문에 한국이 미사일 방어 시스템 통합을 거부함에 따라 현재 한국 국민들은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로부터의 더 큰 공격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한국의 안보 강화를 위해선 일본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기지의 역할을 언급했다고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윤 대통령이 한반도 유사시 중요한 임무를 맡는 일본 내 유엔사 후방기지 7곳과 한국의 방어 연계성을 인식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And so those seven bases really serve as as supporting bases to help defend South Korea. And so I think President Yoon is really recognizing the linkage. And, of course, that's obviously in preparation for the the Camp David summit this Friday. So President Yoon has placed the security of Korea above those historical issues, which is a testament to his leadership. Japan make a great contribution. I talked about missile defense. And Japan can play a big role in the East Sea and help to interdict North Korean infiltraction from North Korea. Its capabilities will certainly provide air defense and help isolate the Korean Peninsula particularly from external threats that might come to support North Korea such as China and Russia.”

윤 대통령은 한일 간 역사적 문제보다 한국의 안보를 우선시하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으며, 실제로 한반도 유사시 일본은 미사일 방어 측면에서뿐 아니라 동해상에서 큰 역할을 하며 북한의 침투를 차단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이번 언급이 한일 안보 협력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는 국내 여론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f there was ever a conflict with North Korea, those rear bases in Japan would provide really important security support, logistical support, and even some direct military support in the conflict. So this is a way, I think, for Yoon to prepare the public to support whatever announcements are made at the Camp David summit this week.”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VOA에 “북한과의 충동이 발생할 경우 일본의 유엔사 후방기지들은 실제로 매우 중요한 안보 지원과 병력 지원, 심지어 직접적인 군사지원까지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이번 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미한일 정상회의에서 어떤 발표가 나오더라도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북 위협에 맞선 한일 간 협력은 미한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데도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앤드류 여 한국석좌는 미한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윤 대통령이 일본의 유엔사 후방기지를 언급한 것도 큰 그림에서 보자면 미한일 3국 관계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여 한국석좌] “Well, the bigger picture is about the trilateral relationship. And I think to draw attention to this relation that’s going to be strengthened further, I think he wanted to make a point that Japan is also has an important role to play in the defense of the Korean Peninsula”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 이후 더욱 강화할 관계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일본도 한반도 방어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안보 문제는 어느 한 국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며 심지어 경제 안보, 공급망 회복력과 같은 문제도 미국은 같은 방식으로 일본과 한국의 지지를 원한다며 “핵심은 동맹국과 역내 파트너 사이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있다”고 여 한국석좌는 덧붙였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한일 간 얽혀 있는 깊은 역사적 문제가 단기간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새로운 안보 상황, 특히 러시아-중국-북한 축이 부상하면서 미국, 일본과의 긴밀한 3국 안보 협력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