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2022년 인도지원 계획에서 북한 제외…"접근 어렵고 검증 가능한 새 정보 부족"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

유엔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북한을 인도지원 대상국에서 제외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접근이 어렵고 검증 가능한 새로운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인데요, 북한 내 취약 계층이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유엔이 2022년 국제 인도주의 지원 계획에서 올해와 같이 북한을 제외했다고 밝혔습니다.

[라에르케 대변인]” We continue planning for humanitarian operations in the DPRK for 2022, in line with the global guidelines. However, due to the lack of access and the associated lack of new verifiable data, it has been agreed in the UN country team to not publish our planning as part of the Global Humanitarian Overview 2022. The same was the case in 2021.”

옌스 라에르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대변인은 3일, ‘국제 인도 지원 개요 2022’(Global Humanitarian Overview 2022)보고서에 대북 지원 계획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한 VOA 논평 요청에, 북한에 대한 접근이 어렵고 검증 가능한 새로운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북 지원 계획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국제적 지침에 따라유엔은 2022년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을 위한 계획은 계속 세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라에르케 대변인]” As you know, the UN remains engaged and operational in DPRK and committed to assisting people in need. We advocate for a return of staff which would, of course, enable a broader and more comprehensive response.”

라에르케 대변인은 유엔은 여전히 북한과 관여하고 있으며 북한 내에서 활동이 가능한 상태라며, 지원이 필요한 주민을 돕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유엔은 보다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만들 유엔 직원들의 복귀를 촉구한다고 라에르케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유엔은 지난해에도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북한 당국의 이동 제한 조치와 새로운 검증 자료에 대한 접근의 어려움 때문에 북한 내 인도주의적 상황을 감시할 수 없어 2021년 인도적 지원 목표에 북한을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미국 내 인도적 지원단체들은 2년째 이어지는 유엔의 이 같은 결정을 이해하면서도 북한 내 취약계층이 더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북한에서 20년 넘게 결핵 환자를 치료해 온 미국의 한 구호단체는 3일 VOA에, 올 겨울 추위와 배고픔을 견뎌내지 못할 북한 주민들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유엔으로서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호단체] “It must be very tough inside, and I’m sure there are many who will not survive the hard winter and hungry. I don’t think the UN had much choice, humanitarian principles and coherent programs require basic verification measures.”

인도주의적 원칙과 일관성 있는 사업은 기본적인 검증 조치를 필요로 하는데, 국경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유엔 직원들이 현지에서 검증이나 감시 등 어떤 활동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 단체 대표는 지금처럼 대북 인도주의 사업 관련 상황이 끔찍한 적이 없었다면서, 국경을 다시 개방하는 북한 당국의 결정 없이는 절대 지속 가능하고 기본적인 지원 활동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농업기술을 지원하는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친우봉사회의 제니퍼 다이버트 북한 프로그램 디렉터는 3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유엔의 인도적 지원 계획에서 북한이 제외된 것이 자신들의 단체 활동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루 빨리 북한 내에서 인도주의적 활동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이버트 디렉터] “we hope humanitarian operations can resume as soon possible.

익명을 요청한 워싱턴에 있는 한 민간단체는 VOA에 유엔이 인도적 지원 계획에 북한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와 자료 수집이 어렵고 유엔 관계자가 북한 현지에 남아 있지 않은 만큼 인도적 지원 계획에 북한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는 겁니다.

다만 국경 봉쇄가 장기화함에 따라 북한 내부 상황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북한 내 보건과 식량 어려움은 가중됐을 것이며, 영양실조와 어린이 발육부진, 결핵 등 다양한 전염병과 관련해 향후 대북 지원이 가능해졌을 때 추가적인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겁니다.

이 단체는 북한 당국의 장기간 국경 봉쇄 조치로 북한 내 지원이 필요한 주민 1천만 명, 구체적으로 유엔의 지원 목표 대상 규모인 500만 명에 대한 지원의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국제사회가 우려를 제기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유엔은 ‘국제 인도적 지원 개요 2022’ 보고서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인도주의 상황을 분석하면서, 북한이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와 함께 심각한 식량 불안정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올 연말까지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