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미국 견제하며 한국에 ‘협력·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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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중이 일방주의에 맞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중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에 편에 서는 것을 중국이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한국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중이 일방주의에 맞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중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에 편에 서는 것을 중국이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사드 갈등 이후 5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방문 목적이 한국과 전략적 소통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제 정세에서 일방주의와 힘에 의한 정치가 득세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한국과 중국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왕이 / 중국 외교부장
“현재 국제 정세가 일방주의와 강권정치에 의해 위협받고 있습니다. 중국과 한국이 이웃 국가로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지키기 위해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고 기본적인 국제 규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사실상 미국을 견제한 발언으로 해석됐는데, 앞선 한국 측 인사들과의 오찬에선 이런 속내가 더 표출됐습니다.

왕이 부장은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서 매일 ‘패권주의’를 관찰할 수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한국이 배치한 고고도미사일방어망, 사드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만들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왕이 부장의 이런 발언에는 '한국이 너무 미국 편에 서지 말라’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
“미국에 끌려 다니지 않을 때 마치 중국으로부터 더 큰 혜택이 올 것 같은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고 보고요. 그것은 중국의 대한국 외교의 전형적인 방법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새로운게 아닙니다. 가능하면 한국을 동맹에서 떼어내려고, 한미일 안보협력에서 떼어 내려는 거죠.”

또 중국은 미·중 경쟁 구도가 과거 ‘사드 국면’ 때보다 더 심각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습니다.

김한권 / 한국 국립외교원 교수
“방어시스템에 한국의 참여 여부, 한미일 지역안보 체제가 동맹화 같은 모습을 취하느냐 않느냐의 문제 등 훨씬 더 큰 군사 안보적 우려의 요인들이 나타났기 때문에 중국이 이번엔 선물도 들고 오면서 더 강한 요구와 경고도 들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달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개별 회담을 협의 중이며, 시 주석의 내년 상반기 한국 국빈 방문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