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 후보로 재지명...홍콩 행정장관, '시민과의 대화' 진행

네타냐후 총리(좌)와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25일 총리 후보 재지명 후 악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연립정부를 구성할 차기 총리 후보로 다시 지명됐습니다.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4개월째로 접어든 가운데 홍콩의 캐리 람 행정장관이 시민과의 대화에 나섰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1단계 무역 협상을 타결했는데요. 관련 내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소식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다시 총리 후보로 지명됐군요.

기자) 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25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하면서 연정 구성권을 부여했습니다. 이로써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 위기에서 다시 한번 기사회생할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 지난 4월 총선에서 승리하고도 연정을 꾸리지 못해 지난주 다시 총선을 치렀는데요. 결과가 어떻게 나왔었죠?

기자) 네, 지난 17일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리쿠드당은 32석을 얻었고요. 베니 간츠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이끄는 중도 성향의 청백당은 33석을 얻었습니다.

진행자) 리쿠드당이 제1당의 지위를 잃었군요. 그런데 어떻게 최다 의석을 얻은 정당이 아니라 제2당의 대표가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된 겁니까?

기자) 이스라엘 대통령은 연립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많은 후보를 총리로 지명할 권한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총 의석은 120석인데요. 리쿠드당과 청백당 둘 다 과반인 61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리블린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리쿠드당의 연정 구성 가능성을 더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두 정당이 지금까지 확보한 의석수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현재까지 리쿠드당은 55석, 청백당은 54석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정당은 총선 직후부터 다른 정당 대표들과 만나 연정 구성을 위한 물밑 작업을 활발하게 벌였는데요. 하지만 둘 다 과반 확보에는 결국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총선 직후에는 베니 간츠 대표가 이끄는 청백당이 우세한 분위기라는 관측이 많았는데요. 상황이 바뀐 겁니까?

기자) 네, 이번 총선에서는 아랍계 정당들의 연합인 '조인트리스트(Joint List)'가 13석을 얻으며 약진했는데요. 이들이 네타냐후 총리 정권 교체를 위해 청백당 지지를 선언하면서 간츠 총리의 청백당이 당초 우세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3명이 간츠 대표의 정치 이념도 네타냐후 총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지지를 철회하면서 간츠 대표를 지지하는 의석수가 줄었습니다.

진행자) 결국 리블린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연정 구성권을 줬는데요. 이제 절차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타냐후 총리는 28일간 연정을 구성할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필요하다면 대통령에게 2주간 더 연장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이때까지도 연정을 구성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다른 후보를 다시 총리 후보로 직접 지명하거나 의회에 총리 후보를 지명하라고 요청할 수도 있고요. 최악의 경우 또다시 세 번째 총선을 치를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 지난번 연정 구성에 실패했는데, 어떻게 이번에는 가능할까요?

기자) 지난번보다 더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제1당의 자리도 놓친 데다가 여전히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전 국방부 장관이 이끄는 극우 정당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이번 총선에서 8석을 확보했는데요. 지난 4월 총선 당시 5석보다 3석이나 늘리며 정권의 향방을 좌우할 이른바 '킹메이커'로 떠올랐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에 성공하려면 리베르만 전 장관의 지지를 얻는 게 가장 확실하다는 분석인데요. 하지만 리베르만 전 장관은 리쿠드당이 초정통파 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하는 것, 반면 청백당은 아랍계 정당들과 힘을 합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현재 아무 쪽도 지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리베르만 전 장관은 지난번 연정 과정에서도 초정통파 정당들과 불협화음을 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른바 '하레디'라고 하는 초정통파 청년들의 병역문제 때문이었는데요. '토라유대주의당'과 '샤스당' 등 초정통파 정당들은 이들에 대한 병역 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고요. 전직 국방장관 출신인 리베르만 전 장관은 더이상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고 대립하다 결국 연정을 거부했고요. 이스라엘 역사상 최초로 1년에 두 차례 총선을 치르는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 이번에도 서로 이해 관계가 다른 정당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만만치 않은 작업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구나 네타냐후 총리는 앞으로 연정 협상을 하는 동시에 검찰의 기소에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스라엘 검찰이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와 배임 등 3건의 비리 혐의로 기소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를 위한 첫 심리가 당장 다음 주 열릴 예정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데요. 공식 기소를 위한 심리 절차도 앞으로 수개월은 걸릴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6일 시민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반정부 시위 장기화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홍콩에서 행정 당국과 시민들이 직접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다고요?

기자) 네, 지난 6월 '범죄인 인도 법안' 일명 송환법 개정 반대로 촉발된 홍콩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4달째로 들어선 가운데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26일 시민과의 대화에 나섰습니다. 람 행정장관과 각료들은 이날 오후 완차이 지역 퀸엘리자베스 경기장에서 약 2시간 동안 시민들과 공개 대화를 가졌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해서 이런 자리가 마련된 겁니까?

기자) 송환법 반대 시위가 장기화하자 캐리 람 장관은 이달 초 송환법의 공식 철회와 함께 시민과의 대화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첫 번째 행사가 이날(26일) 열린 겁니다. 행사에 참여 신청을 한 시민은 2만여 명에 달했는데요. 이 가운데 추첨을 통해 150명이 선정됐고요. 공개 대화는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됐습니다.

진행자) 람 장관이 시민들과 만나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람 장관은 시민들과 대화를 시작하면서 이날 대화가 홍콩에 더 나은 변화를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번 대화를 두고 오는 10월 1일 중국 국경절에 계획된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정치적 쇼를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는데요. 람 장관은 이번 대화는 정치 홍보 쇼가 아니며,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람 장관은 또 이번 대화를 통해 홍콩 사회 문제의 뿌리 깊은 원인을 규명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대부분 람 장관에게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람 장관이 홍콩 시민들을 화나게 했다, 람 장관은 권력자들의 편에 선다, 이런 비판도 있었습니다. 한편, 람 장관이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행사장 밖에서는 또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퀸엘리자베스 경기장에서 안팎에선 삼엄한 보안이 펼쳐졌는데요. 경찰은 방패와 최루가스 등을 동반한 채 행사장을 호위했고요. 시위대는 경기장 인근 도로에서 인간 띠를 만들어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홍콩 시위대가 요구하는 바가 뭡니까?

기자) 5가지 요구사항을 내걸고 있습니다. 송환법 공식 철회와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에 대한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입니다. 람 장관은 송환법 공식 철회 외에 다른 요구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시위대는 나머지 모든 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이번 주말에도 대규모 시위가 진행될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홍콩의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온 민간인권전선 측은 오는 토요일과 다음 달 1일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민간인권전선의 보니 렁 부회장은 26일 시민과의 대화 행사와 관련해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한 대화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홍콩 시민들과 정말로 대화를 원한다면, 람 장관이 문을 열고 나오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홍콩 관련 법안이 통과했다고요?

기자) 네,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이 상원과 하원에서 각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이 법안은 공화, 민주 양당의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25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해당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고요. 상원 국제관계위원회도 곧이어 자체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아직 전체 회의 표결이 남아 있지만, 법안 통과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미국 의회는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두고 미국이 관세와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을 포함한 국내법을 적용할 때 홍콩을 중국과 달리 특별 대우하도록 하는 ‘1992년 홍콩정책법’을 제정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미 의회가 추진 중인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은 ‘1992년 홍콩정책법’의 규정 내용을 매년 심사하겠다는 건데요. 홍콩의 자치 수준을 매년 평가한 후 특별 대우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홍콩이 독립성을 지키고 있는지를 더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의원들은 표결에 앞서 해당 법안은 중국의 간섭으로부터 홍콩의 자유와 자치를 지키는 법안이자 역사적으로 중대한 순간을 맞은 홍콩 시민들에 대해 미국의 지지를 보여주는 법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법안은 또 홍콩의 자유를 억압한 사람에게 미국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법안의 상임위 통과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홍콩을 망치고 중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조처라고 비판했습니다. 겅 대변인은 그러면서 중국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미국의 그 어떤 시도에도 중국은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새 무역협정에 서명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과 일본이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양국의 무역 협상을 타결하는 합의안에 서명했습니다. 양국은 지난 1년여간 무역 협상을 진행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양국의 무역 협상이 전면 타결된 아니라고요?

기자) 네, 이번 무역 협상은 양국의 모든 교역 상품을 다 아우른 건 아니고요. 일부 농산물과 공산품, 디지털 분야의 관세를 없애거나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미·일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해 '1단계'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일본은 미국산 소고기와 돼지고기, 밀, 치즈와 와인 등에 매기고 있는 관세를 인하하거나 없애면서 연간 약 7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번 합의로 일본으로 수출되는 미국산 식품·농산품의 약 90%가 관세 면제 또는 우대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일본은 어떤 것을 얻게 됩니까?

기자) 네, 미국도 4천만 달러 규모의 일본산 농산물에 대해 관세를 없애거나 줄여주기로 했습니다. 미 무역대표부는 또, 일본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특정 기계장비와 자전거, 악기 등의 관세도 면제되거나 낮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양국 무역 협상의 가장 쟁점인 자동차 분야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자동차 분야는 670억 달러 규모로 사실 덩어리가 가장 큰 분야였는데요. 이번 협상에서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도 보도문에 특별히 따로 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압박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재 미국에 들어오는 일본산 자동차에 매기는 관세는 2.5%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무역 시장이 개선되지 않으면 미국 법인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25%까지 올리겠다고 위협해왔습니다. 일본이 매년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는 연간 170만 대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1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으로서는 일단 가장 부담은 덜었군요.

기자) 네, 하지만 일본 국내에서는 자동차 관세를 막기 위해 7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입하며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번 협상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협상을 이어가기로 해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협상을 하는 겁니까?

기자) 네, 양측은 내년 4월 새로운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도 서명식 자리에서 "상당히 가까운 미래에 더 많은 것을 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2단계 작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아베 신조 총리는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산 자동차나 자동차 부품에 대해 신규 관세를 매기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이 대규모 미국산 농축산물을 구매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중국 기업들이 상당한 규모의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를 이미 구매했다고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26일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는 다음 달 미국과의 고위급 무역 협상을 앞두고 여러 유화적 조치를 내놓고 있는데요. 미국산 농축산물 구매 확대는 미국 정부의 요구 사항 중 하나입니다. 가오펑 대변인은 중국은 좋은 품질의 농산물에 대한 시장 수요가 매우 크다면서 농산물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 공간은 아주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양국 간 합의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이뤄질 수도 있다면서 조기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