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철강관세' 예외요청 이어져...평창패럴림픽 개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미국 철강업계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어제(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부과 조치에 각국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복하겠다는 나라도 있고, 예외로 해달라는 쪽도 있는데요. 자세한 사정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이 빠진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 나라가 포괄적인 무역협정에 최종 서명했고요. 오늘 한국 평창에서 시작한 겨울철 세계 장애인 체육대회, 동계패럴림픽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9일) 고율 관세 부과 문건에 서명했는데, 세계의 관심이 쏠렸죠?

기자) 네.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가 대통령 서명일인 어제로부터 15일 뒤, 그러니까 이달 말부터 새로 부과됩니다. 이전부터 이 계획에 반대하온 세계 각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반발하고 있는데요. 주요 외신들은 ‘무역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앞 다퉈 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무역 전쟁’이 타당하고, 미국이 쉽게 이길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고조되고 있는 세계 무역·통상의 긴장이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세계 각국이 어떻게 반발하고 있습니까?

기자) 보복하겠다는 나라가 있고요, 예외로 인정해달라는 쪽도 있습니다. 먼저, 이번 신규 관세 부과 조치의 주요 목표로 알려져 온 중국은 강한 어조로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중국 상무부 왕허쥔 무역구제조사국장은 어제(8일)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이번 조치는 WTO(세계무역기구)를 대표로 하는 다자 무역 시스템을 제멋대로 파괴한 것”이라며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댔지만,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은 대부분 민간용이라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중국에 미치는 피해를 고려해 강력한 맞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맞대응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어제(8일) 성명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적진 않았는데요. 중국 관영매체들은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섯 가지 정도가 거론되는데요. 첫째, 옥수수와 대두를 비롯한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줄이거나, 둘째, ‘애플’사의 손전화 ‘아이폰’, ‘보잉’사의 항공기, ‘포드’사의 자동차를 비롯한 공산품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 셋째로 미국 국채 매각, 넷째, 미국 정보기술(IT)기업들에 대한 반독점 위반 조사, 마지막으로는 미국으로 오는 유학생 억제 조치까지, 가능한 보복 조치들로 예상합니다.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 등은 현재 진행중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마무리되는 대로, 당국이 대응책을 시행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보복하겠다는 나라들이 또 있나요?

기자) 네. 대미 철강 수출 2위 국가인 브라질이 “필요한 모든 행동을 취하겠다”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고요. 미국산 수입품에 25% 보복관세를 고려 중인 유럽연합(EU)은 앞으로 다른 나라들과 공동 대응까지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대미 철강 수출 1위와 4위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 개정 협상과 연계, 새로운 관세 부과를 일시 면제받았습니다.

진행자) 1위와 4위는 면제됐고, 2위는 보복을 예고했는데, 3위 국가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대미 철강 수출 3위는 한국인데요. 한국 정부는 관세부과 조치의 예외로 인정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나 멕시코처럼 면제해달라는 건데요. 지금 북한 관련 현안으로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특사단이 이 같은 요청을 백악관에 모인 미국 각료들에게 전달했다고 청와대가 오늘(9일) 밝혔습니다. 청와대 측은 “동맹이 굳건하고 미국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는 시기에 철강 관세를 물리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점을 정의용 특사단장이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에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예외로 해달라는 나라들이 또 있다고요?

기자) 네. 일본이 대표적인데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번 조치가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세계무역기구 틀 안에서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며,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을 (미국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연합(EU)도 관세 부과를 면제받도록 미국을 설득하는 노력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세실리아 말스트롬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EU는 예외 조치를 받기 위해 특히 적극적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에 시한까지 제시했는데요. EU측은 예외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90일 안에 대응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U를 주도하는 나라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직접 나섰는데요. "미국과 유럽국가 간 통상 분쟁을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은 트럼프 대통령이 EU를 관세 예외로 지정하는 것"이라고 오늘(9일) 말했습니다.

진행자) 특정 국가들을 예외로 인정하는 게 가능한가요?

기자) 가능합니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일시 면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처럼, ‘안보’상 고려에 따라 나라별로 검토해 관세 부과에서 제외시킬 수 있다고 백악관이 앞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예외 요청이 이어지겠는데요?

기자) 네. 미국에 철강이나 알루미늄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들로서는 한 순간에 가격이 25%, 10%씩 높아지는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인데요. 영국 신문 ‘파이낸셜타임스’는 각국 정부가 잇따라 관세 적용에서 제외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8일 일본을 비롯한 캐나다, 칠레, 호주,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11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공식 서명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다자간 무역공동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합의안 서명식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 나라가 칠레 산티아고에서 8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정식 서명했습니다. CPTP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한 후, 나머지 11개 회원국이 만든 경제공동체인데요, 캐나다와 일본, 칠레, 호주,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합의안에 최종 서명하기까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많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TPP는 바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던 역점사업인데요. 보호무역과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사흘 만에 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히면서 좌초될 위기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일본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TPP 회생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이어졌고요. 명칭도 TPP에서 CPTPP로 바뀌었습니다. 미국이 빠진 채 나머지 회원국들은 여러 차례 협상 과정을 거쳐 지난 2월 21일, 뉴질랜드에서 최종 협정안을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헤랄도 무노즈 칠레 외무장관은 이번 협정은 보호주의적 압력에 대한 강력한 신호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빠졌으니까 협정 내용도 당연히 수정이 필요했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당초 TPP는 회원국 간에는 공산품과 농산품은 물론이고, 지적 재산권·금융·의료 분야 등 모든 품목에 예외 없는 관세 철폐를 목표로 했는데요. 새로운 CPTPP 협정에 따라 일본은 모든 무역 품목의 95%, 나머지 10개국은 99% 이상 관세가 철폐됩니다. CPTPP에는 미국 측이 당초 TPP에 요구한 내용은 삭제됐는데요. 미국은 의약품과 지적재산권 등의 보호를 강화하는 조항을 TPP에 추가할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진행자) CPTPP의 경제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11개국 회원국의 무역 규모는 전 세계 교역의 약 13%, 10조 달러로, 5억 명 규모의 시장이 만들어지는 건데요. 만일 미국이 포함되면 교역 규모는 전 세계 40%에 달하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이 다시 복귀할 여지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스위스에서 TPP는 끔찍한 협정이라면서 만일 더 좋은 협정을 만들 수 있다면 TPP에 복귀할 수도 있다고 시사한 바 있습니다. 일본과 호주 등은 이를 환영했는데요. 하지만 일부 회원국은 이제 막 합의를 마친 단계이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는 실현이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CPTPP 회원국이 아니군요.

기자) 네, 한국은 지난 2013년에 처음 TPP에 관심이 있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그간 줄곧 미온적인 입장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8일 11개국의 CPTPP 발효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연내 가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CPTPP는 언제 발효됩니까?

기자) 네, 각국의 비준이 필요한데요. 과반수인 6개국이 비준하면 발효됩니다. 회원국들은 내년 공식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편 CPTPP 서명식이 열린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CPTPP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모여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개막식이 열린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축하공연이 펼차지고 있다.

진행자) 평창동계패럴림픽이 오늘(9일) 막을 올렸군요?

기자) 네. 겨울철 세계 장애인 체육대회, 동계패럴림픽이 오늘 시작됐습니다. 얼마 전 올림픽이 마무리된 한국의 강원도 평창에서 개막행사가 열렸는데요. 오는 18일까지 열흘 동안 평창과 정선, 강릉 등지에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는 총 49개국에서 570여 명 선수가 참가해서, 동계 패럴림픽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4년 전 러시아 소치 대회 때보다 4개 나라가 더 나섰습니다.

진행자) 개막행사, 어떻게 진행됐나요?

기자)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이끄는 미국 고위급 대표단을 비롯한 세계 각국 사절들이 모인 가운데, 용평에서 환영 리셉션이 열렸고요. 곧바로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개막식이 이어졌습니다. 개최국 한국의 최보규, 북한의 마유철이 공동 성화 주자로 개막식 현장에 등장했고요. 점화는 한국의 '휠체어 컬링' 대표팀 서순석이 맡았습니다. 개최국 정상인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평창에서 열린 올림픽과 패럴림픽, 평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새로운 세계평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개막행사에서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가별 참가 현황을 살펴볼까요?

기자) 이번 대회에 가장 많은 선수를 보낸 나라는 미국입니다. 68명이 평창에 갔는데요, 역대 겨울철 패럴림픽에서 97개 금메달을 따온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통산 100번째 금을 노립니다. 이어서 동계 스포츠 강국인 캐나다에서 55명, 일본에서 38명이 참가하고, 개최국 한국은 36명이 나섰습니다. 다음 대회 개최지인 중국대표 선수는 26명입니다.

진행자) 미국 선수단 면면을 들여다보죠.

기자) 미국 대표 68명 가운데 앞서 패럴림픽 참가 경험이 있는 선수가 41명이나 됩니다. 이 중 12명은 금메달 수상자인데요. 패럴림픽에 4번 이상 나선 선수도 5명입니다. 특히 옥사나 매스터스, 애런 파이크는 지난 2012년 런던 대회 이래, 여름·겨울철 패럴림픽을 모두 참가한 진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험 많은 선수들 때문에 각 종목에서 성적도 좋을 것으로 대표팀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선수들이 특히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종목은 어떤 건가요?

기자) 남자 아이스하키에서 미국 대표팀은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습니다. 또 역대 대회에서 총 6개 메달을 수확한 여자 알파인 스키 로리 스티븐스도 연속 메달 획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도 이번 대회에 참가했죠?

기자) 네. 북한도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2명이 나섰습니다. 북한은 겨울철 패럴림픽에 처음 참가하는 건데요, 동유럽의 조지아,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 등도 첫 참가국입니다. 당초 북한은 오늘(9일) 개막식에서 한국 선수들과 공동 입장하려다 무산됐는데요. 양측을 함께 상징하는 ‘한반도기’에 독도를 그려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를 한국이 받아들이지 않은 게 이유였습니다. 일본과 영유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독도(일본명 다케시마)를 표시하는 행위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금지한 '정치적 의사 표시'로 간주됩니다.

진행자) 평창동계패럴림픽, 어떤 종목 경기가 열리나요?

기자) 모두 6개 종목인데요. 알파인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노보드, 아이스하키, 바이애슬론, 이렇게 5개는 비장애인 경기들을 장애 유형과 등급에 따라 적절히 고쳐서 치르고요. 얼음판에서 돌을 미끄러뜨려 원형 표적에 보내는 ‘컬링’은 휠체어를 타고 진행하기 때문에 ‘휠체어 컬링’이 됩니다. 전체 80개 세부 경기가 열리고요. 메달은 모두 240개가 걸려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