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어마' 플로리다 강타...9.11 테러 16주기 추모

11일 허리케인 '어마'가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후 레이크부에나비스타 시 구조대원이 주택가를 돌아보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강력한 위력을 지닌 허리케인 ‘어마’가 미국 남부 플로리다 주를 휩쓸었습니다. 오늘 (11일) 9.11테러 16주년을 맞아 뉴욕과 워싱턴 등지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립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미국의 범죄율이 지난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연구 보고서 내용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어마어마한 위력을 지닌 허리케인 ‘어마’가 마침내 미국 본토에 상륙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서양에서 발생한 ‘어마’는 카리브해에 있는 섬들을 거쳐 어제(10일) 오후 미국 남부 플로리다 주 키웨스트 지역에 상륙했습니다. 키웨스트는 플로리다 주 최남단에 있는 곳입니다.

진행자) ‘어마’가 근래에 보기 힘든 강력한 위력을 지닌 허리케인이라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허리케인의 위력을 나타낼 때 대개 바람의 속도를 예로 드는데요, ‘어마’가 등급 4 허리케인으로 플로리다 키웨스트에 상륙했을 때 최대 풍속이 무려 215km에 달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이 플로리다에 취재진을 보내서 현장 모습을 전했는데요, 현장에 있는 기자가 바람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마는 이런 강한 바람은 물론이고 폭우와 거대한 파도도 동반했습니다.

진행자) 등급 4라면 위력이 거의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거죠?

기자) 네. 허리케인 등급을 1등급에서 5등급까지 나누는데 5등급이 위력이 가장 센 겁니다. ‘어마’는 플로리다 남단에 상륙한 뒤에 서부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했는데요, 중간에 3등급이 됐다가 지금은 열대성 폭풍으로 위력이 약해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강력한 위력 때문에 관계 당국에서는 주민들에게 반드시 대피하라고 권고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허리케인이 지나갈 때 밖에 있거나 아니면 집 안에 있어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이번 허리케인이 무서운 위력을 지니고 있었는데요. 거의 650만 명에게 대피하라는 경보가 나왔습니다. 650만 명이라면 플로리다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 경보에 따라 주민들이 플로리다 주에서 인근 지역으로 나가거나 사는 곳에서 가까운 대피소로 대피하는 과정에서 큰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10일까지 플로리다 주 소재 400개 대피소에 모두 7만5천 명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어마’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피해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사상자라든가 정확한 피해 상황은 아직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플로리다 주 비상관리국 측은 구호작업이 시작되기 전에 피해 상황을 집계하기가 힘들다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하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허리케인이 몰고 온 엄청난 폭우 탓에 곳곳이 물에 잠기고, 바람에 타워 크레인 등 시설물이 부서진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이터통신은 플로리다에서 약 440만 가구의 전기가 끊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마이애미 전체 가구 가운데 80%의 전원이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고요 시내 많은 곳이 물에 잠겼습니다. 역시 허리케인이 통과한 네이플스 시 같은 경우 교외에 있는 가옥이 손상된 채 물에 잠겨있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사상자 수는 어떻습니까?

기자) 사망자 수와 관련해서 현재 다른 집계가 나오는데요. 오늘(11일) 구호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정확한 피해상황이 나올 것 같습니다. 반면에 어마가 먼저 지나갔던 카리브해 섬들에서는 수십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플로리다 주 정부는 오늘(11일)부터 구호작업과 구조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공군과 주 방위군을 동원해서 구호 물품을 공수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런 가운데 플로리다 주 몇몇 지역에서는 야간 통행금지 경보를 내렸는데,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조처라고 합니다.

진행자) 어마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네. 허리케인 중심이 플로리다 탬파 북쪽으로 100km 지점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플로리다 북쪽으로 허리케인이 이동한 건데요. 오늘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플로리다 주 북부나 플로리다와 맞붙은 조지아 주 남부로 이동해서 거기서 없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허리케인이 또 올라온다고 하는 소식도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서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호세’가 카리브해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데요. ‘호세’는 며칠 뒤에 카리브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 지역을 주요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0일) 연방정부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피해가 큰 지역에서 구호작업을 시작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주요 재난 지역으로 선포된 플로리다에는 연방기금이 투입되는데요. 연방기금은 이재민 구호와 가옥보수 등 사후 수습 작업에 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허리케인 어마로 큰 피해를 본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주요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고요.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에도 연방 기금을 추가 투입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11일 펜타곤에서 열린 9.11 테러 16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지금 미국은 허리케인 관련 뉴스로 온통 눈이 쏠리고 있는데, 오늘 9월11일은 미국에 특별한 날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슬람 테러분자들의 테러로 수많은 미국인이 목숨을 잃은 9.11 테러가 난 날인데요. 오늘(11일)이 바로 9.11 테러 16주기입니다.

진행자) 이날은 곳곳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행사가 열리죠?

기자) 맞습니다. 당시 테러로 희생자가 난 곳이 모두 세 곳입니다. 테러분자들이 납치한 비행기가 충돌한 뉴욕 맨하튼 소재 ‘월드트레이드 센터’ 자리, 그리고 ‘펜타곤’ 즉, 워싱턴에 있는 미국 국방부 청사가 있고요. 또 테러분자들이 탈취했던 여객기가 떨어진 펜실베이니아 생크스빌이 있는데, 여기에서 모두 추모행사가 열립니다.

진행자)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났던 ‘월드트레이드 센터’에서는 매년 인상적인 추도행사가 열리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16년 전에 테러분자들이 탈취한 여객기 2대가 쌍둥이 빌딩인 ‘월드트레이드 센터’ 빌딩에 충돌해서 두 곳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그라운드 제로’라는 이름이 붙었는데요. ‘그라운드 제로’에서는 매년 이날 거행되는 추도행사에서 모든 희생자 이름을 일일이 부르고 묵념하는 예식이 거행되고 있습니다. 또 해가 진 이후엔 무너진 쌍둥이 빌딩을 상징하는 광선 기둥 2개를 하늘을 향해 쏘아 올립니다.

진행자) 작년 그라운드 제로 추도행사에서는 작은 소동이 있었죠?

기자) 네. 작년 이맘때가 미국의 대통령 선거 기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트럼트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도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했는데요. 당시 클린턴 후보는 식 도중에 몸이 좋지 않아서 자리를 떴는데, 이 과정에서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여서 클린턴 후보의 건강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클린턴은 폐렴 진단을 받고 수일 동안 휴식했습니다.

진행자) 그라운드 제로는 16년 전 이날 완전하게 폐허가 됐는데, 이제는 아주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죠?

기자) 맞습니다. 무너진 쌍둥이 빌딩이 있던 자리에 사무용 건물 4개가 들어서는데요. 이 가운데 3번째 건물이 내년에 문을 엽니다. 또 원래 쌍둥이 빌딩 옆에 있다가 테러로 함께 무너진 그리스정교회 건물도 같은 시기 개관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도 9.11 희생자 추모 의식에 참석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16년 전 첫 번째 비행기가 쌍둥이 빌딩에 충돌한 시각에 맞춰 백악관에서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펜타곤으로 이동해 추도 행사에 참석해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지 처음으로 9.11 추도행사에 참석합니다. 그리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따로 펜실베이니아 생스빌에서 열리는 추도행사에 참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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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범죄율이 올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대 법학대학원의 ‘정의를 위한 브레넌센터’가 최근 관련 연구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미국 30개 대도시의 경찰 당국으로부터 수집한 자료를 분석해 예비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올해 범죄율이 전년 대비 1.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같은 추세가 올해 말까지 계속된다면 2017년 범죄율은 1990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여러 범죄 중에서 특히 살인이 많이 줄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살인율은 전년 대비 2.5%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인 지난 2009년과 같았고요. 폭력범죄의 경우도 전 해보다 0.6% 떨어지면서 역시 25년 만에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연구진은 시카고 시가 안정을 찾고 워싱턴 DC의 폭력범죄가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하락세를 가져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몇몇 도시에서는 폭력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말이 들렸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5년~2016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폭력범죄가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특히 시카고와 볼티모어 시의 살인율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두 도시의 살인 건수를 합하면 30개 대도시 전체 살인 건수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였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시카고의 살인율이 2.4%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고요. 뉴욕과 휴스턴, 디트로이트 시 등 다른 대도시들에서도 살인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살인율을 낮췄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이런 감소 추세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기자) 브레넌 센터의 이니마이 체티어 소장은 워싱턴포스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우선 장기적인 추세를 볼 때 대도시들이 더욱 안전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1990년 이후 전국적인 범죄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범죄가 급증한다는 증거가 없다는 겁니다. 또한, 단기적으로 범죄율이 변화를 보이는 것은 지역적인 요소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범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의 하나가 바로 미국의 치솟는 범죄율을 잡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당시엔 시카고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살인율이 높아지고 있었으니까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역시 올해 초 취임한 뒤 범죄율 증가를 우려하면서 치안 강화에 중점을 둬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보고서 결과를 보면 그렇게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닌 것 같군요?

기자) 네, 브레넌센터 측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최근 1~2년에 범죄율이 증가했을 뿐 지난 20년간 범죄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는 건데요. 또한,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