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 시 세계 GDP 1% 감소...전자제품 가격 폭등' 

지난 14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뉴스가 나오는 가운데 군인이 화면 앞을 지나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국제경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한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특히 전쟁에 관여할 미국 정부의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의 경영자문업체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aptial Economics)는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반도 전쟁으로 한국이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경우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세계 GDP의 2%를 차지하는 한국의 GDP가 전쟁으로 50% 감소한다는 전제 아래 나온 계산입니다.

국내총생산(GDP)은 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화와 서비스의 합을 말합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한반도 전쟁이 국제무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이 세계무역체제에 긴밀하게 통합돼 있고, 또 몇몇 품목의 주요 공급자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세계 전자제품 가격이 공급 부족에 따라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은 액정화면의 최대 공급자일뿐더러, 반도체 2위 생산국이며, 손전화 시장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전자제품 가격 상승이 선진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쳐 전쟁으로 손전화나 텔레비전 같은 전자제품의 가격이 배로 뛰면서 미국의 물가가 1%포인트 더 오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전자제품 외에도 세계 자동차와 조선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전쟁으로 해당 품목의 공급 부족 사태가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아울러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10개 항구 가운데 9곳이 아시아 지역에 있어 한반도 전쟁은 역내 선박 운송에도 지장을 줄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습니다.

보고서는 한반도 전쟁이 미국경제에 미칠 영향도 분석했습니다.

먼저 전비 부분에서는 한반도 전쟁이 미국이 20세기와 21세기에 치른 다른 전쟁에 비해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전쟁이 오래 끌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북한이 강력한 군대를 갖고 있어서 전쟁이 길어질 위험성도 지적했습니다.

전쟁 복구와 관련해 만일 미국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재건 비용을 댄다면 미국 GDP의 30%에 해당하는 빚이 새로 추가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습니다.

대신 한반도 재건 사업이 시멘트나 철강 같은 주요 원자재의 공급 과잉현상을 해소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한국과 북한이 원유생산국이 아니라서 한반도 전쟁이 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지만,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겨 금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