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1인자 라이언, 트럼프 지원중단...삼성-애플 연방대법 격돌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 미 하원의장이 지난 5월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진행된 비공개 당무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현재 공화당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트럼프 후보 지원 유세를 더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을 포함해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정리해 드립니다. 오늘 연방 대법원에서 애플과 삼성이 손전화기 디자인 특허 문제를 놓고 격돌하는데요. 이번 소송의 내용과 전망 살펴봅니다. 마지막으로 대선을 앞두고 국토안보부가 미 전역의 지역 선거관리 부처에 사이버 보안을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는 소식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먼저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동정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소식부터 전해드리죠. 트럼프 후보는 2차 토론회 다음 날인 월요일(10일) 동북부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선거 유세를 했는데요. 다음 달에 열리는 대통령 선거는 미국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This is like Brexit, folks, you watch…”

기자)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와 비슷하다는 건데요. 지난 6월에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브렉시트 찬성파가 승리했듯이, 미국인들은 다시 독자적으로 서길 원하고, 국경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트럼프 후보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금요일(7일) 트럼프 후보의 2005년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큰 논란이 일었는데요. 일요일(9일)에 열린 2차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죠?

기자) 네, 이날 공동 진행자였던 CNN 방송의 앤더슨 쿠퍼 기자가 이 문제를 추궁했습니다. 쿠퍼 기자와 트럼프 후보 간의 대화 들어보시죠.

[녹취: 앤더슨 쿠퍼-트럼프 후보] “You bragged that you have sexually assaulted women…”

기자) 여자들을 성폭행했다고 자랑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쿠퍼 기자가 묻자, 트럼프 후보는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았다며 부인했습니다. 남자들이 탈의실에서 주고받는 식의 음담패설을 했을 뿐이란 건데요. 그런 발언을 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가족과 미국인들에게 사과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금요일(7일)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공개한 2005년 녹음 파일에는 트럼프 후보가 여성을 비하하고, 성폭행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이 들어 있어서 문제가 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사과했지만,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존 매케인 연방 상원의원 등 여러 공화당 정치인들이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사퇴하란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공화당 일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트럼프 후보에게 거리를 두는 모습이죠?

기자) 맞습니다. 라이언 하원의장이 월요일(10일) 공화당 의원들과 전화 회의에서 트럼프 후보 지원 유세를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까지 철회하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는 트럼프 후보를 옹호하지 않고, 트럼프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대신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의 위치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고요. 다른 의원들도 대통령 선거보다는 재선 운동에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올해 선거 전망이 어떻습니까? 공화당이 다수당의 위치를 잃은 만한 상황인가요?

기자) 상원은 위태롭지만, 사실 하원은 그렇게 걱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인데요. 하지만 트럼프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같은 공화당 소속 의원들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라이언 의장의 발언에 대해서 트럼프 후보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후보는 월요일(10일)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라이언 하원의장에 대해 유약하고 충성스럽지 못하며 나쁜 지도자라고 비난했고요. 공화당 대통령 지명자인 자신에게 맞서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예산 균형과 일자리, 불법 이민자 문제에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와 라이언 의장이 갈등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앞서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를 보류해서 트럼프 후보의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한편,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은 여전히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 쪽 상황 살펴봤는데요. 이번에는 클린턴 후보 쪽 볼까요?

기자) 네, 클린턴 후보 측은 라이언 의장의 발언에 대해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후보의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같은 날(10일) 중서부 미시간 주에서 연설하면서 트럼프 후보가 한 사과는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후보] “He just doubled-down on his excuse…”

기자) 트럼프 후보가 농담으로 음담패설을 했을 뿐이란 주장을 고수했다는 건데요. 하지만 이는 잘못된 행동과 다른 사람을 괴롭힌 데 대한 구차한 변명일 뿐이란 사실을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두 후보의 지지율 상황 살펴볼까요?

기자) 네, 지난 금요일(7일) 트럼프 후보의 여성 비하 녹음 파일이 공개된 후,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월요일(10일) 나온 월스트리트저널과 NBC 방송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클린턴 후보가 46% 대 35%, 그러니까 11%p 격차로 트럼프 후보를 앞섰습니다. 자유당과 녹색당 후보를 합친 4자 구도의 경우, 이렇게 나왔고요.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 양자 구도에서는 52% 대 38%로 격차가 더 크게 났습니다.

진행자) 언제 실시된 조사 결과입니까?

기자) 지난 토요일(8일)과 일요일(9일)에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인데요. 트럼프 후보의 녹음 파일이 나온 다음이지만, 2차 대선 토론회는 열리기 전에 실시됐습니다. 지난 일요일 2차 토론회에서 클린턴 후보가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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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손전화 업계의 대표주자죠? 애플과 삼성이 화요일(11일) 연방 대법원에서 맞붙는데요. 이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네, 화요일(11일) 연방 대법원에서 애플과 삼성 간의 디자인 특허 소송 구두 심리가 열렸습니다. 두 회사 간의 다툼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삼성의 대표 손전화기인 갤럭시S 등 한 해 전에 나온 삼성 손전화기의 디자인이 애플 것을 베꼈다면서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진행자) 삼성이 애플 디자인을 베꼈다고 했는데, 문제가 된 디자인이 어떤 건가요?

기자) 크게 세 가지입니다. 사각형의 둥근 모서리, 액정화면에 테두리를 두른 디자인, 또 전화기를 켰을 때 앱 아이콘이 격자형으로 배열된 모양, 이렇게 3건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건데요. 앱은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의 준말로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장치를 말하죠.

삼성 '갤럭시S4'(왼쪽)와 애플 '아이폰5'를 나란히 놓고 디자인을 비교한 모습.

진행자) 그동안 하급법원에서는 삼성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왔죠?

기자) 네, 2012년에 1심에서 배심원단이 애플의 손을 들어주면서 10억 달러 배상 평결을 내렸습니다. 19세기말에 나온 디자인 특허법에 따라서, 삼성은 디자인 특허를 침해한 손전화기를 판매해서 얻은 이익 모두를 애플에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1심에 이어서 지난해 열린 항소심에서도 삼성이 패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동안 배상금 액수가 5억4천800만 달러로 줄긴 했죠. 하지만 삼성은 모든 이익금을 배상하라는 건 부당하다면서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디자인은 구매 요소의 일부일 뿐, 전부가 아니란 주장인데요. 손전화기 한 대에는 수십만 개 특허 기술이 들어있으며, 사람들이 전화기를 살 때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능과 성능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는 겁니다. 삼성은 이미 낸 배상금 가운데 약 4억 달러는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번 대법원 심리는 디자인 특허 침해의 배상 범위가 어느 정도나 되느냐 하는 것이 쟁점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참고로 연방 대법원이 디자인 특허 소송을 다루는 건 120여 년 만의 일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이 애플과 삼성 간의 싸움이긴 하지만, 많은 회사가 비슷한 문제에 부딪히지 않나 싶은데요. 이번 소송에 대한 업계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구글과 델, 페이스북 등 첨단기술 업체들은 삼성 측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승리할 경우, 소송이 잇따르면서 복잡한 기술 상품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에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 보석 디자인 기업 티파니 앤드 컴퍼니 등은 애플 편인데요. 기술 발전으로 위조품 만들기가 점점 쉬워지고 있다면서, 디자인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연방 대법원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 궁금한데요. 보통 심리 때 분위기를 보면 어떤 결정이 나올 수 예상할 수 있는데, 대법관들 분위기가 어땠습니까?

기자) 네, 대체로 삼성 쪽 입장에 기우는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이번 소송에 대한 대법원 결정은 몇 달 뒤에 나올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대법원이 법을 좀 더 융통성 있게 해석해야 한다는 결정과 함께, 하급법원으로 돌려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편, 삼성은 최근 새 손전화기 노트7의 배터리 발화 문제로 곤란을 겪었는데요. 결국, 화요일(11일) 출시 2개월 만에 생산을 중단하고,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전화기를 모두 수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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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앞서 대선 관련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미 전역의 선거관리 부처에 사이버 보안을 강화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국토안보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현재 33개 주와 11개 카운티가 선거 보안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국토안보부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는데요. 카운티는 주보다 작은 행정구역을 말합니다. 국토안보부는 하지만 더 많은 주와 카운티가 컴퓨터 보안 시스템의 보안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월요일(10일) 성명을 발표하고 선거일까지 29일밖에 남지 않았다며, 시간이 관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전자 투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보니 사이버 안보에 대한 우려는 계속 제기돼 왔었는데요. 국토안보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역의 보안 시스템에 도움을 주겠다는 겁니까?

기자) 네, 국토안보부는 안보 시스템의 위험성이나 취약성을 평가하기 위해 지역에 직접 가지 않고도 원거리 상에서 보안 기능 개선을 위한 검색작업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만약 온라인 투표 과정이나 결과 등록 시스템, 인터넷 투표 시스템과 관련한 그 어떤 부분에서든 취약성이 발견되면 해당 지역 관리처에 알려준다고 하는데요. 문제는 지역 시스템에서 이렇게 사이버 보안상 취약점을 찾아내 시정하는 데 길게는 3주가 걸린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국토안보부는 한시라도 빨리 지역 당국이 점검을 요청할 것을 당부하고 있는 거죠.

진행자) 그런데 미 정부가 이렇게 사이버 보안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겠죠? 이번 대선을 앞두고 이미 여러 차례 사이버 공격이 감지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주에 러시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일련의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습니다. 국가정보국과 국토안보부는 공동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가 지난 7월 민주당 전국위원회 이메일 해킹을 지휘한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는데요. 해킹 행위의 범위와 민감성을 고려할 때 러시아의 최고위급 관리들만이 이 같은 행위를 승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민주당 전국위원회 지도부 인사들의 이메일이 공개되고 또 이들이 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 후보보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편파적으로 지지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파문이 일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 전국위원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했죠. 당시 해킹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부터 러시아 정부 배후설이 나왔었는데요. 지난주 정부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부는 민주당 이메일 해킹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며 러시아 배후설을 일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일요일(9일)에 있었던 대통령 2차 토론회를 앞두고 또다시 인터넷 폭로전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폭로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지난 금요일(7일)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와 후보 측근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공개한 겁니다. 이들 이메일 역시 인터넷 해킹으로 입수된 것들로 클린턴 후보가 과거 월스트리트의 금융기업들로부터 거액의 강연비를 받고 진행한 연설문 내용이 일부 공개돼서 논란이 됐는데요. 위키리크스는 이어 일요일(9일)과 화요일(11일), 클린턴 선거대책본부장인 존 포데스타 씨의 이메일 등 수천 건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이 가운데는 클린턴 후보의 측근이 클린턴 후보 딸인 첼시 클린턴을 ‘버릇없는 아이’로 묘사한 내용이 들어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