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재단 '기부자 특혜' 이메일 공개...암투병 카터, 건강회복 과시

2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인기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를 녹화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왼쪽) 민주당 대통령 후보.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가 국무장관으로 일할 당시, 클린턴 재단의 고액 기부자들이 특혜를 누렸을지 모른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관련 소식 먼저 알아봅니다. 이어서 버지니아 주지사가 전과자 1만3천명의 투표권을 회복했다는 소식, 또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암을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봉사 활동에 힘쓰고 있다는 소식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클린턴 가족이 세운 자선재단인 클린턴 재단과 국무부 관계에 의혹을 제기하는 이메일이 나왔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클린턴 후보가 미국 국무장관으로 일할 당시, 클린턴 재단의 고액 기부자들이 국무부 고위 관리들에 접근할 수 있는 특혜를 누렸다는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서 보수적인 성향의 시민 단체 ‘사법감시(Judicial Watch)’가 입수한 이메일을 보면요. 클린턴 재단 관계자였던 더글러스 밴드 씨가 국무부에 보낸 이메일에서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과 바레인의 살만 왕세자 간의 면담을 주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살만 왕세자가 클린턴 재단의 후원자였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재단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했는데요. 밴드 씨는 이메일에서 살만 왕세자가 클린턴 재단의 “좋은 친구”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자 클린턴 후보의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 씨가 면담 약속을 잡았다는 내용의 답신을 보냈는데요. 애버딘 씨는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을 만나고 싶어 하는 재단 후원자들의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사실 이런 의혹이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클린턴 후보 측은 계속 후원자들에게 특혜를 준 일이 없다고 부인해 왔죠?

기자) 맞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보좌관들과 클린턴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보좌관들 사이에 개인적으로 오간 대화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클린턴 후보 자신과는 관계가 없다는 건데요. 하지만 공화당 측은 이런 설명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태도입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재단 후원자들이 돈으로 특혜를 산 경우라면서 클린턴 후보가 부패했다고 공격했습니다. 클린턴 재단은 역사상 가장 부패한 정치기업이라면서,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후보 이메일 문제를 조사했는데요. 클린턴 후보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하지 않았습니까? 클린턴 후보가 매우 부주의하긴 했지만, 일부러 그런 건 아닌 것 같다면서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FBI가 조사한 건 조금 다른 문제이긴 한데요.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재임 시에 보안성이 떨어지는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함으로써 국가 기밀을 누설하지 않았는가 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췄죠.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FBI가 불기소 결정을 내린 점을 지적하면서 FBI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별검사를 임명해 독립적으로 수사하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클린턴 후보 측의 반응은요?

기자) 네, 브라이언 팰론 클린턴 선거운동본부 대변인은 월요일(22일)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클린턴 재단은 전 세계 많은 사람을 돕는 자선재단이라고 말했는데요. 반면에 트럼프 후보의 사업은 오로지 트럼프 후보 자신을 부자로 만들기 위해서 존재하고, 수상한 관계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후보가 아직 보유 자산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트럼프 후보 쪽으로 화살을 돌렸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재단 후원금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되니까, 클린턴 재단 측이 자체적으로 후원금을 선별해서 받겠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11월 선거에서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외국인이나 기업으로부터는 더 이상 후원금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또 클린턴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재단 이사진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뉴욕포스트 신문과 보스턴 글로브 신문에 이어서 최근 진보 성향의 인터넷 신문 허핑턴포스트 역시 클린턴 재단을 폐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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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버지니아 주에서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들에게 투표권이 회복되는 중요한 조치가 취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테리 매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가 월요일(22일) 버지니아 주에 거주하는 전과자 1만3천 명이 투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문건에 서명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흑인 5명 가운데 1명이 과거에 중범죄를 저지른 경력 때문에 투표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매컬리프 주지사는 월요일 인터넷 단문전달 사이트인 ‘트위터’에 영구적으로 소외당하는 주민들이 없도록 참정권 회복을 위한 싸움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과거 버지니아 주는 전과자들의 투표권을 영구적으로 박탈한 주 가운데 하나였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현 매컬리프 주지사와 전임 로버트 맥도넬 주지사가 행정적인 권한을 이용해 전과자들이 투표권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전과자들은 투표권 회복 신청을 할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그 과정이 무척 번거로웠고, 폭력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들은 대기 기간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에 매컬리프 주지사가 이런 복잡한 절차 없이 모든 전과자가 투표권을 회복할 수 있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던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행정명령이 법정 소송에 걸렸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버지니아 유권자들이 버지니아 주 대법원에 행정명령 무효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이들 유권자와 버지니아 주의회의 공화당 의원들은 매컬리프 주지사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의도에서 행정명령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는데요. 민주당 소속인 매컬리프 주지사의 조처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 2014년 시행된 조사 결과를 보면 전과자들은 공화당보다는 민주당원으로 등록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요. 또 투표권이 회복되는 전과자의 대부분은 흑인인데 전통적으로 흑인들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매컬리프 주지사가 참정권 회복 조처를 했는데요. 소송에서 이긴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지난달 버지니아 주 대법원은 매컬리프 주지사가 행정명령으로 전과자의 투표권을 일괄적으로 회복하는 것은 금지하되, 사례별로 투표권을 회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매컬리프 주지사가 1만3천 명의 재소자에게 투표권을 허용한 건데요. 매컬리프 주지사 측은 형기를 마친 지 오래된 전과자들부터 차례대로 투표권 회복을 추진해 결국엔 20만6천 명의 전과자 전원이 투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한편, 버지니아 주 의회의 공화당 의원들은 매컬리프 주지사의 이번 조처가 버지니아 주 대법원의 판결을 준수하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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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해 이맘때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암으로 투병 중이란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이제 건강한 모습으로 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이 월요일(22일)부터 테네시 주 멤피스에서 집짓기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1주일 동안 계속되는데요. 카터 전 대통령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암에서 치유됐다고 생각하지만, 의사들이 계속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카터 전 대통령] “The treatments took a lot of me…”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몸이 좀 약해지긴 했다고 카터 전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1월부터는 정기적으로 항암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회복됐고, 현재는 암 징후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지난해 8월에 암 투병 사실을 발표할 때만 해도 암세포가 많이 퍼진 상태라고 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당시만 해도 앞으로 2~3주밖에 못살 줄 알았다고 카터 전 대통령이 고백했는데요. 간에서 암세포가 발견됐기 때문에 간을 절제했고, 또 검사 결과, 암세포가 뇌에까지 퍼져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살 날이 몇 주밖에 안 남았다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다행히 암 치료가 효과가 있었고요.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에 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카터 전 대통령을 가리켜서 퇴임 후 미국 대통령의 역할 모델이다, 이런 얘기를 합니다. 1981년에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뒤, 적극적으로 인권 운동을 벌이는 등 퇴임 후에 오히려 더 왕성하게 활동했기 때문인데요. 암 투병을 하면서도 여전히 열심히 봉사 활동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니는 교회에서 일요 성경공부를 계속 이끌었고요. 암 투병 중인 지난해 11월에도 멤피스에 와서 집짓기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완쾌될 것이란 확신 없이 억지로 낙관적인 표정을 지었었다고 카터 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카터 전 대통령이 투병 중에도 열심히 참여했던 집짓기 행사, 어떤 행사인지 잠깐 살펴볼까요?

기자) 네, 원래 이름은 ‘Habitat for Humanity’인데 보통 줄여서 ‘Habitat’라고 하고요. 한국에서는 흔히 ‘사랑의 집짓기’ 운동이라고 부릅니다. 1976년에 설립된 국제 자선단체로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 새로 집을 지어주는 일을 하는데요. 이 단체 홍보대사인 카터 전 대통령은 올해 91살 고령에도 불구하고, 청바지 차림에 망치를 들고 직접 봉사에 나섰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 부부는 이번 주에 1천500명의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멤피스 시내 저소득층 동네에 새 주택 19채를 지어주게 됩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인데요. 올해 선거에 대한 카터 전 대통령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기자) 네, 카터 전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올해 대선 후보 두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더 자격을 갖췄다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민주당원이고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찍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