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지난 7일 레바논 트리폴리 시 거리에 라마단 기간을 알리는 화려한 장식이 설치되어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이슬람교의 금식 성월인 라마단이 지난 5일 시작됐습니다. 전 세계 17억 이슬람교도들이 라마단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라마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죠. 김현숙 기자가 소개합니다.

[녹취] Azan 소리

이슬람교를 믿는 신도, 무슬림은 하루 다섯 번, ‘아잔’이라고 하는 기도 소리에 맞춰 알라신에게 기도를 올립니다. 무슬림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아잔 소리가 들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이슬람 성지인 메카를 향해 머리를 조아리는데요. 특히 라마단 기간, 이들의 기도는 더욱 간절해집니다. 해가 떠 있는 동안 모든 금욕을 끊고 기도와 수양에 집중하는 기간이기 때문인데요. 라마단은 전 세계 17억 명의 무슬림들이 금식하며 기도하는 금식 성월입니다.

“라마단의 뜻이 뭔가요?”

라마단은 아랍어 ‘라미다’에서 온 말로 ‘타는 듯한 더위’라는 뜻인데요.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 그러니까 이슬람력의 9월에 해당합니다. 무슬림은 라마단 한 달 동안 일출부터 일몰 때까지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되는데요. 라마단 기간의 단식은 무슬림이 지켜야 할 의무를 가리키는 5개의 기둥 중 하나일 정도로 종교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라마단이 시작되는 날짜가 매년 다른데 왜 그런 건가요?”

이슬람력은 음력이기 때문에 해마다 라마단 시작일이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또한 라마단의 시작과 끝은 종교 지도자들이 이슬람의 상징인 초승달을 육안으로 관측하고 이를 발표함으로써 시작되는데요. 하지만 초승달 관측 시점이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고, 육안에 의존하는 관측 방식이다 보니 이슬람 국가들 사이에서 라마단 시작과 종료 시점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인도네시아 등은 6일에 라마단이 시작됐고 파키스탄과 이란 등은 7일에 시작됐습니다.

“라마단 기간에는 어떤 일을 하나요?"

무슬림들은 라마단 기간에 금욕생활을 실천해야 합니다. 해가 떠 있는 동안 음식물을 먹는 것은 물론 물을 마셔서도 안 되고 담배를 피거나 성관계를 맺어서도 안 되죠. 또한, 거짓말이나 욕 등 험한 말도 해도 안 됩니다. 자, 그런데 한 달간 금식하며 금욕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워싱턴 DC에 있는 ‘다르 알 히즈라 이슬람 센터’의 이맘 조하리의 설명을 들어봤습니다.

[녹취] 이맘 조하리1

무슬림이 라마단을 하는 이유는 먹고, 마시는 등의 육체적 욕구를 절제함으로써 알라신과 더 가까워지고 신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는 알라를 위해 하루를 금식하면 알라는 그의 몸을 불지옥으로부터 70년 멀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또 금식은 알라로부터 ‘10배의 보상을 받는 선행’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무슬림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금식하며 더욱 기도에 힘쓰는 겁니다.

“이슬람 신도라면 모두 금식에 참여해야 하나요?”

금식에서 제외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맘 조하리는 예외 대상을 이렇게 설명했는데요.

[녹취] 이맘 조하리 2

금식은 건강한 성인에 해당한다는 건데요. 임신 중이거나 수유를 하는 여성, 월경 중인 여성, 환자, 노약자는 금식에 동참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먼 길을 여행 중인 사람도 금식에서 제외되는데요. 하지만 여행을 마친 후 금식을 깬 날짜만큼 이후에 따로 금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라마단 기간에는 해가 떠 있는 동안에만 금식을 하기 때문에 하루에 최소한 두 끼는 먹을 수 있습니다. 해가 뜨기 전 이른 새벽에 ‘수후르’라고 하는 식사를 하고, 해가 진 이후에는 하루의 금식을 깨는 ‘피트르’가 기다리고 있는데요. 사람들은 해가 진 후 사원에 함께 모여 피트르를 즐기기도 하고 이웃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 형제애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 달간의 라마단이 끝나고 나면 ‘이드 알 피트르’라고 하는 사흘간의 연휴가 시작되는데요. 라마단을 끝낸 후 가족과 친구, 친지들이 모여 잔치를 벌이며 라마단이 끝난 것을 축하합니다.

“무슬림들에게 라마단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라마단 기간, 이슬람 국가들에선 낮 동안 상점이 영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니 라마단 금식 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식료품을 미리 사놓는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라마단 기간에는 관공서나 일반 기업은 단축 근무를 하고 학교도 빨리 수업을 마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렇듯 일상생활은 좀 불편해 지지만 라마단 기간 무슬림은 주위 사람들에게 선행을 많이 베풉니다. 라마단이 인내와 자제력을 기르며 소외된 사람을 되돌아보게 하는 목적도 갖고 있기 때문인데요. 라마단을 보내고 있는 무슬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녹취] 라마단에 동참하는 무슬림들

무슬림들은 라마단 기간에 더 많이 기도하면서 신앙이 더 깊어진다고 말하기도 했고, 라마단 금식 기간을 통해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위에 어려운 이웃부터 전 세계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위해 기부하는 기회로 삼는 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라마단은 이렇듯 무슬림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성스러운 달인데요. 하지만 올해는 라마단 기간에 맞춰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이 테러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 정부는 라마단 기간 동안 전 세계 미국인들에게 테러 주의보를 내리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