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 피해지 교민·유학생 귀국...한국어능력시험 열풍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강진에 따른 공항 폐쇄로 현지에서 체류하던 한인 여행객이 긴급 편성된 아시아나항공 임시 운항편으로 16일 오후 후쿠오카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에게 지진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서울입니다.

진행자) 일본 구마모토 강진의 여파가 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진 신고가 3900건이 넘었다는데, 그만큼 한국에도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많다는 얘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 소식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기자) 14일 1차 지진과 16일 2차 지진. 일본 구마모토지역의지진이었지만 한국도 그 지진의 여파를 받고 있습니다. 구마모토 강진과 거의 같은 시각 부산과 양산, 울산 등 한국 남동지역에서 3900여건의 지진 관련 제보와 신고가 쏟아졌고, 16일 2차지진 때에는 서울에서도 흔들림을 감지했다는 신고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16일 2차 지진이 났을 때 한국 부산에서는 규모 3.0 의 지진이 감지됐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부산지역은 지리적으로 진앙지와 가장 가까운 곳 아니겠습니까?

기자) 구마모토에서 부산까지는 직선거리로 320km 거리입니다. 부산과 양산, 울산 지역에서는 일부 피신을 한 주민들도 있었는데, 특히 고층아파트에서는 흔들리는 창문에 밤잠을 설쳤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이어져 한국이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구요. 주요 방송사들의 지진 관련 방송이 이어지고 있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도 지진 관련 단어가 주요 검색어로 떠오르고 있는데, 지진 내진 설계와 대비가 일본 같지 않은 한국에서 한 구마모토 강진과 같은 지진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불안감이 팽배해져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구마모토 인근 지역에 살고 있는 한국민과 유학생 등의 귀국도 진행 중이라고 하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진 발생과 동시에 한국 외교부는 주일한국대사관을 통해 한국교민 등의 피해여부 파악에 제일 먼저 나섰습니다. 지금까지는 지진 관련 피해 보고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6일 저녁 특별항공기를 긴급편성해 170여명의 교민과 여행객들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시켰는데요. 구마모토 지역에는 아직도 1000여명의 한국민들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서는 해외 로밍 중인 여행객들에게 여진으로 인한 안전이 우려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주후쿠오카 한국 총영사관은 버스를 빌려 구마모토 등 지진 피해 지역에 여행 갔다가 발이 묶인 재외국민을 후쿠오카로 수송해 귀국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합니다. 한국 언론들은 구마모토 현지에 취재진을 특파해 현장 상황을 전하고 있고, 놀라고 지친 기색으로 돌아온 귀국자들도 지진에서부터 한국에 도착하기까지의 상황을 인터뷰를 통해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안전처는 한국에서의 지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고, 지난 7일 외교부 신속 대응팀을 파견한 데 이어, 일본 측이 요청할 경우 170명 규모의 국제구조대를 즉각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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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일본 구마모토의 강진 피해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한국에는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다는 소식입니다.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지난 16일과 17일 불어 닥친 강력한 바람에 한국 전역에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비행기와 여객선 운항 중단됐고,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 지붕이 날아가고 골프연습장이 붕괴하는 등 시설물 피해가 속출해 심상치 않은 봄바람에 한국 사회가 잔뜩 긴장했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센 바람이었길래 이 같은 피해가 났을까요? 피해상황도 자세하게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전국에 센 바람이 이어지기는 했지만 가장 위험했던 때는 지난 16일과 17일이었습니다. 순간 초속20m가 넘는 바람이었고, 제주도와 경북 포항에서는 초속 33m 가 넘는 태풍급의 강풍이 몰아 닥쳤습니다. 강풍에 난기류가 더해진 제주는 육지를 연결하는 하늘길이 중단돼 2만1천여명의 승객들의 발이 묶였었습니다. 인천과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상을 오가는 모든 항로도 통제 됐었습니다. 부산에서는 강풍과 높은 파도로 3500톤급 자동차 운반선이 좌초돼 흘러나온 연료를 거둬내는 방제작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골프장 철골구조물이 철길을 덮쳤고, 주택 담이 무너지고, 컨테이너 지붕이 날아가 전봇대에 걸렸고, 비닐하우스 1700여 동이 날아갔습니다. 또 전라남도에서는 440년 된 보호수 두 그루 등 아름드리 나무들이 강풍에 부러지는 피해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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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은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입니다.
한국 문화바람의 영향으로 보이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하는데,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지요. 한국어능력시험이 무엇입니까?

기자) 한국어능력시험(TOPIK, Test of Proficiency in Korean)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이나 재외동포가 응시하는 시험입니다. 한국어 학습방향도 제시하고 한국어 보급을 확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시험인데 지난 1997년부터 시작돼 올해 20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수준에 따라 토픽 I급과 토픽II급으로 나눠 응시할 수 있고, 전체 6개 단계 중 6급이 가장 높은 급수입니다.

진행자) 한국어능력시험을 치겠다는 사람들이 얼마나 늘었길래 화제가 되고 있을까요?

기자) 지난 20년 사이에 응시자사구 70배나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1997년 첫 시험 때에는 1년 총 응시자 수가 2692명에 불과했는데, 지난해(2015) 응시자 수가 20만 6768명으로 껑충 뛰었고, 16~17일 치러진 제 46회 한국어능력시험의 지원자 수는 7만229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대단한 수치네요. 이런 시험이 1년에 한번만 있습니까?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초기에는 1년에 한번씩 치러지다가2007년부터는 4차례로 늘었다가 올해는 6차례 시험이 있습니다. 1997년에는 한국어를 공부했거나 취업하기 위한 비자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 많았던 한국, 일본,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4개국 불과 했는데요. 지금은 71개국에서 시험장이 마련되고 있답니다. 2014년에는 미수교인 국가 쿠바에서 첫 시험이 치러졌구요. 이번 46회 시험은 모로코에 첫 시험장이 열리는 등 세계 45개국 164개 지역 시험장이 마련됐습니다. 또 올 하반기에는 볼리비아, 자메이카, 폴란드 등 3개국에서도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를 수가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야말로 ‘한국어시험 열풍’이라고 할만하군요. 잠시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것이 한국의 문화바람, 한류의 영향이라고 한다면 한류의 영향력이 대단한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어시험 응시자들의 증가폭을 보면 한류문화바람이 기폭제가 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97년 2600여명, 2000년 5976명, 2002년 8788명이었던 응시자 수가 2003년 12,187명에서 2005년 8만2천881명으로 크게 늘어나는 등 한류바람의 세기가 커진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그 단위수가 확연히 달려졌습니다. 2009년 18만9261명, 2015년 20만6천768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외국인들이나 재외한국인들의 한국어능력시험, 자격증만을 따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응시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검증 받은 한국어능력, 어떻게 활용하는 겁니까?

기자) 한국어능력에 따라 한국 정부가 초청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됩니다. 외국인장학생의 진학 및 학사관리에도 필요한데 외국인이나 재외 한국인이 한국 대학이나 대학원 입학에 필요한 조건이기도 합니다. 또 한국기업에 취업을 원하는 외국인, 취업비자를 얻기 위한 중요한 자격 중의 하나이구요. 외국인 의사가 한국 면허를 갖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 중의 하나입니다. 외국인으로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원자격시험을 치기 위해서는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자격이고, 한국 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해서 결혼이민자의 비자 발급을 위한 서류 중의 하나로 쓰이기도 합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어능력시험을 한국어 보급과 함께 국가 브랜드가치 높이는 역할을 하는 시험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