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휘발유 가격 지난달 급등...일부 비축 움직임'

북한에서 최근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중심가에서 택시가 승객을 태우고 떠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에서 휘발유 가격이 최근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운수회사들은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에 대비해 휘발유표를 비축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AP통신'은 14일 평양 발 보도에서, 평양의 휘발유 가격이 3월에 14% 급등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9월 이후 평양 시내 주유소를 대상으로 휘발유 가격을 직접 조사한 결과, 연초까지 가격 변화가 없다가 2월에 소폭 내린 후 3월에 급등해 이달 초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통신은 북한에서는 주유소에 가기 전에 먼저 휘발유표를 사야 하고, 판매 단위도 리터가 아니라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15kg 짜리 휘발유표 가격이 약 12 달러로, 2월보다 2 달러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통신은 북한의 공식 휘발유 가격은 ㎏당 80원이지만 실제로 이 가격을 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신은 북한이 핵실험 이후 더 강력한 국제 제재에 직면한 가운데 휘발유 가격이 폭등한 것이라며, 북한의 초기 시장경제 속에서 증가하던 사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 당국이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는 만큼 휘발유 가격이 오른 이유가 무엇인지는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단순히 더 많은 차량이 운행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결과일 수 있고, 환율 변화나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또는 더 많은 연료가 군사 목적이나 건설과 개발 사업에 투입되고 있을 가능성이나 다음달 열리는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관용차에만 휘발유를 쓸 수 있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이밖에 중국으로부터의 휘발유 수입이 불안정해질 경우 등 제재의 영향에 따른 공급난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통신은 앞으로도 휘발유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우려 때문에 평양의 일부 운수회사들은 나중에 사용할 목적으로 휘발유표를 비축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