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언론, 북한 문학 조명...현지 발간 북한책 소개

지난 2011년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된 북한 작가 백남룡의 '벗' 불어판 표지.

프랑스 언론이 최근 북한 문학을 조명하며 현지에서 발간된 북한 책들을 소개했습니다. ‘2016 파리 도서전’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대되면서 북한 문학도 함께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프랑스의 `르 피가로’ 신문이 16일 북한 문학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2016 파리 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한국의 문학에 대해 소개하며 북한 문학도 짧게 언급한 것입니다.

`르 피가로’ 신문은 북한이 `전세계 마지막 전체주의 국가 중 하나’라면서, “1950년대 김일성이 작가들을 무참히 처형한 이래 북한 문학은 자유를 뺏긴 채 정권의 선전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 문학이 혁명적 낭만주의에 뿌리를 두고 사회적 현실주의, 영웅과 전쟁 찬미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문학은 북한 정권과 마찬가지로 ‘은둔’의 특징을 갖고 있어 접근하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르 피가로’는 지난 2011년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북한 작가 백남룡의 소설 ‘벗’이 출간된 사실을 전했습니다.

2011년 9월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된 ‘벗’은 체재 찬양과 우상화에서 벗어나 북한사회의 연애, 결혼, 사회 문제를 다뤘습니다.

1988년 출간된 이 소설은 공장에서 만난 남녀가 사랑해 결혼에 이르지만, 아내는 성악가로 성공하고 남편은 변함없이 공장 노동자로 남아 갈등을 겪고, 아내가 이혼을 요구한다는 내용입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텔레비전’에 ‘가정’이란 이름의 드라마로도 방영된 이 소설은 지난 1999년 한국에서도 출간돼 화제가 됐었습니다.

프랑스의 `AFP 통신’도 17일 파리 도서전에 참여하는 한국 문학을 소개하며 북한 문학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프랑스 동양문화언어대 (INALCO) 교수로 악트 쉬드 출판사 한국어 서적 총책임자인 파트리크 모뤼스 씨는 이 통신에 “북한의 작가들은 정부 공무원이긴 하지만 해외에 더 잘 소개될 자격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문학작품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선입견을 버리는 데 수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을 자주 방문하는 모뤼스 씨는 2011년 ‘악트 쉬드’ 출판사가 발간한 ‘벗’을 번역했고, 이 출판사가 3월에 발간한 북한 현대 작가 단편집 ‘17명의 웃음’도 번역했습니다. 이 단편집은 북한의 부정부패와 범죄 등을 다루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습니다.

‘파리 도서전’은 전세계 출판 관계자들이 모여 최근 출간된 작품 정보 등을 공유하는 행사로, 1981년 처음 개최됐습니다.

한국은 프랑스와의 수교 130주년을 맞아 올해 처음으로 주빈국으로 초청됐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